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한 강의 글/시편

조한 2024.02.15 13:48 조회수 : 330

2강 장동선 인트로 - 한강의 글 두개 

 

---

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

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

기어이 돌아와 껴안을 네가 없다면.

 

이곳에 살았던 이들로부터, 

이곳에 살아 있을 이들로부터

꿈처럼 스며오는 지극한 사랑의 기억

 

작별하지 않는다 중 

 

----

괜찮아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이유 없이 해질녁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드미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이 넘어서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 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한강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2013 : 75-77 

haejoang haejoang@gmail.com

오후 12:55 (41분 전)
 
에게
 
https://naver.me/GNvk5kQx
“기후위기 대응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기후정치, 기존 정치로는 한계”···‘기후정치 원년 시민선언’ 선포
목록 제목 날짜
398 윤석남 86세, 여전히 씩씩한 화백 2024.04.15
397 지관서가 세번째 정희진 소개 2024.03.30
396 이번 주 상경해서 본 영화 - 근대, 영화 감독, 그리고 희생자들 2024.03.24
395 인권축제 축하글 2024.03.24
394 4회 인권 축제 축사를 쓰다 말았다. 2024.03.24
393 지관서가 김남규 님이 보낸 삽화 2024.03.04
392 인간 삶의 취약성과 상호 연결성에 대하여 2024.03.04
391 플라톤 아카데미 1강 카드 뉴스 김남규 file 2024.03.04
390 지구의 미래 156 (프란치스코 교황과 대화) 2024.03.04
389 지관서가 2강 장동선 인트로와 다섯가지 질문 노트 file 2024.03.04
388 지관서가 강좌 시간과 장소 file 2024.03.04
387 지관서가 3월 강사 정희진 file 2024.03.04
386 지관서가 1강 엄기호 녹화버전 2024.03.04
385 인문 360 인터뷰 선망국의 시간 2024.03.04
384 아감벤 <내가 보고 듣고 깨달은 것> 중에서 2024.02.15
383 아감벤의 글 글 file 2024.02.15
» 한 강의 글/시편 2024.02.15
381 그들도 우리처럼, 우리도 그들처럼 file 2024.02.14
380 지관서가 1월 25일 1강 ppt file 2024.02.07
379 2024 지관서가 인문학 정기강연 file 2024.02.03
378 Hiking the Kaena Point Trail 2024.01.13
377 할아버지를 좋아하는 아이 file 2024.01.13
376 플라톤 아카데미 기획서- 조한이 묻다 2024.01.10
375 자공공 평 20190624 2023.12.28
374 자공공, 우정과 환대의 마을살이 2014년 10월 15일 2023.12.28
373 돌봄 민주주의 20180320 2023.12.28
372 노워리 기자단 20231130 2023.12.28
371 2011년 정재승 교수와 인터뷰 2023.12.28
370 안정인 인터뷰 글 -노워리 기자단 2023.12.28
369 선흘 할머니 그림 창고 전시 이야기 마당 2023.12.11
368 선흘 할머니 그림 전시회, 나 사는 집 수다 모임 2023.12.10
367 조민아 < divine powerlessness> 2023.12.10
366 조민아 글 대림절 2023.12.10
365 “제주 해녀 사회같은 공동 육아가 저출산 해법” 2023.11.22
364 수상 소감 file 2023.11.20
363 사교육걱정없는 세상 요즘 부모 연구소 강의 file 2023.11.11
362 또문과 추석 file 2023.09.30
361 기적의 북 토크 추천의 글 2023.09.24
360 추석에 기원하는 글 2023.09.24
359 9/3 금강스님과 참선 시간 2023.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