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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아 <일상과 신비> 저자와의 대화

조한 2023.07.12 21:32 조회수 : 170

7/9/2023

 

조민아 선생이 마을에 다녀갔다. 

가볍게 이번에 나온 책을 두고 마음 나눔 시간을 가졌다.

출판사 책 소개 중에서:

 

『일상과 신비』는 삶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그러나 구체적 언어나 이미지로 포착하기 어려운 경이롭고 고요한 ‘환희의 순간’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소크라테스가 “미칠 듯한 갈망”, “신이 부여한 광기”로 표현하고 플라톤이 “신비체험”으로 일컬은 이것은, 꿈이나 설화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일상 속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격렬한 생기, 뜨거운 흔들림 끝에 하느님이 계심을 고백하고 그것을 언어로 담아내려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가 ‘신학’이다. 그러나, “우리는 신비가 손짓할 때 잠시 멈추고 눈을 맞출 만큼 여린 가슴 안고 살아가는가? 오늘날 우리의 신학은 이 뜨거운 흔들림을 전달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이자 고백이라 할 『일상과 신비』는 우리가 실제로 몸담은 현재, 그리고 우리가 밟고 지나온 과거에 대한 세심한 통찰을 바탕으로 신학적 상상력을 확장·심화한 눈부신 결과물이다.

 

 

 
효율과 생산을 강조하는 질서에서 뛰쳐나오다
흩어진 순간에 의미를 돌려주다


『일상과 신비』에는 복음서의 풍부한 일화와 어려운 구절·용어들에 대한 자세하고 친절한 해석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신학을 가르치면서 겪은 학교와 학생들과 각종 공동체 이야기, 미국의 인종차별과 총기 난사 등에 대한 기독교의 양극화 문제, 멀리 떨어져 사는 이민자로서 느끼는 한국과 한국 기독교의 풍경이 담겨 있다. 예수와 성자들의 이야기, 겸손·사랑 등의 기본 덕목, 죄의 신비, 가난의 영성에 대한 고찰과, 여성사제·성소수자·자살 등 민감한 주제에 있어 가톨릭교회의 논의, 최근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아동학대에 대해 경종을 울린 정인 양 사건, 여전히 아픔으로 남은 세월호 사건, 팬데믹과 기후 위기, 동물권 문제 등 다양한 현실 사안이 나란히 ‘일상의 신비’에 대한 이해로 우리를 이끌어간다.

“차별 금지법 제정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 회복을 위해, 병든 지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는 이 땅의 예언자들, 집 앞을 떠도는 길고양이 한 마리 불쌍히 여겨 밥 한 그릇 놓아주는 보살핌과 치유의 손길들, 노래와 글과 그림 혹은 춤에 기꺼이 삶을 바치는 예술인들, 그리고 부끄럽고 애틋한 마음 그대에게 어찌 전할까 밤을 새우는 연인들”, 이들은 빠르고 편하고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것들을 강요하는 세상의 질서를 거슬러 느리고 불편하고 어쩌면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에게 마음을 내어주는 행위들이다. 이렇듯 ‘나’를 던지는 이 몸짓들로 우리는 신비를 경험할 수 있다. “신비는 일상 속에 있다. 아니 일상 자체가 신비다.” 『일상과 신비』는 잃어버린 환희를 만나고 흩어진 순간에 의미를 돌려주는 독서 여정을 선사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궁극적으로 돌아보게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신학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세상에서 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저자는 인공지능이 인간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 중 하나가, 자신의 한계를 자각하지 못하고 그 한계에 머물러 성찰하지 못하는 점으로 본다. 신학은 인공지능이 결코 내려올 수 없는 바로 그 지점,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성찰하는 데서 시작한다. 말하자면 신학은 인간의 이성과 지적 능력을 통해 우수한 지식을 개발하여 하느님의 존재를 입증하거나 하느님의 인식을 통찰하고자 하는 학문이 아니다. 오히려 하느님 앞에 인간이 지닌 한계를 수긍하고, 그 한계를 드러내는 역사의 지평에 서서, 지평 너머의 초월로부터 다가오는 신비를 우리 삶의 자리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학문이다.

하느님이 인간에게 보여주신 가장 명확하고 결정적인 신비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났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은 그리스도교 신학의 중심이다. 한데 예수가 인간에게 온 자리 또한 인공지능이 추론해낼 수 있는 모든 최고값의 반대편에 위치해 있다. 예수는 변두리 마을 축사에 지친 여정을 푼 가난한 난민 노동자 부부에게, 고개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약하디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세상에 왔다. 예수의 탄생을 가장 처음 접한 이들은 오늘날로 치면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인 목자들이었다. 예수는 평생 ‘갑’이 되어본 적이 없다. 그는 방랑자요 노숙자였으며 짧은 평생을 오로지 ‘을’들과 함께 살았다. 그리고 그는 꿈꿨던 하느님 나라를 차마 이루지 못한 채 서른세 살 청년의 나이로 죽었다. 그런데 이 비참한 실패를 통해 부활이란 기적이 일어나고, 그가 꿈꾸었던 세상이 우리에게 열렸다. 그가 바랐던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15-16쪽)

저자가 대학에서, 종교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각양각색인 십 대 후반, 이십 대 초반의 미국인 대학생들과 수업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잠정적인 신학의 정의는 ‘각자가 속해 있는 삶의 지평 너머를 상상하는 학문’이다. 신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우리가 몸담고 있는 세상을 낯설게 바라보고, 이 세상을 운영하는 논리와 질서가 우리 앞에 놓인 유일한 선택인가 의심해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학은 시 쓰기와 닮았다. 시가 일상의 언어를 낯설게 만들어 낯선 현실을 열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비, 즉 세상의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낯선 현실을 언어로 담아내는 것이 신학이다.

 

묵상모임에서 자주 나눈 

'메라키'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무력감의 시대, 무기력의 시대에

성심성의, 지극정성을 다하는 순간, 

커피를 지극정성으로 내리는 순간,

탈아, 몰아의 순간, 살아 있음의 순간이자 나/우리를 살게 하는 순간이다.

 

AI 시대에 회복해야 할 인간성에 생각해보았다.

머리의 인간이 아닌 가슴의 인간, 영적 인간에 대해 우리는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과학과 이성의 시대인 근대에서는 신을, 감성을, 신비적 체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촌스러운 것이었으므로.

 

인간이 지닌 한계를 수긍하고,

그 한계를 드러내는 역사의 지평에 서서,

지평 너머의 초월로부터 다가오는 신비를 우리 삶의 자리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

이것이 AI와 살아가야 할 인간이 서둘러 해야 할 탐구라는 말에 동의한다.  

 

일상의 신비, 정성을 다하게 되는 사건, 사랑, 아카페, 카리타스,

Kiss god in you

하나님 안에 머뭄

색즉 시공

 

썸 타는 것만을 하는 사람, 감정을 engineering 하는 행위?

 

신비, 기적, 비이성, 계산되지 않는 세계에 대한 탐구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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