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북 토크 추천의 글
<기적의 북 토크> 추천의 글
조한 혜정 (문화인류학자, [학교를 거부하는 아이, 아이를 거부하는 사회] [학교를 찾는 아이, 아이를 찾는 사회]의 저자)
대학에 있으면 출산을 앞둔 제자들이 종종 찾아온다. 육아를 위해 직장을 관두게 되면 ‘경력단절’ 될까봐 두렵다며 지혜를 구하러 오는 친구들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 더 좋은 경력은 없어. 그 경력을 활용할 수 없는 회사는 가지도 마!“ 나의 반응에 제자들은 의외라는 듯 놀라곤 했고, 돈이 중요한 사회에서 그 답은 정답이 아닐 수 있지만 나는 아직도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러던 차에 나는 제주에서 내가 하는 말을 그대로 실천하는 여성을 만났다. ‘평범한 기적’이라는 평범하지 않은 제목을 달고 활동하는 그가 바로 이 책의 저자 강민정이다.
독박 육아는 엄마를 과중 노동에 시달리는 고립된 노동자로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존엄성을 지키기는 쉽지 않은데 강민정 작가는 ‘존엄하기 버티기’ 위해 책을 선택했다. 고요한 새벽에 책을 읽었고 만나고 싶은 저자가 있으면 서슴없이 초대해서 북 토크 자리를 마련하면서 스스로 경력을 쌓았다. 엄마들의 고민을 제대로 파악한 교육 전문가로서의 경력, 북 토크 행사 기획가로서의 경력, 아이들을 위한 창의적 놀이터를 만드는 디자이너로서의 경력, 그리고 마침내 “좋아하는 일로 돈과 사람을 얻은” 경력의 작가가 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 더 좋은 경력은 없음을 증명해준 작가에게 다정한 포옹과 한 아름 꽃다발을 안겨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