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맘모스 레이크 첫쨋날

조한 2022.07.18 07:55 조회수 : 157

7월 16일

 

대학원때부터 갔던 곳,

제 3의 고향이다.

맘모스 레이크를 삼년만에 가는 길. 

 

아주 오랫만에 인천 공항에 왔다.

공항은 아직 썰렁하고 라운지도 역시 한산하다.

LA 공항은 붐볐고 입국 절차에 예외 없이 근 두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제주보다 한결 시원한, 습하지 않는 날씨,

역시 사막의 날씨다. 

 

오랫만에 보는 거대한 천사의 도시가 천사와는 거리가 먼 도시,

괴물의 도시로 다가온다.  

모두가 차 한대씩 몰고 다니는 모습,

그 엄청난 속도와

자칫하면 놓칠 것 같은 각각의 숫자의 프리웨이들.

어지럽다. 

 

거대한 저택들, 

정원사가 와야 관리가 되는 집,

그 집 안에서 점점 무거워지는,

실은 가벼워지는 삶의 무게를 떠안고 살아가는 우리가 있다. 

 

언니와 오빠와 만나

'이웃사랑'의 가훈을 남기고 떠나신 조상님을

기리고 찬송가를 부르고 만찬을 했다.

참으로 오랫만에.

 

그리고는 사막을 달려 맘모스 레이크로 향했다.

대학원시절부터 집처럼 들락거린 곳.

 

언니네 샌디에고를 거처

LA 브렌트우드 친구집을 거쳐

산페르난도 벨리를 지나

모하비 사막을 거치고

오웬스 벨리를 지난다.

 

해발 2800 미터 드디에 도착,

고산병 두통이 올까봐 조심하고 있는데 아직은 괜찮다.

늘 오는 단골집 콘도의 원주민 그림들은 그대로 있는데 

오븐과 소파가 바뀌었다.

 

망가진 행성에서 이렇게 기름 쓰며 비행기 자동차 타고 여행해도 되나….

LA도시에서 물을 확보하기 위한 독점권을 갖게 되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실제 주민들은 삶터를 잃어버린 서부 개척사를 생각하면 

이 삭막한 사막의 낙원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는지가 보이고

그래서 어쩐 지 가지 않아야 할 것도 같은데

시에라 산맥과 맴모스 호수의 푸르름의 유혹은 떨치기 어렵다. 

 

20대 대학원생 때 많은 친구들을 몰고 수없이 다닌 이 길, 

몇대 차로 달려갔던 그 길을 이제 80세가 되어

변함없는 모습으로 달리는 노인의 옆모습에서 세월을 본다.

그냥 그 꿋꿋함, 그 한결같음에 감사한다.  

 

 

목록 제목 날짜
283 도서관 연합회 길위의 인문학 마무리 특강 file 2022.12.01
282 부산 마을건강센터 file 2022.11.23
281 11월 번개 영화관 2022.11.19
280 8년이 지난 세월호 이야기 file 2022.11.18
279 엄기호 애도는 사회의 크기를 결정한다 2022.11.15
278 춘천 문화도시 기조강의 file 2022.11.14
277 애도를 추방하려는 사회- 4.16 재난 인문학 심포지움 (8년전) 2022.11.14
276 조민아 컬럼 ghost dance 2022.11.02
275 AI 시대 문해력 ppt 수정 file 2022.10.04
274 9월 17일 순자 삼춘 한글 공부 file 2022.09.22
273 우연성에 몸을 맡기는 것 2022.09.22
272 9/18 아침 단상 <신들과 함께 AI와 함께 만물과 함께> 2022.09.18
271 AI 시대 아이들 긴 원고 file 2022.09.12
270 8월 6일 LA 엿새째 file 2022.08.07
269 8월 5일 LA 다섯번째 날 2022.08.05
268 8월 4일 LA 네번째날 한국 소식 2022.08.05
267 8월 3일 LA 브렌트우드 집의 정원수와 풀들 file 2022.08.05
266 8월 2일 천사의 도시 둘쨋날 file 2022.08.05
265 8월 1일 LA 둘쨋날 월요일 file 2022.08.04
264 다시 천사의 도시 LA 첫쨋날 file 2022.08.04
263 맘모스 마지막 날 죄수들의 호수 file 2022.08.04
262 ageism '플랜 75' 여고 카톡에 오른 글 2022.08.04
261 맘모스 14일째 금요일 록 크릭 대신 루비 레이크 file 2022.08.03
260 맘모스 13일째 스키 대신 자전거 file 2022.08.03
259 맘모스 12일째 요세미티 행 file 2022.07.29
258 맘모스 11일째 트롤리 일주, 그리고 잼 세션 file 2022.07.29
257 맘모스 10일째 크리스탈 레이크 file 2022.07.26
256 맘모스 9일째 레게 파티 file 2022.07.25
255 맘모스 7일째 file 2022.07.23
254 맘모스 6일째 file 2022.07.22
253 맘모스 5일째 file 2022.07.21
252 맘모스 4일째 file 2022.07.21
251 맘모스 3일째 타운 트롤리 그리고 오래된 관계 file 2022.07.19
250 오늘의 주기도문 2022.07.19
249 맘모스 레이크 둘쨋날 file 2022.07.19
248 노희경의 기술, 겪어낸 것을 쓰는 삶의 기술 2022.07.19
» 맘모스 레이크 첫쨋날 2022.07.18
246 아랫목에 버려졌다는 탄생신화 2022.07.18
245 오랫만의 기내 극장에서 본 영화 세편 2022.07.13
244 발제 제목은 <망가진 행성에서 AI와 같이 살아가기> 정도로 2022.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