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인 자리, 그 자체가 신이 임재하는 자리
9월 14일
잠에서 깨
몸을 조금씩 움직여 본다.
밤새 어디에 고장이 나지 않았는데
허리는, 옆구리는, 고관절을 밤새 안녕 했는지
조심스럽게 살펴본다.
창밖에는 새들이 지저귀고
시원한 기운이 전해온다.
가을이 어김없이 오고
아직은 모든 것이 제 자리에 있는 듯하다.
몸 체크가 끝나고도 미적거린다.
어떻게 몸을 깨우지?
동네 수영장에 가볍게 갔다가 오랫만에 교회에 갈까
설교를 아주 잘 하시는 목사님이 계셨는데 육지로 가버려서 한동안 교회에 가지 않았다.
명상을 아주 잘 지도하시던 스님도 근처에 계셔서 자주 갔었는데
역시 육지로 가셨다.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복음주의 단어들이 튀어나오지 않는 교회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런 곳에 가야 한다면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는 것이 낫다.
세속적 현대사회는 종교를 비합리적인 것으로 치부했고
모이는 것보다 유능한 사람으로 혼자 잘 살 것을 주입시켰다.
그래서 "남에게 폐끼치지 말라"는 말을 현대인들은 삶의 모토로 삼게 되었다.
이런 질서에 반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경건한 마음으로 모이는 자리에 자주 간다.
배타적인 종교집단인 경우, 이런 방문객을 좋아하지 않지만 다행히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많은 사람들이 경건함으로 모인 자리에 가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인간이란 함께 있는 것 자체로 생명력이 생성되는 그런 존재다.
초기 사회학자 에밀 뒤르케임이 강조한 것이다.
collective consciousenss - 집합의식, 함께 모여 의례를 치르는 것
그 자체가 종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