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 탐구하는 사람
하자 20주년 기념 행사를 하느라 활, 두부, 양상, 그레이스, 아키와 물길이 식사도 나누고 꽤 오래 이야기를 했다.
1998년 즈음 홍대 인디 청년들이 어떻게 청소년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궁금하다는 물길의 질문에
활은 작가로서 청소년을 만나는 것 자체로 특별한 만남이 될 것 같아서 였다고 답했다.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라기 보다 하자를 시작하면서 사용했던 '대안' '실험' 이라는 단어에 끌렸고
시대를 읽는 단어들을 배우면서 시각이 확 열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인문학과의 만남이 주는 에너지를 그 때 하자는 충분히 만들어내고 있었다.
문화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할 것 같은 시대였고 하자는 그런 일을 해낼 하나의 온상으로
개인으로 자기 답게 살려는 당시 예술가적 청년들의 에너지를 끌어모았던 것이다.
그래서 불을 당겼을 때 확 타올라던 것이다,라고 활은 회고한다.
그런데 "지금은 불씨 자체가 없고
나무 자체가 젖어있기까지 하다" 고 그는 말했다.
나무가 젖어 있다고.....
가공된 세계에서만 살아가는 세대,
오리지널과 재연결을 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어렵다고 말한다.
정보 홍수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인포'/정보가 아닌 영감의 언어를 가져야 하는데 점점
정보의 홍수속으로 빠져들고 있으니
그를 위해 할 일은 수행, '차단'하는 수행.
아무리 좋은 조언이라도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에 대한 요즘 사람들이 드러내는 거부감과 부담감은
씨앗이 키우기 위해 집중할 수 있어야 해서 라고 말한다.
씨앗을 키우기 위한 차단.
차단을 통해 수행을 하고 그를 통해 다시 오리지널과 접속하려는 안간힘..
자기 속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려 노력중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내게도 젖은 나무에 불씨 당기려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조한이 해야 할 일은 조한이 평소에 '고요'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했다.
내 고요함의 방법이라.
그것은 내겐 노력해서 얻었다기 보다 선물처럼 온 것인 부분이 크다.
그 시대와 환경, 특히 가족 환경.
그래서 활처럼 스스로 차단을 통해 얻은 경우가
고요함에 도달하는 법을 잘 일러줄 수 있을테지.
젖어 있는 장작으로 불을 피우기는 정말 힘들다.
그래서 아무 일도 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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