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호혜의 감각을 키우지 못한 남자의 노년

조한 2021.09.13 09:18 조회수 : 53

오빠 친구가 섬에 큰 땅을 사서 혼자 된 남자들 와서 같이 살게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일의 세계에 익숙해져 살았던 사람들,

구제적으로 구체적으로 돌보는 경험을 하지 못한 남자 노년 문제를 살펴야. 

서로 돌보는 세계로 돌아가려는 여자 vs 홀로의 세계로 갈 수 밖에 없는 남자. 

 

마침 좋은 글이 나왔다. 

[조기현의 ‘몫’] 아픈 몸의 노동권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04046.html#csidx1a1f89fe2cee2faa3305fac72dc7f48 

 

함께 일하는 동료는 최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산에 들어가겠다는 아버지의 ‘선언’ 때문이다. 무작정 떠나려는 아버지를 두고 동료는 설득했지만, 도통 타협점이 보이지 않았다. 이게 다 아버지가 1순위 로 챙겨 보는 티브이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의 영향 때문에 벌어진 듯했다. 아버지가 왜 그러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몇년 전 아버지에게 파킨슨병이 찾아왔다. 용접 공으로 일하던 아버지는 행동과 인지가 느려져 인력사무소에서 받아주 지 않거나 현장까지 가서 쫓겨나는 일이 잦아졌다. 그나마 예전 현장 동 료에게 부탁해서 일당을 줄여서라도 현장에 남으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마땅치 않다. 이런저런 시도 끝에 한달에 서너번 정도 일을 나간다. 그 외의 시간은 자신의 쓸모없음을 견뎌내야 하는 시간일 따름이다. 만약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한다면 굳이 이 세상에 거절당하지 않아도 될 것이 다. 아버지가 원하는 삶은 단지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동을 하고, 그 노동 의 결실을 손에 쥐는 삶이다. 문제는 티브이 프로그램이 아니라, 이런 삶 이 불가능한 세상일 터였다. 나는 무릎을 쳤다. 그의 아버지와 나의 아버지는 공통점이 참 많았다. 치매가 시작된 나의 아버지는 지난날처럼 미장공으 로 일하고 싶어 한다. 중장년의 두 남성은 노년이 되기 전에 각각 파킨슨병과 치매라는 노인성 질환을 얻었고, 생산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몸으로 일하고 싶어 하며 방황했다. 어쩌면 누군가는 두 아버지를 보며 산업화 시대를 겪은 남성의 특징 을 찾을지 모른다. 자신을 돌보는 일은 안중에도 없고, 일밖에 모르고 일만이 유일한 가치라고 여기는 ‘증상’ 말이다. 하지만 적당한 ‘일’은 ‘자기 돌봄’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아픈 사람이 적정한 활동이 가능할 때 몸 상태를 고려해서 일을 하는 건 치료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치료나 회복보다 유지하고 돌봐야 하는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무작정 휴식을 강요하는 건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고, 많은 이들이 방치되는 꼴로 귀결될 수도 있다. 일과 돌봄을 칼로 무 자르듯이 가르는 것이 아니라, 일과 돌봄이 잘 섞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의 저자이자 ‘다른몸들’의 활동가 조한진희는 몇주 전 함께했던 대담 자리에서 ‘아픈 몸 노동 권’에 대한 논의의 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록 제목 날짜 조회수
190 20211204 고정희 30주기 포럼 발제문 file 2021.12.05 1
189 이웃의 발견, 마을의 발견 (춘천) 2021.11.19 25
188 초딩 3학년이 음악 시간에 부르려고 준비하는 노래(과나) 2021.11.12 35
187 페미니스트 비평 -때론 시원하고 때론 불편한 2021.11.04 86
186 박노해 양들의 목자 2021.11.03 28
185 2021 <경기예술교육실천가포럼> 패널을 열며 2021.11.03 28
184 강릉 <2021 모두를 위한 기후정치> file 2021.11.03 29
183 또문 리부팅 2021.11.02 28
182 고나 그림 -캠브릿지 걷던 길 2021.11.02 15
181 Breaking Boundaries by Johan Rockstrom; holocene... 2021.11.02 6
180 박노해 괘종시계 2021.10.25 25
179 고정희 시선 초판본 (이은정 역음, 2012) 2021.10.19 32
178 저신뢰 사회 (이상원 기자, 이진우) 2021.10.19 24
177 지구 온도 1.5℃ 상승해도 되돌릴 기회 있다 (이오성) 2021.10.19 27
176 군대 휴가 나온 청년과 fiddler on the roof (볍씨 마을 일기 20210923) 2021.09.23 65
175 사티쉬 쿠마르- 세상은 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 2021.09.15 23
174 Deserter Pursuit,‘D.P’ 네플릭스 드라마 -폭력 생존자의 세계 2021.09.15 81
173 요가 소년이 아침을 깨우다 2021.09.15 68
» 호혜의 감각을 키우지 못한 남자의 노년 2021.09.13 53
171 돌봄- 영 케어러 2021.09.13 43
170 오늘의 메모: 듣기를 명상처럼 -잘 듣기 2021.08.29 50
169 정체성의 정치에 대한 논의 2021.08.25 47
168 20대 남자와 여자의 거리 2021.08.12 97
167 한나 아렌트 정치와 법의 관계 2021.08.06 67
166 재신론 (리차드 카니) 이방인에 대한 환대와 적대 사이 2021.07.30 135
165 역시 해러웨이 2021.07.30 90
164 걸어가는 늑대 갤러리를 다녀오다 2021.07.30 66
163 영화가 던져주는 화두 -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2021.06.18 314
162 후광 학술상 기조 강연 발표 자료 file 2021.06.15 116
161 사랑한다면 이제 바꿔야 할 때다 피케티 2021.06.04 127
160 신인류 전이수 소년의 일기 2021.06.02 116
159 가족 덕에, 가족 탓에- 아기 대신 친족을! 2021.05.30 161
158 아파서 살았다 (오창희) 2021.05.16 127
157 스승의 날, 기쁨의 만남 2021.05.16 124
156 사람이 사람에게 무릎 꿇는 세상은 (고정희) 2021.05.12 160
155 마을 큐레이터 양성 사업 (성북구) file 2021.05.09 106
154 코로나 시대 여성으로 사는 법 (이원진-해러웨이) 2021.05.09 258
153 기본소득 컨퍼런스 발표 초록과 ppt file 2021.04.20 94
152 3차 경기도 기본소득 국제 컨퍼런스 발제문 2021.04.06 314
151 박노해 반가운 아침 편지 2021.04.06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