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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변화, 그리고 지시문 수업: 백승덕

johancafe 2010.05.13 16:06 조회수 : 3762

이제 방학이 반이 지나갔습니다.

다들 잘 지내시는가요? 오히려 불편하게 지내시나요 하고 물어야 할까요? ^^



여기에 들어오는 분들이 아마도 거의 없겠지요. 외국에 나가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얼마 전에 농활을 다녀왔습니다. 경북 안동과 상주, 의성, 예천 일대를 돌며 열심히 농활을 수행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모종의 동지애를 느꼈습니다. '생태'라는 것을 느끼고 '연대'라는 것을 느끼기 위해 진창 논에 들어가서 땀을 흘리는 친구들을 보면서 앞으로도 외롭지는 않겠다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가톨릭학생회에서 활동한지 5년째 입니다. 특히 연합회에서 활동을 하면서 서울 여러지역의 가톨릭학생회 친구들과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느끼는 것이 한가지 있습니다. '가톨릭학생회에 새로운 세대가 출현하고 있구나.'



제가 연합회에서 일을 맡은 것이 2004년 여름이었습니다. 당시 연합회의 단위가톨릭학생회들은 '02학번에서 '03학번이 운영과 동아리 분위기를 주도하는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단위에서 '98학번~'01학번의 (특히 예비역) 선배들의 입김도 센 시기였습니다.



잠깐 가톨릭학생회의 지난 시간을 이야기하면요, 대부분의 대학생 모임이 그랬듯 가톨릭학생회 역시도 80년대와 90년대 초까지 맑스나 김일성 성향의 활동이 많았습니다. 성서탐구 등의 교육보다는 이른바 '과학적 방법의 학습'이 주도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90년대 말부터 학생운동의 퇴보와 함께 비슷한 성향의 프로그램들이 사라져 갔습니다. 하지만 다른 것이 그 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공허한 시기였습니다.



제가 연합회를 맡았던 시기의 분위기는 이러한 분위기의 절정이었습니다. 이른바 고학번 선배들은 과거 선배들에게 들었던 무용담을 마치 동아리의 전설인양 떠들었습니다. 아이러니 한 것은, 그런 이야기를 하는 집회나 시위에는 나가지는 않았습니다. 뒷풀이 등의 관심사는 목숨보다 중요한 전통인 듯 하였고, 후배들이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자 하면 일단은 우려와 비판부터 쏟아 냈습니다. 그 것을 이겨내면서까지 동아리를 개혁하고자 했던 열정도 후배들에게는 없던 시기였습니다.



'정체성의 혼란' 이나 '과도기'라는 말이 너무도 친숙했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그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습니다. 하는 것은 없는데 뒷풀이를 위해 밤을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게 요구되었던 가톨릭학생회의 집행부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시간이기 보다는 동아리에 가입했다는 원죄에 대한 보속이었습니다. 단위 가톨릭학생회의 사정이 이러하니 연합회 조직에서 집행부를 맡을 친구들은 거의 전무했습니다.



05년 여름은 지독했습니다. 제 후임은 없고, 연합회는 여기서 문을 닫는구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고육지책으로 임기를 당겨서 '03학번을 뛰어넘어 '04학번 친구들이 연합회 집행부를 맡았습니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부서의 부장은 없었고 겨우 의장, 부의장 둘이서 연합회를 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분위기가 점차 나아진다는 느낌이 들더니, 최근 연합회의 사정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른 취직준비의 영향으로 기존의 선배층이 썰물이 빠지듯 빠져 나갔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단위 가톨릭학생회에서는, 1~2학년을 중심으로 성서를 공부하고 다양한 모임이 조직되는 추세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권위적이던 선후배 간의 분위기가 친구간의 분위기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탈권위로 나아가는 요즘 우리사회의 분위기와도 밀접한 것 같습니다.



그간 선배들의 모습에 실망을 해서일까요. 아니면 대학 이전에 이미 지금의 대학 분위기를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해서 그럴까요. 현재 단위가톨릭학생회에서 운영을 맡고 있는 친구들 중 '일탈'을 꿈꾸는 이들이 많습니다. 예능분야로 나아가고 싶은 이들도 있고,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싶은 친구들도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 활동하는 꿈을 가진 친구들도 있고, 적어도 자신의 전공과 적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고민할 새도 없이 흐름에 쫓겨갔던 그 이전의 선배들과는 분명 다른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번에 농활 기간 중에, 가톨릭농민회에서 제안이 들어와서 FTA 반대에 대한 시위를 상주 시내에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역시도 참여에 대해 저학년 일수록 열려있고, 참여하는 모습 역시도 굉장히 자유로워 보이기에 '이 세대는 새로운 것에 대해 열려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저는 새롭게 가톨릭학생회를 구성하고 있는 세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구세대(?) 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탈권위적이어야 하겠고, 무엇보다 각자가 원하는 것에 대해 긍정하고 지원할 수 있는 자세를 길러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시대의 문화인류학을 들으면서, 멋진 친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지난 학기 참 좋으면서도 부러웠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수업의 특수성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것이 대학 사회에 불고 있는 신선한 바람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단순히 이 수업의 특수성이 아니라, 대학 사회가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고 있고 그 안에 지구촌 시대의 문화인류학은 그 세대가 그들의 특성을 보다 빨리 피워내는 데에 도움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톨릭학생회를 대학 사회로 너무 비약했나요? 어쩌면 제 바램에 불과할 수도 있겠구요.^^ 어찌되었든 저는 지금하는 활동이 굉장히 즐겁습니다.



이런 기분을 나누고 싶어서 들어와 봤습니다. 그리고 언제 보고 싶다는 말도 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혹시 이번주에 볼 수는 없을지요..? 비가 금요일까지 억수로 온다니까 금요일 저녁 쯤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금요일 저녁까지 너무 많이 내리면 토요일도 좋겠구요...^^



혹시 보시는 분들이 있다면 연락해주세요~ 소규모로 보는 것도 참 좋아한답니다.^^



다들 즐거운 방학 되시길 바랍니다^^

7월 24일 백승덕

2006-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