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문과 추석
얼마전 산책 갔다가 또문 열혈 독자를 만났는데 세상이 왜 이렇게 되었냐고 마치 우리가 책임을 묻는 듯 화가 나 있어서
글을 써보내라고 했더니 이런 글을 보내왔어요.
"30여년전 여성주의에 깊게 심취하고 공부하면서 시간이 흐르면 그때보다 더 나아진 양성 평등사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었다. 페미니즘 뿐아니라 나아가 휴머니즘이 널리 고양되는 사회를!! 그러나 몇 십년이 흐른 현재의 상황이 과연 과거보다 나아진 것인가 깊은 회의가 든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젊은세대의 성별 적대주의, 연대감이 급속히 사라지고 개별화되고 있는 계층 간의 반목 등 그간의 노력이 무위되고 악습이 강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오랜시간 페미니즘의 선지자로서 힘써온 조한혜정 선생님을 비롯 많은 여성학자 분들의 노력들이 무위가 되는건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 속에 이런 강의라도 기획되었다는 게 위안이 된다. 향후 새로운 방향성을 정립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담론들이 계속 마련되길 바란다."
90년대와 2000년대 또문 독자들과 함께 손 잡고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나는 또문의 역할이 즉각 행동이 아니라 개념/담론 작업을 해낸 것,
특히 그 작업을 단독이 아니라 함께, 끊임없이 사람들을 초대하며 우정어린 열닌 creative commons를 만들어낸 것에 있다고 봐요.
나름 또문의 영향을 받고 아직 비슷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모임을 떠올려보니
줌마네 오소리, 여성신문 김효선 (기사 잘 쓸 기자 찾기 힘들다고 하네요) , 어딘 글방, 옥희 살롱, 유승희의 식탁?, 지현의 소년모임 등일텐데
이 팀들 중 관심있는 이들이 모여서 해보면 어떨까요?
우리 초기 세대가 보기에 너무 개별화되고 1인 중심이거나 함께 의논할 여유 없이 달리는 듯 합니다만
이 팀 중 필요성을 느낀 이들이 의기투합해서 뭔가 해볼수 있지 않을까요?
추석날 우리 동네 사진 하나 보네요.
안토니아스라인 동네의 연륜이 깊어가는 중.
아름다운 가을날에 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