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모스 레이크 27회 숲 속 록 앤 불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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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부터 4일간 지속되다.
27번째 열리는 유서 깊은 록 페스트발, 아주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는데 평균 연령은 60, 70.
오랫만에 가서 그런지 가수들의 공연 수준은 탁월하고
모든 가수들이 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재즈, 불루스, 칸트리, ethnic을 다 섭렵하고 있다.
또한 특기할 점은 남녀, 그리고 세대가 조화롭게 섞여 있다는 점
특히 나이가 많은 노련한 건반연주자, 드러머, 기타리스트들의 모습에 환호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이제 세대간 협력과 소통이 되는 동네여야 뭔가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는 듯.
대부분이 이 페스티발을 위해서 먼 곳에서 일부러 왔다고 하고
대신 빌리지 주말 콘서트를 쉰다.
많은 이들이 나흘 내내 참여하는데 참가비는 325불.
미국은 항상 특별석으로 돈을 번다.
나는 여성 록커들이 가장 많이 라인업된 금요일 표만 샀다.
첫 날인 목요일은 50불, 금요일은 100불 토요일은 170불, 일요일은 100불.
VIP석은 두배 더 내면 술을 마음대로 마실 수 있고 먼저 입장하는 대신 425불을 낸다.
모두가 자기 의자를 지고 세시부터 줄을 서서 끼리끼리 인사하고 떠들다가
왜 빨리 입장 시키지 않나 하다가 세치기 하면 난리가 났다.
네시에 입장을 하는데 왜 이리 빨리들 왔는지
그리고 주최측은 왜 빨리 입장을 시켜서 준비된 가게에서 물건도 사고
술도 마시게 하지 않는지 나도 궁금하다.
어쨌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들의 분위기로는 매해 그렇게 해왔고
그것을 즐기는 듯 했다.
주차 관리는 남자 청년들이 하지만
줄과 표 관리는 중산층 백인 노년 여성들이 대부분 맡고 있었다.
장터도 열리고 음료와 음식도 푸짐했는데
모든 계산은 팔찌입장표에 크레딧 카드를 연동시켜서
그 팔찌로만 살 수 있다.
현금은 무용하다. (아, 나는 모든 것이 디지탈화 되는 이 시스템이 싫다.)
가수의 음반은 크레딧 카드로 직접 살 수 있다.
숲 속에 큰 무대와 작은 무대가 있는데 작은 무대는 앞으로 클 가수를 초대하는 모양이다.
큰 무대에는 거대한 스크린이 있고 무대 위에 서서 내내 춤을 출 수 있는데
의자를 갖고 가는 이들은 그 뒤에 진을 치고 친치끼리 자리를 잡는다.
나는 먹으러 음식 코너에 가서 좀 쉬고 내내 서서 춤을 추었다.
우연히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커플과 음식 테이블에 앉게 되었는데
카키 색으로 옷을 맞추어 입은 이 얌전한 노부부는
이 공연이 펼쳐지는 숲이 팔려서 어쩌면 내년에는 안 열릴 지도 모른다고 아쉬워했다.
이 숲에서는 매년 동네 분들이 준비하는 쉐익스피어 연극제도 열리는데 설마 그런 일이야 없겠지.
이 부부는 자기들은 분리수거를 하는 사람들이라며
이곳에서 쓰레기분리 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지만 올해는 통이라도 놓아두었다며 플라스틱 컵을 넣고 갔다.
또 다른 분이 이어 같은 테이블에 합석을 했는데 역시 베이 지역에서 왔다고 한다.
아내는 교사인데 아직 은퇴를 안 하고 개를 봐야 하기 때문에
자기만 혼자 왔다면서 나흘을 즐길 예정이라고 했다.
아주 좋은 삶을 산 표정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른바 WIERD족인데 감성적인 분들?
여성 연주자들의 연주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첫 연주자는 Rebecca Roundman, 유태인 계열로 그녀가 낸 첫 음반은
San Francisco Yiddish Combo- 5인조 밴드 이디쉬 음악을 엮는 것. 호기심에서 사보았다.
뿡뿡 날아다니는 레베카 첼리스트가 이번에 연주하는 곡들을 Dirty Cello에 수곡된 것이라 한다.
두번째 주자는 Ally Venable, 텍사스에서 온, 마돈나 비슷하게 다이나믹한
이 여성이 리드하는 3인조 밴드는 흑인 기타리스트와 백인 드러머 3인.
Ally는 자신이 리드 기타를 치면서 보컬도 도맡아 함.
조만간 마돈나처럼 세계적 가수가 될 수도 있을 듯!
이렇게 파워풀한 록커 손녀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갑자기 그런 욕심이!
세번째 주자는 캔자스에서 온 Shemekia Copeland 흑인 가수.
어릴 때 할머니를 따라 매일 교회에 가서 춤추고 노래했으며
아버지가 재즈 연주자였다고 한다.
2년전 암 수술을 받아 암생존자이며 암생존자들을 위해 한곡을 부른다고 해서 환호를 받았다.
7세쯤 된, 오바마를 닮은 아들을 데리고 왔다.
3, 4대로 이어진, 아니 노예시절부터 이어진 음악의 연륜이 그녀의 작은 몸을 통해 무르익어 터져나왔다.
갈수록 감흥을 주는 음악, 그녀의 폭발적인 연기와 노래에 모두가 감사하는 듯.
네번 째 밴드는 남성 6인조 밴드 Kenny Wayne Shepherd Band
나는 드디어 여자들이 록을 하는 시대가 왔다는 생각을 하다가
이 밴드의 리더를 보면서 록은 역시 남성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하였다.
"엿 먹으라, 내가 간다" 천상천하 유일한 나, 막강한 힘을 보여주겠다.
이런 느낌을 강하게 주면서 모두를 그 세계로 끌어가는 힘 같은 것.
지배욕과 영웅심리. 그것이 없는 파워풀한 록이 나올 수 있을까?
역사 다른 장르를 개발해야 하나?
마침 서울 국제 여성영화제 이숙경 감독에게서 참여하라는 문자가 와서
록 콘서트도 하냐고 물었더니 기획해볼까... 하였다.
두 명의 보컬과 노련한 건반주자와 기타리스트, 그리고 중년의 드러머의 합이 대단한 무대를 완성했다.
한국처럼 다 같이 따라할 때는 소리가 크지 않았지만
자기가 그 주인공이 된 듯 몰입하는 남자 팬들이 많았다.
초기에는 통기타와 탬플린을 지는 보컬이 주인공이였던 것 같은데
십년 쯤 지난 지금은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인 이가 너무 기타를 잘 치고 파워풀해져서 무대를 압도한다.
머리가 긴 보컬이 기가 죽어 있어 보여서 좀 안 쓰러웠다.
내일은 좀 쉬고 일요일에 또 와야겠다.
미국 유학시절에 무디 불루즈며 대학에 오는 록 공연을 다 갔었는데
그 때의 감각은 오래 남는 모양이다.
내가 록 세대라는 것을 절감한 시간.
한대수에게도 다시 한국와서 젊은 친구들과 공연하라고 연락해봐야지.
그리고 한국 가면 여자 록 밴드 동네를 찾아보려 한다.
7080 팬클럽이 되어 손녀 밴드는 열심히 따라다녀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