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셔틀 버스
내가 여기 멤모스 레이크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빨강과 초록색을 칠한 셔틀 버스 때문이다.
공짜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환대의 삶을 생각나게 하기 때문이다.
호수로 이어지는 등산길로 데려다주는 셔틀버스와
읍내 시장으로 데려다 주는 버스.
자전거 탈 수 있는 곤돌라까지 태워주는 버스는 회색이다.
실은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자전거를 타는 이들을 위해
상인들이 돈을 냈을 것이고 마을 경제 차원에서 운행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유야 어쨌건 나는 이 것을 타면
제대로 회의를 하고 제대로 공동체로 돌아가는 타운이 생각나고
타운의 미래를 내다보며 진지하게 의논하고 지혜롭게 결정하는 주민들이 떠오른다.
타운을 자기 마을이라 여기며
가끔 주책스럽게 수다를 떠는 버스기사도 밉지 않다.
묻기만 하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기사의 태도에 애향심이 가득하고
고개를 한번씩 절래절래 흔드는 기사는 위험해보이긴 하지만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마을의 오늘과 내일, 그리고 과거를 잇는 정신이 이 빨갛고 초록빛의 버스에 드러나 있어서
나는 매일 매일 일부러 자가용 대신 셔틀 버스를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