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군대 휴가 나온 청년과 fiddler on the roof (볍씨 마을 일기 20210923)

조한 2021.09.23 21:43 조회수 : 334

오늘도 저녁 식사는 함께 한다고 한다.

최근에 사귄 이웃 무화과 집에서 만들어준 무화과 파이를 들고 갔다.

연어 수시에 파전에 오리구이에 돼지고개 수육에 갖은 나물의 진수성찬이 기다리고 있다.

먹기도 전에 배부르다.

 

군대 갔다 일년만에 이영이 선생 아들이 휴가를 나왔다고 인사하러 왔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네플릭스 드라마 DP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는데 

그것은 2010년 버전이고 2017년 군인 탈출과 사망 등 심각한 사고가 난 이후 군기 잡기는 사라졌다고 한다.

떠들어도 마냥 내버려 두고 심지어 밥 먹으러 안 가고 자는 장병도 있다고 한다.

비극이 아니라 코미디의 무대라고 한다.

.

전쟁 나면 최전방이 아니라 사태가 대략 파악될테니

그럴 때 어떻게 싸울지가 아니라 어떻게 도망갈 지 이야기 한다고 한다.

이들은 50만원인가 월급을 받고 있지 않나?

조만간 100만원으로 올린다고 한다.

 

군대 이야기 하지 말라고 여자측 테이블에서 말린다. 

막걸리파와 포도주파, 소주파와 맥주파

남자 여자 테이블 따로 앉지만

이모 삼촌으로 연결된 이들은 서로 믿고 좋아한다.

그리고 이곳에 내려와서 엄청 살도 빠지고 말도 많아졌다. 

 

말이 없던 아빠 한 명이 군인에게  

지리산 종주 떄 짐 대신 지어주었던 이야기를 신이 나서 한다.

무거워서 진통제를 먹으며 걸었다며 다른 아빠가 거든다.

아, 군대 이야기 외에 할 이야기가 많은 이 대안학교 아빠들은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인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지리산 종주, 5학년이면 섬진강에서 강길 따라 걷고

6학년은 개인 자유 홀로 여행이 필수과목이라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함께 했던 이야기에 저녁 식사 상이 또 한번 들썩인다.

아빠들이 이렇게 시끄럽게 이야기 하는 모습도 실은 처음이다.

 

곧 이 아이들 중 누군가는 결혼할 파트너를 데리고 올 것이다.

그럴 때면 fiddler on the roof 연주를 준비해야지. 

이 많은 이모 삼촌들은 예전의 그 아이의 모습을 떠올리고

그때를 회고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릴테지.

잔치상은 또 얼마나 푸짐하고 화려할까!  

 

 

 

 

 

 

목록 제목 날짜
299 개교하면 온라인 학습과 실공간 학습을 잘 엮어내야 2020.05.08
298 지관서가 1월 25일 1강 ppt file 2024.02.07
297 20211204 고정희 30주기 포럼 발제 발표 자료 file 2021.12.09
296 2021 <경기예술교육실천가포럼> 패널을 열며 2021.11.03
295 운전기사가 보여주는 글로벌 세대 차 file 2019.08.04
294 대면 수업 시작, 혼란은 불가피함 2020.05.12
293 온라인 교육, 준비하지 않은 대학 2020.04.07
292 한 강의 글/시편 2024.02.15
291 그들도 우리처럼, 우리도 그들처럼 file 2024.02.14
290 우리 동네 중딩과 함께 놀고 배우고 2023.04.22
289 mammoth lakes 고도 적응후 첫 나들이 file 2019.07.26
288 10만년 전 사건, 공감능력의 출현과 협동 번식 (허디) 2022.01.05
287 마르켈 총리의 코로나 사태 관련 담화 2020.03.20
286 어떤 ‘코로나 서사’를 쓸 것인가 (황정아) 2020.03.07
285 따뜻한 곳으로 가서 노시오 ! file 2020.01.16
284 기후 변화, 논리적으로 말하기보다.... 역시 문체야 file 2022.05.29
283 3월 20일 동인지 모임 : '모녀/모성' 또는 '나를 살게 하는 것' file 2022.03.21
282 재난의 시대, 교육의 방향을 다시 묻다. 2022.03.19
281 호혜의 감각을 키우지 못한 남자의 노년 2021.09.13
280 달콤한 잠에 빠진 물개 file 2020.01.27
279 왜 지금 마을과 작은 학교를 이야기하는가? (춘천 마을 이야기) 2022.05.16
278 토마 피케티 : 21세기 자본, 그리고 사회주의 시급하다 2022.01.30
277 십개월의 미래, 카오스 코스모스 그리고 모계사회 2022.01.01
276 아이를 돌보는 마을살이 file 2020.04.07
275 미래국가 전략 구성 포럼 file 2019.11.26
274 어린이 선흘 마을 예술 학교 4/17-5/3 월수금 2023.03.31
» 군대 휴가 나온 청년과 fiddler on the roof (볍씨 마을 일기 20210923) 2021.09.23
272 걸어가는 늑대 갤러리를 다녀오다 2021.07.30
271 박노해 양들의 목자 2021.11.03
270 엄기호 애도는 사회의 크기를 결정한다 2022.11.15
269 지구 온도 1.5℃ 상승해도 되돌릴 기회 있다 (이오성) 2021.10.19
268 아감벤의 글 글 file 2024.02.15
267 청소년 기후 행동 2020.03.14
266 트럼프지지자들이 리버럴을 미워하는 이유 2020.02.18
265 플렛폼 이코노미 -아마존의 몰락? 홍기빈 2020.01.20
264 해러웨이 관련 좋은 글 2022.07.13
263 KBS 시사 기획창 질문지 2020.05.11
262 영화 마션 2015년도 작품 2021.12.26
261 고래가 지나가는 곳에서 file 2020.01.27
260 고나 그림 -캠브릿지 걷던 길 2021.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