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 활짝 웃어라!- 문화인류학자의 북한이야기> 추천사

조한 2019.12.26 13:46 조회수 : 742

< 활짝 웃어라!- 문화인류학자의 북한이야기> 저자 정병호,

 

추천사

 

만나면 유쾌한 사람이 있다. 엉뚱한 일도 곧잘 벌이는 그의 주특기는 흑백으로 나뉜 세계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이다. 동급생 친구들이 독재 타도를 외칠 때 그는 공동육아운동을 시작했다. 남북 적대가 고착되어갈 때 그는 탈북자 연구를 시작했고 잠시 화해 무드 틈을 타 기근에 시달리던 북한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었다. 한일 감정을 건드려서는 안 되는 분위기에서 일본에서 강제 징용을 가서 떼죽음을 당한 일제 때 조선인 귀무덤을 찾아낸 그는 한일 평화 시민들의 순례 길을 만들고 완강한 국가를 설득해 위령제를 지나고 고향에 묻히게 했다. 때로 너무 앞서가거나 뒤서가는 듯한 그는 실은 누구보다 시대를 예민하게 감지하는 훈련된 인류학자이다.

 

이번에 그가 한 유쾌한 작업은 북쪽 사람들과 만나게 하는 일이다. “심리를 리해 못 하십니까?” “꼭 같으셔요” “민족보다 국민” “평양 ‘SKY캐슬과 대안교육” “기근 구호와 관료주의의 벽” “다문화는 민족말살론” “얘네들은 돈맛을 좀 들여야 돼!” 이런 제목을 달고 북쪽이 사람들이 사는 곳임을 느끼게 해준다. “소유나 존재냐의 그 질문을 더 이상 던지지 않게 된 지금이지만 그는 답한다. “소유가 아니라 존재이지. 국가 아니라 사람이지!” 공식비공식의 경계를 허물며 살아가는 북쪽 사람들이 연마한 삶의 기량틈새의 해학에 감동하면서 그는 분단으로 인한 문화적 이질성이 쉽게 지워지리라는 낙관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서로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북의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안경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며 이 책을 낸다고 그는 말한다. 적대와 대립의 질서에 익숙한 이들이 애써 거부하는 문화적 상대주의로 보는 시선. 이분법적 사유에 길들여진 사람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역지사지의 안경. 2020년이 되었다. 오래된 안경을 벗고 새 안경을 쓰기 위해 좀은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말하며 남북의 사람들이 만나서 벌일 유쾌한 무지갯빛 활동들을 상상해본다. 부지런히 그 지침서를 정리해준 정병호 선생에게 감사를 드리며! (조한 혜정, 문화인류학자, 연세대 명예교수, [탈 분단 시대를 열며: 남과 북, 문화공존을 위한 모색] 2000 공저자)

 

목록 제목 날짜
86 중딩 모임 이름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 2023.04.22
85 황윤 감독의 신작 <수라> 관객이 만드는 시사회 2023.04.22
84 우리 동네 중딩과 함께 놀고 배우고 2023.04.22
83 "챗GPT 사전에 ‘모른다’는 없다" (중앙일보 04292023) 2023.04.30
82 페미니즘 고전 읽기 2023.04.30
81 별꼴 소년들과 함께 할 영화 인문학 2023.05.13
80 세포들에게 감사 2023.05.22
79 나의 페미니즘, 창조적 공동체를 살다/살리 2023.05.24
78 박노해 시, 오늘 살아갈/죽어갈 자리 2023.07.06
77 조민아 <일상과 신비> 저자와의 대화 2023.07.12
76 <안심 협동조합 10년의 수다> 추천의 글 2023.07.14
75 사랑하는 당신에게 (영화)- 상실과 애도에 관한 이야기 2023.07.27
74 올 여름도 멤모스 호수 file 2023.07.27
73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톨레 2023.07.30
72 여성의 집단적인 고통체 -톨레 204-207 2023.07.30
71 국가 민족 인종의 고통체 2023.07.30
70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를 보며 2023.07.30
69 친절함, 호혜의 세계를 넓히려면 2023.07.30
68 아이의 고통체-톨레 2023.07.30
67 기내 영화관 4편 2023.07.30
66 기후 책 2023.08.02
65 호수는 그 자리에 그대로 file 2023.08.02
64 고통의 시학 2023.08.02
63 나는 매일 웃는 연습을 합니다. 2023.08.02
62 마을 셔틀 버스 file 2023.08.02
61 마을 음악회 file 2023.08.02
60 산 오르기 보다 peddling board file 2023.08.02
59 프린스턴 대학생 인턴십 file 2023.08.04
58 모니카가 뚝딱 만든 캠프 포스터 file 2023.08.04
57 와스프 지배의 공고화? <위어드> 출간 소식을 접하고 2023.08.06
56 멤모스 레이크 27회 숲 속 록 앤 불르스 2023.08.06
55 Kenny Wayne Shepherd band 2023.08.06
54 차 세대 키울 준비가 된 WUZHEN Internet Conference 2023.08.07
53 휴먼 카인드 2023.08.09
52 게으를 권리 2023.08.10
51 게으를 수 있는 권리 -다시 읽게 되는 2023.08.10
50 임마뉴엘 레비나스 2023.08.14
49 플라톤 아카데미 발표 개요 1.1 2023.08.15
48 9/3 금강스님과 참선 시간 2023.09.10
47 추석에 기원하는 글 2023.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