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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리쉬 매일 경제

johancafe 2010.05.14 12:48 조회수 : 3705

싱가포르 금융허브는 `싱글리시` 의 힘
◆글로벌 리포트◆



`오케이 라(OK la), 야 라(Ya la).`

싱가포르 식 영어 `싱글리시(Singlish)`의 대표적인 표현이다. `오케이 라`는 오케이(OK)에 감탄ㆍ동의 등을 뜻을 지닌 중국어 접미사 라(la)를 관용어처럼 붙인 것. `야 라`는 예스(Yes)의 의미다.

부존자원도 없고 국토도 좁은 섬나라 싱가포르가 싱글리시 덕분에 세계 물류와 금융 허브로 꽃을 피우고 있다. 싱글리시는 엄밀히 따지면 영어도 아니고 중국어는 더욱 아닌 독특한 싱가포르 문화를 담고 있는 현지 토착어다.

싱글리시 역사는 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9년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할 당시 리콴유 정부는 국제무역이 국가경제 원동력이라는 판단에 따라 곧바로 공교육에 영어 도입을 추진했다.

이 같은 방침은 곧 중국인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혔다. 중국 상공회의소는 "중국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는 약속을 하라"며 정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특히 난양공대 학생들은 수차례 대규모 집회를 열어 영어 공용화 반대 대열 선봉에 나섰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떠밀려 마지못해 다른 화교권 학교들이 영어수업을 실시할 때도 난양공대는 끝까지 버텼다. 이들은 "영어가 공용어가 되면 중국 고유 문화와 독립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태는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정부의 영어공용화 실시 후 영어구사 능력이 있는 이들은 일자리를 쉽게 찾고 돈을 버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은 좀처럼 비즈니스 기회를 잡을 수 없게 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난양공대는 싱가포르국립대 등 다른 대학교들보다 늦게 영어수업을 시작하는 바람에 심각한 취업난을 맞았고 입학 지원자 급감으로 이어졌다. 결국 난양공대는 자존심을 버리고 영어수업을 전면 시행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 학교는 현재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100대 MBA`에 이름을 올린 국제적인 대학교로 거듭났다.

싱가포르에는 자식들 영어교육을 위해 가족 생이별을 감수하며 이곳을 찾은 한국인 `기러기 엄마`가 적지 않다. 현지에서 만난 한 기러기 엄마는 "아이들이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다 보니 비교적 쉽게 영어를 습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러기 엄마들 마음은 한결같다. 그저 아들딸이 싱글리시라도 제대로 했으면 하는 마음 아닌가.

[윤성회 싱가포르 무역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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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