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2020 하자 창의 서밋에

조한 2020.09.08 20:38 조회수 : 91

하자 창의 서밋 인사

 

여기는 요즘 내가 다니는 하자 센터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곳이죠.

 

하자는 20년 전에 학교를 벗어나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창의적으로 살겠다는 청소년들이 만들어낸 동네입니다. 하자의 일곱 가지 약속에 보면 그런 마음이 잘 드러나 있지요. “하고 싶은 것 하면서 하기 싫은 일도 할게요.” “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하자” “하고 싶을 때 하자영화를 찍고 싶은데 못 찍게 해서,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데 입시 공부만 하라고 해서 학교를 떠나 하자 센터에 왔었던 10대 친구들은 이제 30대가 되었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영화감독이 되었고 디자이너가 되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하고 싶은 것 하자는 이 좌우명은 여전히 유효한지 궁금해지네요. 칠십 평생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온 나이지만 요즘 주변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 이들을 찾아보기 힘들어 좀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안정적으로 생존할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서입니다. 그런데 한편은 안정적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가슴에 사표를 품고 다닌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고 모두가 아주 혼란스럽고 힘든 시대를 우리가 거치고 있는 겁니다.

 

창의성 뭥미? 코로나19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우리는 지금 도대체 창의성이란 것이 무엇인가, 독창성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새삼 묻고 있습니다. 창의성을 발휘하다가는 직장에서 잘리고 만다면 누가 창의적이 되고 싶어 할까요? 그런데 한편 온라인에 올라온 무수한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모두가 창의적이고 독창적입니다. 두 개의 세상 사이에 걸쳐 우리는 좀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나는 그간 안 하던 짓을 하면서 독창성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둔다거나 남들이 벗은 신발도 가지런히 놓아서 다른 이들의 어질러진 마음도 조금 단정하게 만들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지요. 나는 창의적으로 일을 벌이기보다 조용히 도를 닦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지요. 지금처럼 이렇게 에너지를 쓰면서 살다가는 인류는 오래 살아남지 못할 텐데 그 생각을 하면 그만 우울해지지요. 그 우울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아주 창의적이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간 자신을 돌보지 않고 달려왔던 나를 바라보면서 마음에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것, 그래서 우물가에 맑은 물을 떠 놓고 기도하는 할머니의 마음으로 기도하는 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지구상의 생명체가 서로 돌보며 살아가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 영리해지기보다 지혜로워지려고 노력하는 것, 독존이 아니라 공존하는 존재가 되려고 하는 것, 나는 요즘 이런 방향에서 창의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 물론 여전히 나는 낯선 존재들, 요즘은 손자와 그 친구들인 신인류들과 재미난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만물은 서로 돕는다>를 구호로 삼은 <삼시세끼 소년 캠프>도 열었고, <왠지 이상한 멸종 동물 도감> 같은 도감을 읽고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동물에 대해 열 장 작업해오면 선물을 주는 <할머니 독서 클럽>도 운영을 시작했어요. 칠십 년의 세월을 살아서 노인이 되었지만 내가 여럿이 작당해서 함께 재미나고 유익한 일을 벌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삼단다방에서 벗들과 자주 창의적 활동을 벌입니다.

 

서울시 청소년 직업체험센터로 시작한 하자 센터가 올해도 어김없이 청소년 창의 서밋을 개최하게 되어서 마음이 뿌듯합니다. 이틀간 벌어지는 축제에 물리적으로든 온라인으로든 함께 하면서 눈인사 나누고 마음껏 즐겨봅시다.

 

2020년 하자 창의 서밋의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202098일 제주 삼달다방에서 조한

 

 

목록 제목 날짜 조회수
294 홀가분의 편지- 사회적 영성에 대하여 2020.09.01 103
293 하자의 감수성으로 자본주의 살아가기 2019.08.01 103
292 하와이 알로하 2020.02.05 102
291 책 추천사 -< 월경 :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지도를 그리다> 2020.05.09 98
290 모두가 신이 된 호모데우스의 시대 2019.08.01 98
289 어떤 ‘코로나 서사’를 쓸 것인가 (황정아) 2020.03.07 96
288 5/13일 대학은 COVID 19 국면에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나 file 2020.05.11 95
287 방과후 교사의 자리 2020.11.30 94
286 중국의 AI 교육 광풍 소식 2019.08.04 93
285 제주시 양성평등 주간 강연 자료 file 2019.07.07 93
284 플렛폼 이코노미 -아마존의 몰락? 홍기빈 2020.01.20 92
» 2020 하자 창의 서밋에 2020.09.08 91
282 마을 체육관에서 벌어진 방학 주말 학교 file 2020.01.27 91
281 운전기사가 보여주는 글로벌 세대 차 file 2019.08.04 90
280 DDP 디자인 박물관 기념 강의 발표자료 file 2020.08.15 89
279 새 기술과 의식이 만나는 비상의 시간 2020.11.30 88
278 사회적 영성에 대하여 2021.01.01 87
277 마르켈 총리의 코로나 사태 관련 담화 2020.03.20 87
276 개교하면 온라인 학습과 실공간 학습을 잘 엮어내야 2020.05.08 86
275 라이프 3.0 인문학 file 2019.11.26 86
274 다섯편의 영화를 보고 LA에 왔다 2019.07.26 85
273 <위기 시대, 사회적 돌봄과 공간 변화> (DDP 포럼) 2020.08.10 84
272 미래국가 전략 구성 포럼 file 2019.11.26 84
271 11/21 서울 지식이음 포럼 축제 기조강연 file 2019.11.25 84
270 THE GREAT HACK, 더 이상 공정한 선거는 없다 2019.07.27 83
269 좋은 인터뷰 2020.05.20 81
268 11/9 라이프 3.0 인문학 인트로 file 2019.11.26 80
267 큰 위기, 작은 소동, 그리고 재난 학교 file 2020.02.28 79
266 artificial intelligence, ethics and society 20200208 2020.02.09 79
265 새해 맞이 영화 2019.12.29 78
264 A green reboot after the pandemic 2020.04.12 77
263 혼자보기 아까운 풍광 멤모스 레이크 file 2019.07.28 77
262 다시 칼럼 쓰기로 2020.01.20 76
261 2019실패박람회 '지성인과의 대화-강연' 요청의 건 file 2019.07.24 76
260 경향 컬럼 여가부 관련 2020.08.09 75
259 대면 수업 시작, 혼란은 불가피함 2020.05.12 75
258 80,75,71세 노인들의 음악 세션 file 2019.07.28 75
257 무엇이 우리를 살게 하는가 2020.12.29 73
256 트럼프지지자들이 리버럴을 미워하는 이유 2020.02.18 73
255 대한민국 살기좋은 나라.... 2020.09.25 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