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기쁨의 실천 0228 나무 심고 수다 떨고

haejoang@gmail.com 2022.02.28 09:57 조회수 : 164

벌써 2월 말이다.

봄이 왔다.

어제는 오일장에 가서 매화, 금목서, 천리향, 열매 치자, 낑깡나무와 보리수 묘목을 구해서 데려왔다.

이웃들도 다와서 흙과 친하고 있었다.

 

밤에는 철학자 K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상 카톡 수다를 떨었다.

책으로만 보다 실제로는 처음이다.

그런데 아주 오래된 관계인 듯 수다를 떨었다.

실은 책을 통해 이미 만난 관계.

 

 

헤겔 연구로 시작했는데 들뢰즈의 천개의 고원을 읽고

정신분석과 리좀 등 포스트 모던적 사유를 따라가다가

로지 브라이도티의 포스트 휴먼으로 학위를 하고 저서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요즘 코먼즈를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고 한다.

영성, 촌스럽지만 수행 이런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오래전 내 책을 읽은 이를 만나면 약간 부담스럽다.

그러나 게의치 않는 편이다.

그는 만나서 정말 기쁘다고 했고

나는 후배를 만나서 정말 좋다고 했다.

 

그는 내가 왜 인류학을 했는지 오래전부터 묻고 싶었다고 했고

인류학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왜 못하는지 답답해했다.

인류학이 한국에 학문으로 뿌리 내리는 과정에서의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인류학의 핵심은 진화론인데

"인간도 멸종할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기후 위기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너무 자연스럽게 멸종의 감각으로 다시 삶의 장을 열어야 하는데 말이다.

진화의 논의를 나름 열심히 펼치는 분은 사회진화론자인 최재천 교수가 아닌가 싶다.

80년대 학생들은 힘들어했지만 90년대 친구들은 잘 알아들었었는데 2010년대 넘어서면서 또 좀 달라졌다.

멸종, 망한다는 것은 너무 자명해서 이야기 되는 것 자체가 싫어서 일 수도 있을 것이고 

그는 진보, 발전에 대한 믿음이 여전히 너무 뿌리 깊다고 했고

한국의 진보정치의 방식, 그 한계도 변증법적 사고방식을 넘어서지 못한 것 때문이 아니겠냐고 했다.

투표는 하기로 했다고 한다.

전쟁의 관점에서 생각한 결론인데 누가에게 할 지는 비밀이라고 했다.

투표로 국민이 된 자부심을 느낀 할머니 같다고 놀렸다.

 

제니 오델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법>, 자본주의와 절연하는 것에 대해,

그리고 세라 허디의 모성/상호 이해의 진화적 기원 <어머니,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핵심 애증관계로 떠오르고 있는 모녀관계를 그린 김지윤의 <모녀의 세계> 이야기를 하니까 

<레이디 버드>라는 영화를 추천했다.

한국서는 <지랄발광 17세>라는 제목으로 나온 듯.

 

이 이야기는 실은 또문 동인지를 이 주제로 해볼까 해서 내가 떠본 것.

그런데 그녀는 사유할 때 명확히 거리를 두는 편인데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분석은 그래서 지금은 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철학하는 사람은 모든 것에 명료한 생각을 말해서 좋다. 

 

그는 내가 요즘 우울하다고 하니까 "그러면 안 돼요" 라고 소리쳤다. 

자신은 보이 그룹의 열렬한 팬이라고 했고 많이 웃는다고 했다.

"많이 웃으세요. 오늘 많이 웃었지요? 많이 웃었지요?"

몇번이나 다짐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영상통화를 마쳤다. 

 

오늘의 기쁨의 실천은 나무 심기와 영상 수다.

 

목록 제목 날짜
407 어린이날의 다짐 2019.05.05
406 하자야 고마워! 2019.05.07
405 fragility 연약함에 대해 file 2019.05.07
404 자유 평화의 생일 file 2019.05.15
403 <멸종 저항> 단어가 주는 힘 2019.05.18
402 장자의 시 2019.05.27
401 아이들의 욕 2019.05.27
400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2019.05.27
399 이코노미스트 기자의 인터뷰 (꼰대) file 2019.05.27
398 또 한번의 인터뷰 (청와대 사건) 2019.05.27
397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의 욕 연구소 2019.05.30
396 봉감독, 열정어린 청년기를 보낸다는 것 2019.06.05
395 라이프 3.0 인문학 사라봉의 실험 2019.06.05
394 라이프 3.0 인문학 전시 준비중 2019.06.05
393 민들레 123호 오월은 푸르구나 2019.06.18
392 호모데우스 시대의 축복 2019.06.19
391 재미난 제주, 파상의 시대의 실험 2019.07.04
390 the prize winner 총명한 여장부 엄마에 대한 영화 2019.07.04
389 명필름의 <당신의 부탁> file 2019.07.05
388 재미난 교실 발표 ppt file 2019.07.06
387 제주시 양성평등 주간 강연 자료 file 2019.07.07
386 오름의 여왕 따라비에서 file 2019.07.07
385 2019실패박람회 '지성인과의 대화-강연' 요청의 건 file 2019.07.24
384 다섯편의 영화를 보고 LA에 왔다 2019.07.26
383 [AI가 가져올 미래] 전길남인터뷰와 제페토 할아버지 2019.07.26
382 mammoth lakes 고도 적응후 첫 나들이 file 2019.07.26
381 THE GREAT HACK, 더 이상 공정한 선거는 없다 2019.07.27
380 80,75,71세 노인들의 음악 세션 file 2019.07.28
379 혼자보기 아까운 풍광 멤모스 레이크 file 2019.07.28
378 하자의 감수성으로 자본주의 살아가기 2019.08.01
377 새로운 것에 대한 피로감과 탁월한 것에 대한 재수없음 2019.08.01
376 모두가 신이 된 호모데우스의 시대 2019.08.01
375 중국의 AI 교육 광풍 소식 2019.08.04
374 운전기사가 보여주는 글로벌 세대 차 file 2019.08.04
373 성평등 관련 인터뷰 (서울 신문) file 2019.08.04
372 <돌봄 인문학 수업> 추천의 글 2019.08.05
371 좋은 직장은 공부하는 직원들이 많은 곳 2019.08.06
370 다시 서울로 2019.08.18
369 기내 영화 다섯편 2019.08.18
368 활, 탐구하는 사람 2019.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