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호혜의 감각을 키우지 못한 남자의 노년

조한 2021.09.13 09:18 조회수 : 219

오빠 친구가 섬에 큰 땅을 사서 혼자 된 남자들 와서 같이 살게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일의 세계에 익숙해져 살았던 사람들,

구제적으로 구체적으로 돌보는 경험을 하지 못한 남자 노년 문제를 살펴야. 

서로 돌보는 세계로 돌아가려는 여자 vs 홀로의 세계로 갈 수 밖에 없는 남자. 

 

마침 좋은 글이 나왔다. 

[조기현의 ‘몫’] 아픈 몸의 노동권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04046.html#csidx1a1f89fe2cee2faa3305fac72dc7f48 

 

함께 일하는 동료는 최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산에 들어가겠다는 아버지의 ‘선언’ 때문이다. 무작정 떠나려는 아버지를 두고 동료는 설득했지만, 도통 타협점이 보이지 않았다. 이게 다 아버지가 1순위 로 챙겨 보는 티브이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의 영향 때문에 벌어진 듯했다. 아버지가 왜 그러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몇년 전 아버지에게 파킨슨병이 찾아왔다. 용접 공으로 일하던 아버지는 행동과 인지가 느려져 인력사무소에서 받아주 지 않거나 현장까지 가서 쫓겨나는 일이 잦아졌다. 그나마 예전 현장 동 료에게 부탁해서 일당을 줄여서라도 현장에 남으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마땅치 않다. 이런저런 시도 끝에 한달에 서너번 정도 일을 나간다. 그 외의 시간은 자신의 쓸모없음을 견뎌내야 하는 시간일 따름이다. 만약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한다면 굳이 이 세상에 거절당하지 않아도 될 것이 다. 아버지가 원하는 삶은 단지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동을 하고, 그 노동 의 결실을 손에 쥐는 삶이다. 문제는 티브이 프로그램이 아니라, 이런 삶 이 불가능한 세상일 터였다. 나는 무릎을 쳤다. 그의 아버지와 나의 아버지는 공통점이 참 많았다. 치매가 시작된 나의 아버지는 지난날처럼 미장공으 로 일하고 싶어 한다. 중장년의 두 남성은 노년이 되기 전에 각각 파킨슨병과 치매라는 노인성 질환을 얻었고, 생산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몸으로 일하고 싶어 하며 방황했다. 어쩌면 누군가는 두 아버지를 보며 산업화 시대를 겪은 남성의 특징 을 찾을지 모른다. 자신을 돌보는 일은 안중에도 없고, 일밖에 모르고 일만이 유일한 가치라고 여기는 ‘증상’ 말이다. 하지만 적당한 ‘일’은 ‘자기 돌봄’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아픈 사람이 적정한 활동이 가능할 때 몸 상태를 고려해서 일을 하는 건 치료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치료나 회복보다 유지하고 돌봐야 하는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무작정 휴식을 강요하는 건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고, 많은 이들이 방치되는 꼴로 귀결될 수도 있다. 일과 돌봄을 칼로 무 자르듯이 가르는 것이 아니라, 일과 돌봄이 잘 섞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의 저자이자 ‘다른몸들’의 활동가 조한진희는 몇주 전 함께했던 대담 자리에서 ‘아픈 몸 노동 권’에 대한 논의의 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록 제목 날짜
406 어린이날의 다짐 2019.05.05
405 하자야 고마워! 2019.05.07
404 fragility 연약함에 대해 file 2019.05.07
403 자유 평화의 생일 file 2019.05.15
402 <멸종 저항> 단어가 주는 힘 2019.05.18
401 장자의 시 2019.05.27
400 아이들의 욕 2019.05.27
399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2019.05.27
398 이코노미스트 기자의 인터뷰 (꼰대) file 2019.05.27
397 또 한번의 인터뷰 (청와대 사건) 2019.05.27
396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의 욕 연구소 2019.05.30
395 봉감독, 열정어린 청년기를 보낸다는 것 2019.06.05
394 라이프 3.0 인문학 사라봉의 실험 2019.06.05
393 라이프 3.0 인문학 전시 준비중 2019.06.05
392 민들레 123호 오월은 푸르구나 2019.06.18
391 호모데우스 시대의 축복 2019.06.19
390 재미난 제주, 파상의 시대의 실험 2019.07.04
389 the prize winner 총명한 여장부 엄마에 대한 영화 2019.07.04
388 명필름의 <당신의 부탁> file 2019.07.05
387 재미난 교실 발표 ppt file 2019.07.06
386 제주시 양성평등 주간 강연 자료 file 2019.07.07
385 오름의 여왕 따라비에서 file 2019.07.07
384 2019실패박람회 '지성인과의 대화-강연' 요청의 건 file 2019.07.24
383 다섯편의 영화를 보고 LA에 왔다 2019.07.26
382 [AI가 가져올 미래] 전길남인터뷰와 제페토 할아버지 2019.07.26
381 mammoth lakes 고도 적응후 첫 나들이 file 2019.07.26
380 THE GREAT HACK, 더 이상 공정한 선거는 없다 2019.07.27
379 80,75,71세 노인들의 음악 세션 file 2019.07.28
378 혼자보기 아까운 풍광 멤모스 레이크 file 2019.07.28
377 하자의 감수성으로 자본주의 살아가기 2019.08.01
376 새로운 것에 대한 피로감과 탁월한 것에 대한 재수없음 2019.08.01
375 모두가 신이 된 호모데우스의 시대 2019.08.01
374 중국의 AI 교육 광풍 소식 2019.08.04
373 운전기사가 보여주는 글로벌 세대 차 file 2019.08.04
372 성평등 관련 인터뷰 (서울 신문) file 2019.08.04
371 <돌봄 인문학 수업> 추천의 글 2019.08.05
370 좋은 직장은 공부하는 직원들이 많은 곳 2019.08.06
369 다시 서울로 2019.08.18
368 기내 영화 다섯편 2019.08.18
367 활, 탐구하는 사람 2019.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