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 감독의 신작 <수라> 관객이 만드는 시사회
역시 황윤감독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아름다운 영화, 그의 성장이 고스란이 보인다.
아름답고 슬픈, 그러면서 힘이 있다.
관객들이 마련한 시사회라고 한다.
스무 몇번째. 감동이다!
제주에 가장 관객이 많이 모였다니 자랑스럽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71882?no=71882
신촌에서 시청앞까지 삼보일배 했던 날을 기억한다.
2003년, 새만금에서 출발한 삼보일배 팀이 도착하던 날
가슴이 온통 눈물와 한구석 희망으로 가득했던 날.
시민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 한 날.
더 이상 파괴하지 말자고, 자연과 공존하자고.
그때가 어쩌면 가능성 있는 경고의 메시지가 온 나라를 메웠던 날이 아니었다 싶다.
나는 무릎대를 하고 장갑을 끼고 신촌 학교에서 시작해서 아현동까지 삼보일배를 하면서 갔다.
학생들과 교수들, 청소년들도. 돈이 신의 자리에 앉으려는 시대를 막아보려고.
"도룡뇽을 살리겠다고?" 라며 빈정거리는 적대의 소리가 커지기 전이었다.
제주 강정과 경남 밀양, 반복되는 패배의 경험, 밀어붙치는 방법은 갈수록 괴물스러워졌다.
그 모든 기억이 되살아날까봐 실은 가기 싫기도 했다.
그러나 황 감독은 달리 풀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고 역시 그랬다.
"아름다움을 봤던 것이 죄인가?" 라고 말하는 이들의 축복받는 모습을 그려내었다.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따뜻함과 용기와 기도의 장.
BG 끝나고 감독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두 가지 제안을 했다.
1) 가족이 함께 가는 수라 순례길을 열자. 한국의 툰베리들이 모이는 순례길을 새만금에서 시작하는 것,
요즘 <참조일기>가 인기라 타이밍도 좋음.
코로나 이후 지속불가능성에 대한 감을 갖게 된 부모들도 늘었을테니
다들 아이들과 오지 않을까? 참조일기 작가 삽사롱도 섭외하고 동네별로 순례길을 올라
자기 근처의 수라 마을을 회복하는 운동을 일으키도록.
이번 작품이 다음 세대와의 연결을 담아냈듯 그것이 가능한 세계를 상상하게 하자.
망가진 행성에서 AI와 살아갈 세대를 위한, 그들과 함께 하는 성지 순례
나는 선흘 학부모와 레이지 마마 동네와 함께 운동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
탁월한 프로그램을 짬서 운동기금도 마련하자.
2) 생명을 죽이는, 파괴의 세계의 손을 들어준 이들을 기억하는 다양한 일을 벌인다.
특히 다큐, 재판 과정 위주로 일단 만들면?
황감독이라면 부드러우면서 강력한 작품을 만들지 않을까.....
자식들 세대까지 이어지는 다큐. (최근 전 대통령 집안의 햄릿 스토리처럼)
자기 자식이 아니라 자식 세대를 생각하지 않으면 천벌을 받는다는 메시지가 담긴 다큐가 나오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