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아이들의 욕

조한 2019.05.27 08:10 조회수 : 599

장자와 효가 주말에 와서 노는데 욕을 꽤 많이 하길래 욕을 해보라고 하고 적어보았다.

개새끼, 병신 새끼, 변태, 정신 나갔나, 악당들아 기다려, 단단히 미친 놈, 닥쳐,

주먹으로 확 쳐버린다, 목을 콱 째버린다, 씨발,

아갈머리를 확 찢어버릴랑 (스카이 캐슬에서 나온 욕이라고 함),

개소리 하지마 이 C발놈아 (이시발노마는 중국말로 '밥 먹었나?'라는 말이라고 함),

퍼크유, 발로 확, 머리로 확. 

 

이런 말을 할 때 너무 재미있고 집중이 되고 또 창의적이 되는 것 같다.

조승연 작가의 유투브 강의를 듣다가 AI 시대와 욕을 연결해본다. 

[4차 산업혁명, 생활 속으로 들어오다] 

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게시일: 2018. 8. 26.

 

언어 인류학자(내게는)인 조승연님은 

인간에게는 시와 논문이 어렵지만 인공지능에게는 아닐 수 있다고 한다.

추상화된 것은 사실 번역이 쉬울 수 있다.

그는 인공지능이 번역하기 어려운 말로 술자리에서의 대화를 예로 든다. 

AI가 잘 못 해석하는 문장을 고심해서 그가 찾아낸 예문 두개: 

 

1) "내가 할 살 위니까 나를 형이라고 부르고 

술 마실 때 고개 돌리고 마셔" 

2) "우리 헤어져" "어떤 놈이야" 

이런 말들은 AI가 알아듣기 힘들다.

 

그는 글자 사용은 기억하는 행위를 외부에 아웃소싱한 것이고

 

이런 뇌의 아웃소싱이 
인공지능 시대의 시작이라 말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활동은 문자 이전, 
상호작용이 중요한 시대와 흡사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요즘  
아이들의 욕은 진한 상호작용 상황에서 매우 인간적인 활동?

 

 '사회'가 실종한 상황에서 사회를 살려내려는 고고한 노력의 차원이 있을 수 있다는 거다. 

 
 --------
 
   
* 폭력적 근대의 시대에 자란 좀 다른 세대의 욕 훈련 이야기: 
 

 

T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40대 남자: 광고 일을 했는데 최근 제주시의 학원에서 출강 요청이 와서 잠시 와 있다고 했다. 최민준 대표의 남아연구소 이야기가 나와서 남자아이들에게 잘 가르칠 수 있고 가르쳐주고 싶은 것이 있냐고 하니까 욕하는 것을 가르칠 수 있다고 하면서 어릴 적 이야기를 해주었다. 학교 다닐 때 한 녀석이 자기만 보면 꿀밤 손으로 자기 어깨를 아프게 짓눌렀다고 했고 
그는 꿈쩍없이 그 행위를 당했다고 했다. 왜 저항을 못했는지를 모르겠지만 저항을 못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그가 한 것은 무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욕하기 연습을 했다. 심한 욕을 적절하게 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공격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어른이 되어 우연히 그 녀석을 고향의 거리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그 녀석은 먼 발치에서 알아보고는 먹이감을 만난 듯 묘한 미소를 띄고 다가왔다.  
A는 기다렸다가 아주 가까이 그의 얼굴에 다가가서 목소리를 깔고 준비된/훈련한 욕을 했다.
그 녀석은 얼굴이 하얘져서 돌아갔다.  
폭력을 싫어하는 남자는 어쨋든 그 사회를 피할 수 없으니 자기 방어를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욕이 강력한 방어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폭력사회를 바꾸려면 남자 세계에 대한 보다 많은 이해가 필요한다.  

 

 

목록 제목 날짜
68 2019실패박람회 '지성인과의 대화-강연' 요청의 건 file 2019.07.24
67 가족 덕에, 가족 탓에- 아기 대신 친족을! 2021.05.30
66 페미니스트 비평 -때론 시원하고 때론 불편한 2021.11.04
65 추석 연후에 보려는 영화 2020.09.28
64 원룸 이웃 - 새로운 공동체의 시작 2020.06.02
63 좋은 직장은 공부하는 직원들이 많은 곳 2019.08.06
62 기내 영화 다섯편 2019.08.18
61 라이프 3.0 인문학 사라봉의 실험 2019.06.05
60 실기가 아니라 관점과 언어 2020.12.30
59 사람이 사람에게 무릎 꿇는 세상은 (고정희) 2021.05.12
58 책 읽어주는 여자 쨍쨍 2020.07.15
57 재미난 제주, 파상의 시대의 실험 2019.07.04
56 유발 하라리 코로나 통찰 2020.04.30
55 [경향의 눈]‘세대주’라는 낡은 기준 2020.06.04
54 오드리 탕 미래 교육 인터뷰 (여시재) 2020.11.18
53 하와이 알로하 2020.02.05
52 어린이날의 다짐 2019.05.05
51 confronting gender binary -젠더의 경계 넘기 2020.07.28
50 [AI가 가져올 미래] 전길남인터뷰와 제페토 할아버지 2019.07.26
49 이슬아의 상큼한 글 나눔 2020.04.18
48 <멸종 저항> 단어가 주는 힘 2019.05.18
47 채혜원의 베를린 다이어리- 돌봄 간병 여성이 없다면 우리 사회는 멈춰 있을 것 2020.03.28
46 글을 고치다가 골병 들겠다- 민들레 글 file 2020.12.20
45 유럽이 한국으로부터 배울 수 없는 것- 흥미로운 글 2020.04.12
44 그들이 우리는 먹여 살리고 있다 (농촌 이주 노동자) 2020.08.10
43 일년전 사회학 대회 때 글을 다시 읽게 된다 file 2019.11.26
42 the prize winner 총명한 여장부 엄마에 대한 영화 2019.07.04
41 코로나 시대 여성으로 사는 법 (이원진-해러웨이) 2021.05.09
40 무엇이 우리를 살게 하는가 2020.12.29
39 초딩 소년들을 위한 영화 2020.11.30
38 돌아온 피케티 "사회적 소유, 일시적 소유" 2020.05.28
37 중국의 AI 교육 광풍 소식 2019.08.04
36 [세상 읽기] 희망은 없다 / 신영전(한대 의대) 2020.02.06
35 기후 변화 산호의 상태로 보는. 2020.11.30
34 3차 경기도 기본소득 국제 컨퍼런스 발제문 2021.04.06
33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2019.05.27
32 영화가 던져주는 화두 -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2021.06.18
31 제주 유네스크 잡지에 낸 글 2020.12.30
30 소년은 어떤 세상을 만나 어떤 어른이 되는가? 2020.07.14
29 하자야 고마워! 2019.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