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영화가 던져주는 화두 -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haejoang@gmail.com 2021.06.18 09:57 조회수 : 485

부부중심 핵가족에서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와이너리를 하는 두 부부는 근대가 제시한 완벽한 가정을 이룬다.

세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은 서로 돕고 근면한 어른으로 성장시킨다.

동생을 잘 돌보라며 과하게 무섭게 하는 아버지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되는 것은 큰 아들,

외디푸스 컴플렉스는 여기서 나온 것.

그 아들은 결국 집을 나가고 세계를 떠다니다 사랑하는 여성과 만나 호주에서 와이너르를 연다.

그리고 그 여성과 별거 상태다. 그 여성이 남자를 부담스럽게 생각하기 때문.

실은 때문이라고 할 뚜렷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이렇게 근대 부부중심 핵가족은 떨어지게 되어 있다.

 

둘째 딸은 아버지의 극진한 돌봄과 와인 메이커로서의 훈련, 농부로서의 훈련을 기억하고 농장을 이어간다.

셋째 아들은 거부의 딸과 결혼해서 데릴사위가 받는 간섭을 견디다 못해 폭발한다.

 

물려받은 농장, 상속세만 해도 엄청하다.

상속을 받아 지킬 것인가?

그곳에서 자란 농장을 판다니!

 

셋째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들 생각한다.

둘째는 농장을 혼자 경영하는 것이 버겁다. 여자 혼자.

첫째의 아내가 둘째 (시누이) 의 전화를 받고 아들을 데리고 프랑스로 온다.

재결합의 가능성을 보이고 떠난다.

첫째는 호주로 돌아가고 아내는 자신들의 농장 일부를 팔아서 상속세 내는데 보태라고 한다.

해피 엔딩, 

 

그 힘은 포도주를 사랑하는 것 때문?

농장에서의 노동, 그리고 탁월해지는 것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전문성, excellence, 숙련과 점점 향상되는 능력

포도알을 먹어보고 딸 때를 제대로 알아내는 숙련

비가 올 지 안 올 지 점치는 초능력

 

축제, 거의 기도에 가까운 유포리아

영화에 나오는 축제는 유포릭 하다,

청년 노동자들은 마시고 놀기 위해 사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많은 어릴 때의 기억들에 대한 미련,

그것들이 사라지면 아무 것도 없는 허망한 인생임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신'의 자리, 서로 돕는 사람들, collectivity, 그 마을, 그 질서 안에 내가 있음을 확인하는 영화.

 

아담과 이브가 세상을 창조하였다는 신화/교리가 생겨날 즈음부터,

이른바 축의 시대에부터 근대의 씨앗이 심어졌고

지금 그 구약에 나오는 절대 복종의 가족, 노예제가 생겨난 이후

빠르게 발전해온 문명의 붕괴, 해체가 본격화되면서

그 아름다운 포도밭에 사는 이들도 각자 나름의 결핍과 불행에, 외로움에 몸을 떤다. 

 

스스로가 신이 된 존재들이 위태위태하게 이어가는 연결고리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다. 

 

그리고 상속에 관해

이런 상속자들. 사실상 제 1 세계에는 그나마 있지만 3 세계에는

졸부만 있지 이런 일반 노동자 계급에서 상속자들이 거의 없다.

엥겔스가 생각지 못한 사유재산과 가족의 일면.

프로이트도 잡아내지 못한. 그러나 이제는 분명히 보이는.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상속자임을 알게 되는 사회가 좋은 사회다. 

물적 영적 육체적 상속.

나/우리는 무엇을 누구에게 상속할 것인가?

 

노동과 탁월함, 기도와 축제

 

인류학 개론 시간에 중세의 붕괴와 근대의 태동 관련해서 <빠드로 빠드로네>를 보았는데

지금 다시 한다면 이 영화를 보여보는 것이 좋겠음.

 

목록 제목 날짜
167 세옹의 선물 2022.07.06
166 해러웨이 관련 좋은 글 2022.07.13
165 제주는 잘 진화해갈까? 제주 출신 지식인의 글 2022.07.13
164 발제 제목은 <망가진 행성에서 AI와 같이 살아가기> 정도로 2022.07.13
163 오랫만의 기내 극장에서 본 영화 세편 2022.07.13
162 아랫목에 버려졌다는 탄생신화 2022.07.18
161 맘모스 레이크 첫쨋날 2022.07.18
160 노희경의 기술, 겪어낸 것을 쓰는 삶의 기술 2022.07.19
159 맘모스 레이크 둘쨋날 file 2022.07.19
158 오늘의 주기도문 2022.07.19
157 맘모스 3일째 타운 트롤리 그리고 오래된 관계 file 2022.07.19
156 맘모스 4일째 file 2022.07.21
155 맘모스 5일째 file 2022.07.21
154 맘모스 6일째 file 2022.07.22
153 맘모스 7일째 file 2022.07.23
152 맘모스 9일째 레게 파티 file 2022.07.25
151 맘모스 10일째 크리스탈 레이크 file 2022.07.26
150 맘모스 11일째 트롤리 일주, 그리고 잼 세션 file 2022.07.29
149 맘모스 12일째 요세미티 행 file 2022.07.29
148 맘모스 13일째 스키 대신 자전거 file 2022.08.03
147 맘모스 14일째 금요일 록 크릭 대신 루비 레이크 file 2022.08.03
146 ageism '플랜 75' 여고 카톡에 오른 글 2022.08.04
145 맘모스 마지막 날 죄수들의 호수 file 2022.08.04
144 다시 천사의 도시 LA 첫쨋날 file 2022.08.04
143 8월 1일 LA 둘쨋날 월요일 file 2022.08.04
142 8월 2일 천사의 도시 둘쨋날 file 2022.08.05
141 8월 3일 LA 브렌트우드 집의 정원수와 풀들 file 2022.08.05
140 8월 4일 LA 네번째날 한국 소식 2022.08.05
139 8월 5일 LA 다섯번째 날 2022.08.05
138 8월 6일 LA 엿새째 file 2022.08.07
137 AI 시대 아이들 긴 원고 file 2022.09.12
136 9/18 아침 단상 <신들과 함께 AI와 함께 만물과 함께> 2022.09.18
135 우연성에 몸을 맡기는 것 2022.09.22
134 9월 17일 순자 삼춘 한글 공부 file 2022.09.22
133 AI 시대 문해력 ppt 수정 file 2022.10.04
132 조민아 컬럼 ghost dance 2022.11.02
131 애도를 추방하려는 사회- 4.16 재난 인문학 심포지움 (8년전) 2022.11.14
130 춘천 문화도시 기조강의 file 2022.11.14
129 엄기호 애도는 사회의 크기를 결정한다 2022.11.15
128 8년이 지난 세월호 이야기 file 2022.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