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문학이라는 사나운 팔자와의 동거

조한 2022.12.04 20:41 조회수 : 197

'발전하는 근대'에 문학을 하는 사람은 주홍글씨를 단 사람들이었다. 

스스로 시대와 불화하는, 시대를 잘못 태어난 불운한 존재로 감지하는 사람들이 시인이 되고 소설가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까? 모두가 문학을 하고 싶어한다. 모두가 시대를 잘못 태어났다고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신(神)이 아픈 날 태어”나 이상 감각을 타고난 존재. 전쟁중에 안네 프랑크는 책을 읽었기에 살아남았다. 피난 버스 속의 우크라이나 소녀도 책을 읽는다.

(한겨레 신문 11월 28일 <피난 버스 소녀 책 읽으면 딴 세상" 도서가 위로를 건넸다.임인택 기자)   한국도서관 사서들도 지금 아이들처럼 아이들이 그리고 쓰기에 집중한 적이 없다고 한다. 아이들이 어른 위로하며 평화의 간절함 키우고 있다 

 

“문학이라는 사나운 팔자”와의 동거

입력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
김상미 지음
문학동네

팔자타령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인생의 비관론자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신세 한탄의 힘으로 스트레스를 방출한 다음 힘겨운 인생길 또 한고비를 넘으려는 사람 아닐까. 다섯 번째 시집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 를 낸 시인 김상미는 “문학이라는 그 사나운 팔자”와 어떻게든 사이 좋게 동거해보려는 사람이다.

시집에 따르면 김상미씨는 “더럽게 춥고, 어둡고, 외롭고, 고달파도”(‘문학이라는 팔자’) “설사 시가 아니라 해도/ 삐뚤삐뚤, 비틀비틀, 넘어지고, 엎어지면서도” (‘시인의 말’) 계속해서 시를 써왔다. 마치 그것만이 문학 하는 팔자, 그 지독한 불운과 화해하는 유일한 방법이 되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랭보·윤동주 같은 시인들의 문학이 결국 죽음까지 뛰어넘어 지금까지 반짝반짝 빛나지 않느냐는 것이다.

오늘의 김상미 시편이 훗날 문학사에 살아남을지는 누구도 모른다. 다만 “신(神)이 아픈 날 태어”나 어딘가 이상 감각을 타고난(혹은 체득한) 시인의 눈에 비친 우리가 사는 세상 역시 병든 시인, 병든 신 이상으로 병들어 있는 듯하다. ‘살아 있는 시체들의 나라’ 같은 시는 세태 비판시다. ‘제발 잡히지만 말고’ 같은 작품은 속도감이 돋보인다.
 
목록 제목 날짜
246 아랫목에 버려졌다는 탄생신화 2022.07.18
245 오랫만의 기내 극장에서 본 영화 세편 2022.07.13
244 발제 제목은 <망가진 행성에서 AI와 같이 살아가기> 정도로 2022.07.13
243 제주는 잘 진화해갈까? 제주 출신 지식인의 글 2022.07.13
242 해러웨이 관련 좋은 글 2022.07.13
241 세옹의 선물 2022.07.06
240 영화 세편 2022.06.11
239 오늘 아침에 듣는 노래 2022.06.07
238 416 시민 대학 2022.06.07
237 <나의 해방일지> 수다 모임 2022.05.31
236 드라마 작가의 노고 2022.05.30
235 기후 변화, 논리적으로 말하기보다.... 역시 문체야 file 2022.05.29
234 고정희 독신자 2022.05.29
233 wild geese 2022.05.29
232 고정희 기일에 외경 읽기 2022.05.29
231 거룩한 독서 Lectio Divina 2022.05.29
230 요즘 드라마 보는 재미 2022.05.29
229 제주 돌문화 공원 즉흥 춤 축제 7회 file 2022.05.23
228 볼레로 2022.05.23
227 제 7회 국제 제주 즉흥춤 축제 file 2022.05.23
226 홈 스쿨링이 자연스러운 사람들 2022.05.23
225 신 없는 세계에서 목적 찾기 2022.05.23
224 왜 지금 마을과 작은 학교를 이야기하는가? (춘천 마을 이야기) 2022.05.16
223 팬데믹 3년이 남긴 질문: 교육공간 (작은 것이 아름답다 원고) file 2022.05.16
222 우리 동네 어록 : 잡초는 없다 2022.04.18
221 재난이 파국이 아니라 2022.04.17
220 채사장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2017 2022.04.17
219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2020 사계절 2022.04.17
218 다정소감 김혼비 2021 안온 2022.04.17
217 우리 할머니는 예술가 2022.04.17
216 장자의 열번째 생일에 반사의 선물 2022.04.15
215 머물며 그리고 환대하라 file 2022.04.13
214 기운 나는 30분- 장자의 줌 영어 공부 2022.03.28
213 3/28 아침 독서 한겨레 21 창간 28돌 기념 특별본 2022.03.28
212 3/28 추천글 쓰기의 기쁨 2022.03.28
211 데자뷰- 국민국가의 정치권력 2022.03.27
210 3월 20일 동인지 모임 : '모녀/모성' 또는 '나를 살게 하는 것' file 2022.03.21
209 3/19 김홍중 세미나 - 에밀 뒤르껭과 가브리엘 타르드 2022.03.19
208 재난의 시대, 교육의 방향을 다시 묻다. 2022.03.19
207 3/12 토요일 오디세이 학교 수업 2022.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