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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모스 5일째

조한 2022.07.21 07:53 조회수 : 153

7월 20일 수요일

 

제주에서 묵상 모임은 밤 9시에 했는데

이곳에 오면 새벽 5시다.

이곳에서 새벽에 참여했던 경희님은 한국에 갔고 

내가 새벽에 일어나야 할 판이다. 

그나마 한시간 뒤로 미루었지만 6시 40분에 겨우 일어났다.

그래도 눈 비비고 줌을 켜고 얼굴이라도 보고

비몽사몽간 경희님이 준비한 불경 텍스트를 천천히 소리 내어 몇번 읽었다.  

 

작은 세계는 곧 커다란 세계라고 알고,

커다란 세계는 곧 작은 세계임을 알며,

넓은 세계는 곧 좁은 세계임을 알고,

좁은 세계는 곧 넓은 세계임을 알며,

하나의 세계는 곧 무량한 세계임을 알고,

무량한 세계는 곧 하나의 세계에 드는 것임을 알고,

하나의 세계는 곧 무량한 세계에 드는 것임을 압니다.

 

또 더럽혀진 세계는 곧 깨끗한 세계임을 알고,

깨끗한 세계는 곧 더럽혀진 세계임을 알며,

하나의 털구멍 속에 일체의 세계가 있음을 알고,

일체의 세계 속에서 일체의 털구멍의 성질을 알며,

하나의 세계로부터 일체의 세계가 생하는 것을 알고,

일체의 세계는 흡사 허공과 같음을 압니다.

또 일념 사이에 일체의 세계를 낱낱이 알고자 하기 때문에

보살은 위없는 궁극의 깨달음을 향하여

마음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화엄경』〈초발심공덕품, 김지견 역, 민족사 1994

 

전박은 등산하러 일찌기 나갔고 

나는 아침을 챙겨 먹고 좀 졸다가 우연히 <5분 뚝딱 철학> 유투브를 보게 되었다.

아이팟을 한 쪽 귀에 꽂고 딩굴거리면서 공부하기 좋아하는 남자,

그것을 나누고 싶어하는 김필영PD 라는 분을 만난 것이다. 

플라톤 이후 근대 철학자들을 섭렵하고 

자신이 모르면 자기가 보는 유튜브도 소개하고

무게 잡지 않고 이런 저런 주변과 대중문화에 나오는 사례를 연결하고 

스크립트 장치도 마련하고 (스티브 잡스의 영어는 자동번역기가 제대로 스크립트를 못 써내고 있었지만)

그림과 도표와 사진도 활용하면서

자기만의 지적 작업장을 만든 그의 유튜브를 듣는 것은 유쾌했다.

역시 공대생이었고 경계를 넘나들었던 경험이 있는,

그래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케이스이다.    

중학생들이 다 보면 좋을 듯 한 강의다.

 

『5분 뚝딱 철학 : 생각의 역사』의 저자 김필영은 공대 출신 회사원 철학자다. 20여 년째 직장을 다니면서 철학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에 출강했다. 그가 회사에 다니면서 철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된 이유는 자신의 불안증을 해결하기 위해 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이런 저자의 이력으로 인해『5분 뚝딱 철학 : 생각의 역사』는 여느 철학책, 인문책보다 더 넓고 다채롭다. 존재론, 인식론, 윤리학, 정치철학, 종교철학 등 정통 철학 분야 뿐 아니라 논리학, 과학과 수학, 언어와 구조, 심리학, 미학까지 더 넓고 다양한 주제를 다채롭게 다루고 있다

5분 뚝딱 철학 - YES24

 

전박이 운전면허 필기 시험 보러 다시 비숍에 간다고 해서

책방와 화방에 들어볼 겸 다시 따라 나섰다.

역시 화방과 책방에 가면 고향에 온 것 같다.

51년째 책방을 하고 있는 70대 할머니와 딸 나이의 아주머니

그리고 할머니를 따라온 손녀들이 책방을 채우고 있다. 

저자와의 대화 등 활동도 이루어지고 있고

인권 세미나나 그림 그리는 워크숍에 대한 소식 등은 이런 곳에 가야 알 수 있다.

 

벌써 여성신문에 <나는 우영우가 불편하다 :당사자 가족이 본 우영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서로 추앙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에 바빠지길 바라는 나로서는 조금 불편한 이야기다.

그러나 실은 이야기 마당이 이렇게 펼쳐지는 것 자체로 기뻐해야 할 일이다.

전에 만들었던 것이지만 이번 우영우 건을 계기로 자폐관련 좋은 유투브들이 올라오고 있다.

예를 들어 이런 것.

https://youtube.com/watch?v=eOuiEFu745E&feature=share

겪어낸 이들의 이야기, 참으로 대단하시다.

일상에서 조용한 혁명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자녀에 대한 엄마들의 태도도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전박은 여전히 흥미로운 논문들이 나왔다며 열심히 읽고 쓰고

줌 강의 듣고 회의를 한다.

대단한 생명력/생존력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아직 본격적으로 산에 안 가고 워밍업을 하고 있다.

발에 티눈 같은 것이 났다는 핑계로. 

 

저녁에도 온천 가고 수영하고 산책하며 몸을 돌보았다.

네플릭스에서 <우영우> 후속편이 올라와 있어서

고향이 고속도로 건설로 파괴될 지경에 처한 마을 이야기 편을 보았다. 

이야기가 무궁무진 이어지는군.

한국 토건의 작태와 주민들의 반응을 이렇게 깔끔하고 흥미롭게 다시 그려내다니! 

작가와 피디와 배우들의 탁월함에 놀랄 뿐이다.

오랫만에 즐거움을 선물 받은 것 같아 고맙고 고맙다. 

 

넷플렉스에서 <Virgin River>가 계속 보여서 미드도 한번 볼겸 보기 시작했다.

LA에서 시골 마을에 간호사로 온 여성의 이야기.

LA에서 잘 사는 언니, 어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엄마처럼 동생을 돌본 언니가

계속 집으로 오라고 하는데 가지 않는다.

자기 삶을 'fixing"하려고 한 언니에게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많은 LA로는 돌아가지 않겠다면서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나는 마을에 남아 이런 저런 연을 이어가는 세팅이다. 

시리즈가 40이나 되니 아주 길 것 같아 보게 되지는 않겠지만  

<길버트 그레이프> <빌리지>에 나오는,

내일 없이 사는 오래된 마을의 삶,

어떤 면에서 '생존자'들의 삶을 그리는 마을 영화라 관심이 간다. 

조만간 전 세계가 그런 빌리지로 가득 찰테고 

그 때 빌리지의 삶은 어떠한 것인지,

또 어떠해야 할 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2편에서 병원 앞에 아기가 버려져있다.

예수의 탄생을 연상시킨다.

구세주가 나타나야 하는 시점을 암시하는 듯.

모두가 해방되고 싶은, 누군가가 와서 fix 해주기를 바라는,

그래서 서로를 애틋하게 만나고 떠나지 않고 머무는 모양이다. 

 

또 하나 신경쓰이게 하는 작지만 큰 일 중 하나

카드를 썼더니 카드 회사에서 이곳 돈이 아닌 원화로 계산될 위험성이 있으니

현지화로 하도록 등록을 하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원화로 계산이 되면 6%정도 더 돈을 내게 된다는 것이다.

시스템이 해야 할 일을 이렇게 일일이 개인에게 맡기는 지 모르겠다.

디지탈화로 이런 일은 자동으로 알아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사기꾼들이 많아져서 더 이런 일이 생기나....

판 자체가 사기판이라 그런가.....

그냥 한 동네에서 돈 안 쓰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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