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제주 해녀 사회같은 공동 육아가 저출산 해법”

조한 2023.11.22 11:54 조회수 : 139

2023년 11월 17일 동아일보 

 

삼성행복대상 수상 조한혜정 교수
“남편-할머니-삼촌-이웃 함께 돌보는
삶 공유할 ‘동네 공동체’ 회복 필요
아이 성장엔 부모 외에 제3자 있어야”

올해 삼성행복대상 여성선도상 수상자인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75)는 한국 저출산 문제의 해답으로 공동 육아를 비롯한 공동체의 회복을 강조했다. 조한혜정 명예교수 제공올해 삼성행복대상 여성선도상 수상자인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75)는 한국 저출산 문제의 해답으로 공동 육아를 비롯한 공동체의 회복을 강조했다. 조한혜정 명예교수 제공

“결국 한국식 저출산의 해답은 공동육아로 돌아가는 거예요. 거리를 기준으로 인접한 커뮤니티 공동체를 되살려야 합니다.”

올해 삼성행복대상 수상자이자 여성학자·문화인류학자인 조한혜정 연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75·여)는 저출산 문제 돌파구에 대해 이처럼 답했다. 조한 교수는 현재 제주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인터뷰는 서면 및 전화로 진행됐다.

조한 교수는 최근 한국이 마주한 저출산과 개인 소외 문제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했다. 첫 번째는 공동육아의 소멸, 두 번째는 교육의 붕괴다.
 

 

1970년대 후반 미국에서 페미니즘이 번성하던 당시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인류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조한 교수는 제주도 해녀 사회 연구를 발표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조한 교수는 “제주에서 사회경제적 주체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해녀가 인상 깊었다”며 “해녀 사회는 남편과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이모, 이웃 모두가 아이를 돌보는 공동체적 보살핌의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귀국 후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할 때도 그는 동료 교수와 문인, 학생들과 대안 문화 모임인 ‘또 하나의 문화’를 창립하고 주말과 방학에 어린이 캠프 등을 비롯한 공동육아 실험을 이어 왔다. 이는 국내 공동육아 운동 확대로 이어져 전국 72개소 공동육아 어린이집 개소 등에 기여했다.

궁극적으로 조한 교수는 공동육아의 기반이 될 ‘동네 공동체’의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어떤 엄마가 하는 카페가 아지트가 돼도 좋고, 아파트 공동육아센터가 돼도 좋다”며 “은퇴한 사회인들이 아이들과 공부 모임을 열고, 음식 잘하는 어르신이 국을 끓여 주시고, 열 살짜리 아이는 그분들에게 스마트폰을 알려드리고, 그렇게 삶을 공유할 수 있는 아지트가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의 성장에는 부모 외에 제3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경쟁과 적대와 불신의 사회에서 벗어나 상호 돌봄과 신뢰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기쁨과 치유의 힘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한 교수는 내년에 20주년을 맞는 청소년 대안교육기관인 ‘하자센터’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하자센터는 입시 위주 학제를 버리고 대안 교육을 찾는 청소년들에게 ‘작업장’을 제공해 자기 진로를 스스로 찾아가게 한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작가 문지원 씨가 이 하자센터 작업장학교 1호 졸업생이다. 조한 교수는 “감독이 되고 싶은데 학교에서 영상을 못 찍게 해 자퇴하고 하자센터 영상 작업장학교를 이끈 학생이었다”며 “우영우에 등장하는 고래가 작업장학교의 심벌이다. 고래는 우리처럼 특별한 소리로 대화하고 세상과 소통하지만 이를 사람들은 듣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결국 조한 교수가 강조한 것은 인간 대 인간, 존재 대 존재로서의 관계 맺음과 공생 사회의 회복이었다. 조한 교수는 “지금도 동네에서 서로 다른 세대가 섞인 ‘심심모임’, ‘난감모임’ 등 차담회를 한다”며 “그렇게 어른과 아이가 모두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의 시공간을 넓혀 가는 것, 그게 우리가 되찾아야 하는 사회”라고 말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20일 서울 용산구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에서 ‘2023 삼성행복대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목록 제목 날짜
403 신윤경 컬럼 20231101 2024.04.25
402 신윤경 컬럼 한라일보 4/24/24 2024.04.25
401 추천의 글 <기후 돌봄> 석 줄 2024.04.20
400 조민아 바이러스와 한국교회 file 2024.04.18
399 기후 돌봄 Climate Care 책 추천 2024.04.15
398 윤석남 86세, 여전히 씩씩한 화백 2024.04.15
397 지관서가 세번째 정희진 소개 2024.03.30
396 이번 주 상경해서 본 영화 - 근대, 영화 감독, 그리고 희생자들 2024.03.24
395 인권축제 축하글 2024.03.24
394 4회 인권 축제 축사를 쓰다 말았다. 2024.03.24
393 지관서가 김남규 님이 보낸 삽화 2024.03.04
392 인간 삶의 취약성과 상호 연결성에 대하여 2024.03.04
391 플라톤 아카데미 1강 카드 뉴스 김남규 file 2024.03.04
390 지구의 미래 156 2024.03.04
389 지관서가 2강 장동선 인트로와 다섯가지 질문 노트 file 2024.03.04
388 지관서가 강좌 시간과 장소 file 2024.03.04
387 지관서가 3월 강사 정희진 file 2024.03.04
386 지관서가 1강 엄기호 녹화버전 2024.03.04
385 인문 360 인터뷰 선망국의 시간 2024.03.04
384 아감벤 <내가 보고 듣고 깨달은 것> 중에서 2024.02.15
383 아감벤의 글 글 file 2024.02.15
382 한 강의 글/시편 2024.02.15
381 그들도 우리처럼, 우리도 그들처럼 file 2024.02.14
380 지관서가 1월 25일 1강 ppt file 2024.02.07
379 2024 지관서가 인문학 정기강연 file 2024.02.03
378 Hiking the Kaena Point Trail 2024.01.13
377 할아버지를 좋아하는 아이 file 2024.01.13
376 플라톤 아카데미 기획서- 조한이 묻다 2024.01.10
375 자공공 평 20190624 2023.12.28
374 자공공, 우정과 환대의 마을살이 2014년 10월 15일 2023.12.28
373 돌봄 민주주의 20180320 2023.12.28
372 노워리 기자단 20231130 2023.12.28
371 2011년 정재승 교수와 인터뷰 2023.12.28
370 안정인 인터뷰 글 -노워리 기자단 2023.12.28
369 선흘 할머니 그림 창고 전시 이야기 마당 2023.12.11
368 선흘 할머니 그림 전시회, 나 사는 집 수다 모임 2023.12.10
367 조민아 < divine powerlessness> 2023.12.10
366 조민아 글 대림절 2023.12.10
» “제주 해녀 사회같은 공동 육아가 저출산 해법” 2023.11.22
364 수상 소감 file 2023.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