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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강의 글/시편

조한 2024.02.15 13:48 조회수 : 213

2강 장동선 인트로 - 한강의 글 두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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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

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

기어이 돌아와 껴안을 네가 없다면.

 

이곳에 살았던 이들로부터, 

이곳에 살아 있을 이들로부터

꿈처럼 스며오는 지극한 사랑의 기억

 

작별하지 않는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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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이유 없이 해질녁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드미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이 넘어서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 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한강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2013 : 75-77 

haejoang haejoang@gmail.com

오후 12:55 (41분 전)
 
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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