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LA 브렌트우드 집의 정원수와 풀들
8월 3일 수요일
새벽 6시에 묵상 모임을 했다. 한국팀에게는 밤 10시
반사는 <우영우> 본방을 보다가 와야 했다고 불평했다.
일상 나눔은 성찰성 없는 60대 남자들 때문에 힘들었던 이야기로 시작했다.
정말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정말 문제는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다.
묵상할 텍스트는 경경이 또 수고를 했다.
중세 수도원에서 나온 글로 시작했다.
'정오의 악마’(The Noonday Demon)로도 불리는 아케디아(acedia, 나태; 무기력)의 악마는 가장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놈이다. 그는 오전 10시경 수도자를 공격해 오후 2시까지 그의 영혼을 포위한다. 먼저 그는 마치 태양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그리고 하루가 50시간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런 다음 수도자로 하여금 계속 창 밖을 보도록, 독방 밖에서 걸어 다니도록, 오후 3시가 얼마나 남았나 알기 위해 태양을 주시하도록, 그리고 형제[자매] 가운데 누가 오는지 여기저기 두리번거리게 한다. 그리고 수도자의 마음에 그가 머무는 장소와 그의 생활과 노동에 대한 혐오를 불어넣는다. 그리고 형제[자매] 가운데 사랑이 사라졌고, 자기를 격려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게 한다. 만일 이 때 누군가 그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면, 악마는 이 역시 그의 혐오를 키우는 기회로 사용한다. 그 다음 악마는 필요한 것을 쉽게 구할 수 있고, 덜 힘들게 일할 수 있고 실제적 성과를 얻을 수 있을 다른 장소를 갈망하도록 몰아간다. 그리고 하느님을 기쁘게 하는 것은 장소가 아니라고, 어디서나 하느님을 경배할 수 있다고 한다. 악마는 이런 생각들을 수도자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이전의 생활방식에 대한 기억과 연결시킨다. 악마는 수도자에게 인생이 오래오래 지속될 것을 보여주고, 수도 생활의 고생을 눈앞에 떠오르게 하고, 한마디로, 수도자로 하여금 투쟁을 중단하고 독방을 버리고 나가도록 설득하기 위해 온갖 수를 다 쓴다. 이 악마를 따라올 악마는 없다. 하지만 이 악마와의 싸움에서 이길 때만 깊은 평화와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 일어난다. _에바그리우스, 『프락티코스』 중에서"
공감이 되는 곳을 이야기 하던 중 이 때만 해도 세속에 희망이 있었던 때라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고, 이제 안팎 없이 절망스러운 시간에 이 조언은 그리 효력이 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좀 다른 언어가 필요한 것. 그것을 찾아내야 한다.
'정오의 악마'를 다시 읽다가 C.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떠올랐어요 악마가 후배 악마에게 인간의 의지를 꺽는 방법을 가르치는 내용의 편지요~ 인간의 의지라.....
일이차 대전을 겪었던 그당시 사람들의 심정은 지금처럼 참담했을것이다.
그러나 처방을 아주 다를 듯.
지금은 의지가 아니라 생명체로서 기운을 되찾는 감정 구조, '정동'이라는 새 단어로 말하기 시작한 어떤 것이 찾아져야 할 것이다.
그 핵심에 감사하는 태도, 마음이 있을 것이다.
"심신이 고단했는데, 화톳불과 함께 고요한 아침, 고요한 밤, 함께해서 마음이 환해졌어요. 아케디아와의 싸움에서 하나는 이겼네요. "형제[자매] 가운데 사랑이 사라졌고, 자기를 격려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게 한다." ^^ 좋은 하루, 평안한 밤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경경)"
예, 저도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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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약을 맘모스 산장에 놓고 온 것을 이제야 알아차리고
그곳에 두고온 가방을 붙여달라고 한바탕 난리법석.
마침 인터넷 고장으로 우리에게 무척 미안해하던 매니저가 기꺼이 붙여주었다.
우체국으로 부치면 오래 걸리지만 UPS나 FDX로 부치면 하루만에 온다고 했다.
조금 눈을 붙이고 쉬다가 동네를 둘러보았다.
근처 식료품점 그로서리에 가보니 일인용 스크랩블 에그 만드는 것부터
김밥, 돔부리, 치킨, 소고기 덮밥 등 혼자 살아도 먹고 살지 전혀 문제 없는 물품들이 나와있다.
한국에서는 편의점에 가면 있는 그런 편리한 먹거리들.
약국에서는 화장품 세일을 하고 있었고
근처 잘 하는 멕시칸 식당을 검색해보니 건물 앞에 주차한 초대형 차에 차린 식당이었다.
산타모니까 근처에 가니 예전에 있던 가게들은 동네 가난해진 주민들이 찾는 곳이고
잘 사는 이들은 이제 그런 가게에는 가지 않는 듯.
길 하나를 두고 빈부 차이가 느껴진다.
해질 녘에 가꾸는 이들의 마음이 엿보이는 정원을 둘러보면서 나무와 풀 사진을 찍었다.
물을 많이 주지 않아도 사는 식물들이다.
제주집 정원에도 참고할 것들이 많아 부지런히 찍어 카톡방에 올렸다.
동네 친구, 이웃 산책 친구, 다들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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