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 토요일 오디세이 학교 수업
오디세이학교 길잡이 교사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오디세이 신학기를 일주일간 제주로의 전환 여행으로 시작한다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달라고 한다.
그간 마스크를 쓰고 만나는 것이 싫어서 강의를 잘 하지 않았는데 워낙 자연이 아름다운 유채꽃 프라자에서 한다고하고
그간 청소년들이 어떻게 적응해가고 있나 궁금하기로 해서 만나 보기로 했다.
가기 전에 몇자 메모를 해봤다.
일시 : 3/12 (토) 오후 2시
장소 : 유채꽃프라자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
만나는 이 : 오디세이 혁신파크 학생 12인 길잡이 3인 + 일반 참여 교사
- 학교, 세상, 배움 등의 키워드로 열일곱 청소년들에게 이야기해주기 바람.
<오늘부터 히어로> <비트를 느껴봐> <다이버전트> 중 적절한 것을 골라 다 같이 보고 말물을 열어가보자고 했다,
<비트를 느껴봐>와 <다이버전트>를 재미있게 봤는데 학생들이 MBTI에 관심이 높으니 <다이버전트>를 보고 이야기 나누자고 했다.
< 다이버전트>는 세상이 망하고 남은 자들이 만든 새로운 질서의 사회에 대한 영화다.*
날씨가 화창하고 공기도 맑디맑다.
유채꽃 프라자에는 언제나 와도 자유로운 공기를 맛볼 수 있다.
둥그렇게 둘러앉은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일단 이런 특별한 학교에서 일년을 보낼 수 있는 행운,
그리고 그 선택의 용기에 축하의 말을 건냈다.
MBTI나 애니어그램을 통해 자신이 잘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고
우리 안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어 좋다.
강의전에 내 나름의 키워드를 적은 노트를 가지고 만났다.
# 다양성, #기질, #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 애니어그램 # 불안 # '사회적 동물' 사피엔스 # 3년간의 의존성과 돌봄사회# 행운아 #용기
# 이대남 이대녀 # 어머니의 질서와 아버지의 질서
# 편먹고 싸우는 것과 서로 돌보고 곁이 되어주는 것의 차이 #최근 선거와 이대남 #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미디언 대통령
# 영 어덜트 소설 <다이버전트> 와 박노해의 시 <괘종시계>와 <양들의 사령관>를 프린트해서 갔다.
영화와 연결해도 좋은데 키워드 하나를 생각해내서 자기 소개를 하자고 했다,
엉덩이 붙이기, 필기, 경청, 분파, 끈기, 노력, 인간성을 유지하는 것, 자유로운 기질과 삶의 여정, 욕망, 자유, 성장, 평화를 위해 전쟁하는 모순, 쉼, 액션, 허물, 사랑, 인류애와 혐오, 실망과 무력감, 이런 이야기들이 오갔다.
소개 하니 한시간,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있다.
의욕이 넘치는 아이, 산만한 아이, 무기력이 심한 아이까지
한시간 보낸 후 산책을 했다. 삼삼오오 산책을 하고 다시 모여
<양들의 사령관>을 돌아가며 읽었다.
시를 함께 있는 것은 아주 좋다.
목소리가 아주 작은 소년도 점점 소리를 크게 내주었다.
모두가 기다린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소리를 내주었다.
행운이란 뭘까?
누군가와 친해질 수 있는 장소에 있다는 것 자체,
평생을 가는 관계를 만들 수 있다면 더 할 나이 없다.
공부라는 것은 별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라는 것,
괘종시계에 모든 것을 맞추어야 하는 사회에서 그것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
눈 앞에 있는 사람을 보면서 가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 했다.
뭐니 뭐니 해도 일단은 푹 쉬면서 모든 것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그래서 계속 가식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환경/구조/습관에서 벗어나야 함.
볍씨학교 이영이 교장 선생님이 아이들이 무기력 해지는 것을 보다가
강원도 빈집을 빌려 아무 것도 안 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을 아이 자체가 못 견디는 시간이 왔던 때, 2012년 즈음.
"그냥 아무 것도 하지 마" 아무 것도 안 하던 아이들이 난로를 만들고 책을 읽기 시작함.
자신이 있는 곳에서 안도하고 안심하기.
괴로움과 기쁨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
머물기의 시작!
교사들에게는 한번에 한명, 한명 한명 정성으로 만나가야 한다고 했다.(구체성)
one child at a time - 인턴십을 위주로 하는 매트 스쿨의 모토다.
커리큘럼에 매이지 않고 학습 시스템이 스스로 만드는 것.
게으른 자신, 겁 먹은 자신을 만나는 것,
구체적 삶의 조건을 인식하는 것.
그 한정된 조건 안에서 자신을 직면하는 것.
구체성에 대한 감각을 갖게 되는 것.
자기의 고유성과 타인의 고유성을 알아차리는 것.
그 다음은 돕는 기쁨 (돌봄 관계의 기쁨)
만물은 서로 돕는다? 주문 외우기
각자 나름 일년 동안에 이루고 싶은 일이 있을텐데
그 일을 서로 도우면서 이루어가보는 것이다.
각자가 하고자 하는 실현가능한 목표를 공유하고
-예를 들어 날마다 한시간씩 운동을 하겠다. 백권의 책을 통톡 하겠다. 뭐 이런 구체적인 것도 좋다-
12명과 교사들까지 각자가 그 일을 모두에게 공표하는 것이다.
공표한 이후에는 각자가 그 일을 수행해낼 수 있게 알게 모르게 돕는 것.
서로가 서로를 지원하는 빅 프로젝트를 하게 되는 것이다.
마니또 같은 것인데 보다 적극적으로 말이다.
계산된 근대적 시공간에서 벗어난 노동과 기도와 가까와지면서
습관과 태도를 바꾸어낼 때 오디세이 항해는 시작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 이들의 몸은 뒤틀리기도 했지만
둥그렇게 모여 앉아 있는 그 시간에 안심하고 있었다.
자신을 돌보는 이가 있다는 믿음 속에 자기 자신으로 있어도 되는 시간,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청소년들과 어른들은
함께 있는 것 자체로 즐거워지는 관계를 맺어가기 시작했다.
썸 타는 시간? 어쨌건 이 정도의 시간이 이어지다보면
아이들은 새로운 세계를 찾아나서게 될 것이다.
각자가 어떤 에너지를 내고 있고 또 주고 받는지를 보고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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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버전트 다섯 분파 소개
* 모든 거주자들은 일정한 연령이 되면 성향 테스트를 받아 자기에게 적합한 분파를 알게 된다. 그러나 결정은 테스트 결과에 따라서가 아니라 이후에 치러지는 의식에서 자신의 의지에 따라 정한다. 일단 선택하면 번복이 불가능하며, 분파에서는 자체 훈련을 시켜서 그 역할을 담당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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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니게이션(Abnegation): '이타' '자기부정'. 이웃에 헌신하는 이타적인 성향인 사람들이 속하는 분파. 정치, 행정 분야에 종사한다. 상징물은 회색 돌과 맞잡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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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머티(Amity): '친목'. 다정하고 화목하며 친절한 성향인 사람들이 속하는 분파. 생산 분야, 즉 농업에 종사한다. 상징물은 흙과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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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더(Candor): '공평무사'. 정직하고 질서를 추구하는 성향인 사람들이 속하는 분파. 천성적으로 거짓말을 못하는, 그래서 사법계에 종사한다. 상징물은 유리와 천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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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트리스(Dauntless): '겁 없는'. 용감하고 대담한 성향으로 군, 경찰 등 치안 분야에 종사한다. 상징물은 불타는 석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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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러다이트(Erudite): '명석한'. 논리적이고 학구적이며 지식을 추구하는 성향으로 학술, 연구 분야에 종사. 상징물은 물과 외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