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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홍보 자문 관련 메모

조한 2013.03.30 21:44 조회수 : 1320

 

 

2013328일 서울 마을 공동체 관련 홍보 자문 회의 이후의 메모 (조한)

 

마을 공동체 홍보(브랜딩) 관련 ? 김경희씨가 회의 요약을 잘 해주었지요. 요즘 최근 우리 동네 마을 사업도 관찰을 시작했고 때마침 홍보 자문회의에 들어가서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시간이 되면 토론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을 홍보 관련 유의할 첫 번째 사안은 많은 시민들이 현재적 삶이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변화를 원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동시에 시민들이 매우 다른 상황에 처해 있고 세대간 계층간, 좌우 간, 그리고 취향 공동체와 라이프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그 사고방식과 태도 상의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아주 바쁜 사람부터 마을에 거주하면서 바쁘지는 않지만 누군가를 돌보면서 마을에 거주하는 사람. 마을이라는 것이 지겨운 사람과 그리운 사람, 새롭게 그런 단어가 좋게 느껴지는 시민과 거부감이 큰 시민 (청년들 중에는 다시 공동체라는 말을 좋아하기 시작한 집단이 있는가하면 거부감이 여전히 심한 이들도 있고 이는 장년 세대에서도 마찬가지.) 각자가 자신의 경험에 갇혀있는 현 상태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시장주의에서 사람 중심 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일반적인 메시지가 나가면서 동시에 개별 시민 집단에 따른 홍보가 나가야 한다. 무조건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 아니라 적절한 메시지와 적절한 시점 Timing을 알고 가야 함 (광고계의 언어로는 평판관리, 이번 회의에서 배웠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이들에게는 오히려 거부감만 들게 할 것이므로 홍보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이와 관련해서 국가가 모든 것을 통계처리로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을 재고 해야 할 것임. 인류학자 제임스 스콧의 [국가처럼 보기] 참고. 이 책에서는 근대 국가의 계략 혁명’ (단순화와 가독성)에 근거한 사회공학의 문제를 다루고 있음) 현재 마을 사업에 관한 인지도는 50% 수준으로 최저라고 하는데 마을 사업을 두고 말 할 때는 이 정도면 아주 좋은 편에 속한다. 평판관리를 위해서는 시간을 갖고 준비된 사람들의 입을 통해 걸러지고 더 창의적이고 듣기 좋은 형태로, 발 없는 소문처럼 퍼져나가는 홍보를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호감,’ ‘공감을 갖는 시민의 수가 늘어나는 것이지 인지도 자체가 아니라는 것. 특히 지금과 같은 정보 홍수 시대에 무조건 많은 정보를 올리면 부작용만 커질 것이다. 정보의 질을 관리하여야 하는 만큼 정선된 사례를 올리고 나누기 쉬운 형태의 짧은 동영상을 쉽게 찾게 하는 것을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시리즈로 나가는 공익 광고: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 입니까” “당신의 삶, 지속 가능합니까?” “광활한 공간을 떠다니는 익명의 개인입니까? 정든 마을에 상부상조하며 사는 주민입니까?”(장소와 공간의 차이를 부각) “당신은 서울시의 고객/소비자입니까 주인/시민입니까?” “초대형 도시에 사는 익명의 존재 vs 환경과 이웃을 돌보고 배려하는 이웃” (전 시장의 정책에 반하는 정책으로 비추지 않도록 유의할 것- 요즘 민심은 그런 대립에 거부감이 있다.) “당신의 장례식에 와서 진정으로 슬퍼할 사람은 몇이나 됩니까?” 이런 카피들을 생각해보면 해요. “모른 척 해라. 못 본 척 해라,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류의 승자독식적 사유에서 벗어나게 하는 패러다임 전환적 공익 광고가 시리즈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것. “모든 것은 대기속으로 사라진다” -> “마을 공동체 활동, 프로젝트는 남아도 사람은 남습니다.” “주민 셋이 모이면 기적이 일어난다,”“함께 풀어가면 하나만이 아니라 여럿이 한꺼번에 풀립니다.”“오늘은 동사무소 나눔 부엌으로 와요.”라는 메모를 남겨두고 동 사무소 부엌에서 요리하는 주부. “동 사무소에서 밥을 나눈다고요?” “마을 장학금을 기탁하신 이웃들과 밥 먹는 날” “이번 겨울 내내 새벽과 밤새 눈을 치우신 분과 함께 합니다이런 선행 이웃 찾기와 함께 마을 환경 개선도 함께 한다. “겨울내 패인 길을 신고해주세요, 마을을 돌보는 주민 신고~” “마을 쓰레기 통을 바꿔주세요.”“”동네 세프에게 국 끓이는 법을 배우세요.“(20, 30대 바쁜 독신 남녀들이 함께 동사무소 부엌에서 요리하고 나누는 그림)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요? 동네 축구장으로 나오세요. 아이들도 함께요.” “남자 요리교실이 열립니다. 훈남들이 많은 우리 마을!” (마을 요리교실이 북적이도록 동네에 사는 연예인을 초대해서 함께 하는 방법도 있음) 가장 감이 올 수 있는 광고로는 추석때 벌어진 층간 소음살인사건, 이사 가서 떡돌리는데 문도 안 열어주는 옆집 아파트, 성추행 하는 아저씨, 북촌 고갯길을 깎으려는 황당한 일 등 돌봐지지 않는 장소/공간을 보여주다가 동네 청소하거나 눈길을 쓰는 분, 동네 축구나 야구팀 아저씨가 바바리맨이나 성추행 하는 아저씨를 혼내는 장면, 북촌 고갯길을 깎으려는 것을 막아내는 주민 회의, 치매 어머니를 이웃에게 잠시 봐달라고 맡기는 장면, 청년 남녀가 가꾸는 옥상 텃밭에서 싹트는 연애, 이웃 아주머니나 동네 대학생이 학교에서 일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웃으면서 함께 동사무소에 있는 마을 방과후 학교로 오는 모습 등, 아빠들과 주말에 짜투리 땅에 한평짜리 집을 짓는 장면 (땅콩집 이현욱 대표- 하자센터에서 진행 하고 있음, 모듈 하우스라 누구든 할 수 있다). 스토리 텔링과 공간 텔링이 마을 사업의 핵심이고 시민들은 이미 대중매체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만큼 동네에 사는 연예인, 유명인들을 잘 활용할 수 있다.

마을 사업은 mass media 보다 폴리folly라는 이동식 광고판과 동네 플래카드로 충분히 정보 전달이 가능 (홍은 2동 꿈틀의 성공 사례).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기만 하면 됨. 그간 불특정 다수를 향한 사냥꾼 식 홍보를 지양하고 채집인, 육아적 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사업도 하고 홍보도 그런 결에서 해야 하고 그런 차원에서 마을 사업을 홍보 자문회의를 포함해서 모두가 배우면서 가야 한다.

공동 학습과 마을 규약과 협약: 마을 사업은 시민 모두가 새로운 인식과 돌봄의 감성을 키워가야 하는데 이미 시민들은 너무나 소비자적인 태도와 성과주의적 몸을 갖게 되었다. 극히 타산적이고 소비사회의 예의에 익숙해진 시민들은 이미 상당히 소심하거나 충분히 타인의 말을 이해할 시간도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쉽게 무시와 모욕감을 느끼고 분노하게 되면서 점점 사람관계를 기피하고 만나도 피상적인 대화만 나누거나 온라인 소통을 시도한다. 마을 활동가들도 성급한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가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일정하게 도를 닦아야 하는 시대. 마을 규약은 이런 차원에서 새로운 관계성을 생각해보게 하고 준비된 마을 주민들이 좀 더 쉽게 마을 살이를 시도해볼 수 있게 할 것이다. 겸손해지는 것, 자기가 모른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 여기에 기자도 마을에 마구 취재하러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 남의 동네를 방문할 때의 예의 등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홍보 자문회의에서 이야기된 홍보 십계명이란 이름보다 마을관련 규약(향약)” 또는 마을 살이를 위한 7가지 약속이런 정도의 글이 좋을 것 같다. “공감능력과 배려이런 단어들이 널리 사용되고 회자된다면 마을 개념이 쉽게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광고기획회사가 사용하는 전략/속임수에 대해서는 책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그리고 현재 가족이 얼마나 쫓기는 삶을 살아가는 결핍상태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주은의 [기획된 가족] 책 참조.)

마을 사업 관련 현 단계에 대한 인식: 초기 착한/사회적 마인드가 풍부한 주민들에 위한 마을 공동체 모델의 한계 (성미산, 삼각산 등)를 인지할 필요가 있다. ‘착한 사람들,’ 사회를 구하고 싶고, 그래서 사회에 필요한 일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은 바로 자신이 옳고 좋은 일을 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친절하지 않다. 워낙 좋은 일을 하고 있기 그것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일을 하는데 상대는 건방지고 무시한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보통사람들은 이미 시장에서 소비자 고객을 깍듯이 대하고 존중하는 듯한 태도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시장적 친절함에 익숙해진 시민들에게 마을 프로젝트에 열성인 사람들의 활동은 거만해보이거나 특별한 사람들, ‘그들만의 리그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 (이 관련한 논의로 [누가 내 생계를 위협하는가?] [진보의 몰락] 참고할 것) 마을 사업이 이제 다음 단계로 이행하고자 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사안이다. 보다 많은 이들의 개인화된 삶을 해결하기 위해 마을 공동체 사업을 하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현재 하는 일의 수준과 영역을 크게 높이고 넓혀야 할 것이다.

속도 조절: 마을 사업은 돈이 먼저인 경우 성사 되지 않는다. 사회적 기업 도, 어쩌면 기업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적절하게 지원이 들어가야 하고 그런 면에서 지원의 노하우가 세밀하고 섬세해야 한다. 모델 잉큐베이팅 과정이 중요하고 실험이 필요하다. 사례를 제대로 내놓은 만한 사람들에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 이미 마을 살이를 풍성하게 할 일을 해온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 지 알아내고 그들을 한 자리에 모아 서로가 그간 해온 작업을 나누고 배우면서 기운을 내는 자리가 많아져야 할 것이다. 회의 테이블의 활성화, 곧 회의 구성을 제대로 하고 아젠다를 제대로 마련하면서 회의가 얼마나 생산적인 지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방법이 마을 사업의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마을 카페, 청년들이 만드는 텃밭 등을 통해 새로운 만남의 자리와 회의문화가 만들어져야 하고 특히 일상의 먹거리를 중심으로 나눔 부엌, 남자들의 요리교실 등이 활성화되면 앞으로 사업이 획기적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나눔 부엌이나 마을 축제, 건축상 등을 연결해서 연대 프로젝트를 하는 등 속도를 빨리 가지 않으면서 질을 높혀갈 수 있어야 한다. 마침 내가 우연히 심사위원을 해주었던 정림 학생 건축상의 경우 마을 사업과 직결된 우수한 작품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folly의 활용 (한양대 건축학과. 동네 탈환팀, 일상의 건축 정림학생 건축 우수상 수상팀, 허준영, 김지현, 정기역), 청년들에 의한 열악한 마을 살리기 (‘성수동 주인공들의 공간’ by 김현숙 정희윤 홍익대, ‘잃어 버린 사계창신동 봉제 공장 백윤경, 원종훈, 김신혜 한양대 건축학과 대학원) 프로젝트 등 다른 영역에서 벌어지는 마을 살이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연결해나갈 필요가 있다.

[명저 새로 읽기]제임스 스콧 <국가처럼 보기>

근대 국가 건설 장치인 동시에 국가적 비극의 원인이 된 하이 모더니즘
여기 근대를 보는 또 하나의 시각이 있다. 하이 모더니즘(high modernism)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견해를 제출한 사람은 바로 동남아시아 연구로 널리 알려진 제임스 스콧이라는 미국의 인류학자이다. 스콧은 하이 모더니즘을 말하기 위해, 단순성과 가독성이라는 개념을 먼저 꺼낸다. 단순성이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다. 가독성 곧 국가가 잘 읽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통치대상을 단순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가가 단순성을 높이는 과정은 대표적으로 계량혁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계량혁명이란 곧 길이·부피·무게 따위를 재는 방식을 표준화하고 단순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시장교환의 성장, 계몽주의 철학과 대중의 정서, 시민혁명과 근대국가 건설이라는 세 가지 요소에 의해 촉진됐다. 요컨대 측정 기준이 동질화된다는 것은 더 큰 해방으로 향해 가는 단순화과정의 일부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새로 구축된 계량체계는 상업과 산업의 언어가 됨으로써 자본주의 성장의 바탕이 되었고, 이는 새로운 시민권 개념을 배태했으며, 중앙집권적인 근대국가를 만드는 초석이 되었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13100007.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200pixel, 세로 305pixel

계량혁명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단순화는 더욱 정교한 조세와 징병 체계를 갖추기 위해 도입되었으며, 이를 통해 국가의 능력은 획기적으로 신장되었다. 단순화를 통하여 높아진 국가능력은 바로 높아진 가독성을 통한 것이었다. 국가는 자신의 백성과 그들의 환경을 단순화함으로써 가독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그들을 관리하려 하였던 것이다. 성씨를 창제하고, 도량형을 표준화하며, 토지를 조사하고, 인구를 등록하며, 언어와 법률을 표준화하고, 도시를 설계하며, 교통을 조직화하는 등의 제반 조치들은 바로 이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제임스 스콧은 하이 모더니즘을 국가의 눈을 통해 바라본다. <국가처럼 보기:왜 국가는 계획에 실패하는가>(에코리브르)가 바로 그것이다. 근대를 국가의 눈으로 볼 때,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그는 하이 모더니즘 이데올로기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과학과 기술의 진보, 인간의 필요에 대한 만족의 증가, 자연에 대한 법칙적 이해와 정복,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사회질서에 대한 합리적 설계 등과 관련해 갖고 있는 자기 확신의 강력한 버전이 하이 모더니즘 이데올로기의 내용이다. 근대에 대한 일반적인 시선과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 단 인간의 자연과 사회에 대한 우위 혹은 변화가능성을 근육처럼 단단하게확신하는 이데올로기라는 점을 강조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윤해동, 경향 신문 20133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