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모스 11일째 트롤리 일주, 그리고 잼 세션
7월 26일 화
산속에 있으면 날자 가는 줄 모른다.
어제는 그래도 등산 하느라 힘들었으니 오전에는 쉬는 모드로,
오후에는 4시에 있는 트윈레이크 갤러리 동네 사람들 잼 세션을 보러 가기로 했다.
한국서 열심히 일하다온 은진과 센의 동네 익히는 시간을 위해
느즈막히 아침을 먹고 빌리지에서 산으로 가는 트롤리를 탔다.
공공 교통편을 타고 동네를 둘러보면 금방 동네와 친해진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 트롤리 자건거 칸이 항상 모자란다.
그래서 미처 타지 못하고 삼십분후에 오는 토롤리를 기다려야 하는 정도다.
아, 나도 내년에는 꼭대기에서 한번은 자전거로 내려와보고 싶다.
준비를 해야지.
네 살 정도 꼬마들도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탄다.
열두어살까지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다니며 매우 만족해한다.
역시 십대 자아가 생기기 전까지는 아기를 낳은 사람들은
서로 사이가 나빠져도 부모 역할은 충실히 해야 한다.
아이를 낳은 부부를 보면 아이들이 자기나름 강건해질 때까지는
자기를 죽이고 어떤 식으로든 사이 좋게 지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래서 자신들도 성숙해진다.
재산 상속을 위한 결합이 아닌 경우,
부부는 성격차이로 얼마든 헤어져도 좋지만
부모는 헤어질 수 없는 것이고
부모 역할을 그래서 결혼의 첫번째 특권이자 의무여야 한다는 생각을 새삼 확인한다.
종점에 잠시 내려 호스 슈 레이크 사진을 다시 한번 찍고 트롤리를 타고 내려왔다.
가는 길에 호숫가의 작은 캐빈들,
말타는 아이들, 하이킹 하는 이들, 짐 실은 말의 똥,
카누와 서서 노 젓는 페들링 하는 사람들과 작은 롯지 등 한가로운 풍경이 이어진다.
서핑 보드 외에서 서서 노 젓는 것은 마치
예수가 물위를 걷는 것 같아서 한 번 해보고 싶은데
피부가 견딜 것 같지 않아서 참는다.
버스로 한 바퀴를 돈 후에 빌리지 가게들 구경하고 집에 와서 거나한 점심을 먹었다.
역시 다섯명이 시끌벅적 먹는 점심이 좋다.
네 시에 twin lakes 갤러리에 잼 세션이 있어서 갔다.
갤러리는 십년 전에 이곳으로 은퇴겸 내려온 문화적 생활을 원하는 부부가 만들었다고 했다.
코로나 때 문을 완전 닫았다가 이번에 수리도 하고 힘겹게 오픈했다고....
뒷마당에는 이 동네 사는 문화생활자들, 주로 백인들이 모여 있었다.
접시 하나씩을 만들어서 나누어 먹으며 끼리끼리 담소를 즐기는 분위기.
야외 극장 분위기도 좋고 음향도 양질의 시스템을 갖추고 전문가도 있는 것 같았다.
밥 딜런부터 내가 대학 이후 듣던 모든 노래를 주문하면
줍 박스처럼 부르는 Rocky라는 분이 전체를 보면서 진행하고 있었다.
재즈와 블루스 하모니카를 잘 부는 리키 (별명 허리케인)
워낙 거구라 바이올린이 장난감처럼 보이는 바이올리니트와
어딘가에서 숨어서 장단을 맞추는 드러머가 일단 무대를 이끌어간다.
어디서든 광대 노릇을 하는 오빠는 여기도서 역시
주변에 앉은 이들을 다 친구로 만들고
자신이 연주할 때 악보를 들고 있을 미녀를 섭외하고
무대에 올라 좌장을 압도 했다.
저 사회성이 어릴 적 엄청난 사람을 받은 데서 온다는 사실을 아는 나로서는
민망하거나 당황스러울 것 없지만
많은 이들이 당황해하면서 즐기는 모습이다.
그런데 점심에 먹은 닭과 콜라 때문인지 배에 가스가 차서
나는 집에 와서 쉬어야 했다.
음식 조심해야지.
특히 콜라와 기름진 것은 안 좋은 듯.
다른 이들은 빌리지의 전망 좋은 맥주 집에 가서
맥주 8가지 선보면서 fish and chips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전박사 나사에 다닐 때 같이 일했던 분이 팔로알토에서 사는데
연락이 되었다면서 이곳에 들러고 싶다고 하더니 결국 안 오기로 했다.
아직 환갑이 안 된 나이인데 허리도 나쁘고 적혈구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성한 사람들 찾아보기가 힘들다.
산호세에 사는 메츠 스쿨 교사였던 최영환씨가
매트 스쿨과 빅 픽처 컴퍼니 교육관을 실천하는 사람으로서 책을 냈다고 이메일이 왔다.
한국에 오고 싶고 번역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했다.
마침 유스 망고 김하늬씨도 LA에 있어서 함께 만나 재미난 일을 꾸며볼까 한다.
내년도 여기서 교사들 엠티 겸 어린이 캠프, 특히 여자 아이들 리더십 캠프를 해볼까 싶다.
일 벌이는 사람은 어디서나 일을 벌이고
비슷한 방향으로 가면서 또 즐거운 일로 만날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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