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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사랑에 대하여 -조민아 책에서

haejoang@gmail.com 2023.01.18 16:33 조회수 : 306

일상과 신비 99쪽

 

권력은 요란하고 웅장하고 위압적이어야 하지만,

사랑은 작아지고 초라해지고 스며드는 것이다.

권력은 입중되어야 하지만

사랑은 증명이 필요없다. 

그저 존재하는 것이다. 

스스로 내어줌으로 상대를 변화하게 하는 것이다.

...

직장 혹은 사람 관계에서 갖게 되는 일상의 권리이든,

정치 권력이든, 종교 권력이든, 모든 권력에는 유혹이 따른다. 

사랑의 길은 도무지 어렵고 힘들지만 

권력은 언제나 쉬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보다 하느님이 되는 것이 더 쉽다.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보다 다스리는 것이 더 쉽다.

삶을 사랑하는 것보다 삶을 소유하는 것이 더 쉽다."(헨리 나우 웬)

 

 

 

<대림절과 감옥의 나날>

"감옥 생활은 대림절과 비슷하다네." 루터교 목사이자 신학자였던 디트리히 본회퍼가

친구였던 에비하르트 베트게에게 보낸 편지에 보낸 편지에 남긴 글이다. 

히틀러 암살 계획에 가담한 혐의로 1943년 4월에 체포된 본회퍼는 두 번의 대림절을 감옥에서 보냈다. 

그는 왜 감독 생활이 대림절과 닮았다고 생각했을까?

이어지는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감옥에서 우리는 기다리고 희망하며 이런저런- 딱히 결과를 바라지 않는- 일들을 하지.

귿게 닫힌 감옥의 문은 오로지 밖에서만 열릴 수 있다네."

자신의 손으로 감옥의 문을 열 수 없는 수인은 옥 바깥에서 문을 열어줄 선한 힘을 바라고 기다리며 하루 하루를 살아낼 뿐이다. 

기다리는 것, 내 모든 힘을 다해 애쓰고 분투하며 달려왔지만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절망에 가로 막힐 때, 

그저 다 포기하고 싶지만, 내가 측량할 수 없는 선한 힘이

나를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믿고 기다리는 것, 

그것이 끝까지 삶을 긍정하며 명랑함을 잃지 않았던 사형수 본 회퍼의 대림이었고 

그 옛날 제국 로나의 권세 아래 무능력한 정권과 종교 귀족들과 부자들의 기만과 수탈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던 히브리 민중들의 길고 간절한 대림이었다. (89쪽)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문화 이론가이자 사회운동가인 벨 훅스는 정신 의학자 스콧 펙의 이야기를 빌려 사랑이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 자아를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그저 신비로운 감정이 아니라 사랑하려는 의지를 통해 나와 상대의 성장과 확장을 기도하며 

매순간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말이다.

감정은 선택하거나 통제할 수 없지만 행온은 우리의 의지로 결정되고

결과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기에 반성과 변화와 성장이 수반된다.

이러한 사랑은 당사자 둘만의 관계에 국할 될 수 없고 사회적 관계망, 나아가 사회적 정의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아이를 부모나 어른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보며 아이가 가진 시민으로서 기본권을 인정 하도록 돕는다.

의지와 책임으로 이루어지는 이러한 사랑은 자연스레 습득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학습에 의해 배워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 또한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인식하는 환경이 우선 조성되어야 한다.

 

불편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낭만적인 사랑의 관념을 친밀관계를 위험에 빠뜨릴 뿐 아니라 신앙공동체를 위협한다.

낭만적 사랑은 하나님과 우리의 사랑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지배적인 관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만나고 사랑에 빠진 회심의 첫 경험, 그 강력한 감정의 강도를 유지하기 이해 우리는 불안해하며, 

뜨거운 그 느낌이 식으면 나약해지고 신하으이 활력을 잃었다고 상심한다.

하느님에 대한 낭만적인 열정을 신앙의 동기가 될 수 있겠지만 선상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진정으로 예수를 알고 사랑하고 그이를 닮아 사는 삶은 의심과 실망과 무기력과 혼돈의 시간을 반드시 거쳐야 하며

매순간 하느님을 향한 서낵을 통해서만 가능한 평생의 여정이다....

 

낭만적인 사랑의 관념에 지배되어 있는 신앙 공동체는 사랑하라는 말은 늘 주문처럼 읊지만 

사랑에 관해 아무것도 배우려 하지 않고 아무 것도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그 안에 숨어 있는 권력과 폭력의 문제를 무시하고, 의지와 책임의식을 마비시키며

단지 사랑하면 모든 것이 평화로우리라 가정하는 잘못된 이데올로기를 강화한다.

유독 교회에서, 혹은 그리스도교 유사종교에서 성폭력, 아동 성폭력 사건이 많아 발생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잘못된 사람이 넘치기 때문이다. 

-정인양 사건에 붙쳐 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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