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편의 영화를 보고 LA에 왔다
탄소 배출을 생각하면 비행기 타는 것이 부담스럽고 나이 때문에도 비행기 타는 것이 별로 달갑지 않지만
대학원때부터 가는 피서지 캘리포니아 산속을 향해 올해도 어김없이 제사를 안 지내는 대신 가족들이 있는 그곳으로 떠나왔다.
긴 운항이지만 영화 보는 재미에 그런대로 즐겁게 왔다.
일제시대 조선어 사전을 만들려던 팀을 그린 <말모이>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아버지가 되려고 애국에 참여한 보통사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선언하는 <스윙키즈>
춤, 예술에 미친다는 것, 인간이 가진 본성을 죽이지 않는 삶에 대해 말하고 있다.
아더 대왕이 현재로 돌아온 <왕이 될 아이>
영웅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 <반지의 제왕>부터 <해리포터>, <몬스터 콜>까지.
힘든 삶을 살아가지만 사랑하는 누나의 딸을 키우기로 한 삼촌의 이야기를 담은 <사반나>(영화 제목을 검색에서 찾지 못하고 있다.)
모든 것이 깨져나가는 시대에 왜 사는지에 대해 말해주는 영화이다.
전신미비에 걸린 억만장자와 야성이 살아 있는 흑인 도우미를 통해 삶은 어떻게 살아지는지를 보여주는 <업 사이드>
역시 파상의 시대에 우리를 살게 하는 것에 대한 영화.
고대로부터 일제시대로부터 초현대까지 종횡무진 영화속을 보다보니 열한시간이 훌쩍 갔다.
도착하면 후회를 할테지. 잠 좀 잘껄.
아침에 무거운 몸을 끌고 오빠와 언니네가 엿새 동안 손을 봤다는 산책길을 다녀왔다.
덩쿨을 치고 정비했다는 데 '겸손의 계곡'이라는 곳을 지났다.
나무를 칠 수가 없어서 허리를 굽혀서 지나야 하는 곳.
'겸손의 계곡'이라.... 역시 이름 짓기가 중요하다.
호모데우스가 되어버린 남매들은 각기 식성도 다르고 자고 깨는 시간도 다르지만
나름 비슷한 깨달음의 길로 접어든 듯 하다.
오빠의 요즘 깨달음이 이른 곳은
1) 서로 돕는다. 서로 돕는 사람이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다.
2) 동무가 된다. 마냥 즐거운 어릴적 친구들처럼.
나는 그것에 한가지 더 추가한다고 했다.
3) 함께 시대 공부를 한다.
아무리 호모데우스가 되었다해도 공부를 하기로 한 이들은 모두 해맑고 겸손해진다.
목록 | 제목 | 날짜 |
---|---|---|
25 | [AI가 가져올 미래] 전길남인터뷰와 제페토 할아버지 | 2019.07.26 |
» | 다섯편의 영화를 보고 LA에 왔다 | 2019.07.26 |
23 |
2019실패박람회 '지성인과의 대화-강연' 요청의 건
![]() | 2019.07.24 |
22 |
오름의 여왕 따라비에서
![]() | 2019.07.07 |
21 |
제주시 양성평등 주간 강연 자료
![]() | 2019.07.07 |
20 |
재미난 교실 발표 ppt
![]() | 2019.07.06 |
19 |
명필름의 <당신의 부탁>
![]() | 2019.07.05 |
18 | the prize winner 총명한 여장부 엄마에 대한 영화 | 2019.07.04 |
17 | 재미난 제주, 파상의 시대의 실험 | 2019.07.04 |
16 | 호모데우스 시대의 축복 | 2019.06.19 |
15 | 민들레 123호 오월은 푸르구나 | 2019.06.18 |
14 | 라이프 3.0 인문학 전시 준비중 | 2019.06.05 |
13 | 라이프 3.0 인문학 사라봉의 실험 | 2019.06.05 |
12 | 봉감독, 열정어린 청년기를 보낸다는 것 | 2019.06.05 |
11 |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의 욕 연구소 | 2019.05.30 |
10 | 또 한번의 인터뷰 (청와대 사건) | 2019.05.27 |
9 |
이코노미스트 기자의 인터뷰 (꼰대)
![]() | 2019.05.27 |
8 |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 2019.05.27 |
7 | 아이들의 욕 | 2019.05.27 |
6 | 장자의 시 | 2019.05.27 |
5 | <멸종 저항> 단어가 주는 힘 | 2019.05.18 |
4 |
자유 평화의 생일
![]() | 2019.05.15 |
3 |
fragility 연약함에 대해
![]() | 2019.05.07 |
2 | 하자야 고마워! | 2019.05.07 |
1 | 어린이날의 다짐 | 2019.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