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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만 잘하는 대학생

조한 2011.12.17 11:23 조회수 : 5638

 

입력 : 2011.12.15 08:20

http://blog.chosun.com/blog.log.view.screen?blogId=35727&logId=6071160




자본주의 4.0 | 제3부 - 교육에 답이 있다




[자본주의 4.0 | 제3부 - 교육에 답이 있다] 같은 高복지… 남유럽 망해가고 북유럽 성장… '교육 사다리'가 운명 갈랐다

북유럽, 교육 통한 계층이동… 가장 역동적인 사회 만들어 남유럽, 복지혜택만 누려

"복지는 아무렇게나 하는 게 아니에요!"

스 웨덴 스톡홀름의 회사원 예릭(38)씨는 그리스·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의 아슬아슬한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북유럽처럼 교육과 산업, 복지를 연결하는 시스템 없이 겉모습만 복지를 흉내내서는 나라가 망하는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남유럽 국가들이 과잉복지의 후유증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몰리고 있는 반면 스웨덴·덴마크·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남 유럽과 북유럽 모두 전통적으로 '고(高)복지' 국가를 추구해왔지만 글로벌 위기를 맞은 지금 이들의 '성적표'는 전혀 다르다. 예컨대 스웨덴의 국가채무는 1999년부터 2009년까지 20억달러(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이탈리아는 1조2076억달러에서 2조3345억달러로 93.3% 급증했다.

북 유럽 국가들은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스웨덴은 5.3%, 핀란드 3.1%, 덴마크는 2.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그리스(-4.5%), 스페인(-0.1%) 등 남유럽 국가들은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다.

'고(高)복지'를 하겠다는 나라들 사이에 왜 이런 격차가 벌어졌을까. 전문가들은 교육에서 근본요인을 찾는다.

북 유럽 국가들은 기업과 교육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산업특성에 맞는 인력자원을 적기(適期)에 양성하고,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이 활발한 사회를 만들어 외부의 충격에도 안정적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을 동시에 이뤄내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남유럽 국가들은 만성적 과잉복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인적자본을 키우는 데는 실패했다.

'자본주의 4.0'의 저자인 아나톨 칼레츠키는 "스웨덴의 교육은 잠재적으로 자본주의 4.0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웨덴 교육청 스타판 엥스트룀 교육관은 "북유럽의 교육시스템은 부자와 가난한 학생들이 '공정한 룰' 속에서 같이 경쟁하도록 하며 이를 통해 계층간 이동을 가능하게 해 왔다"고 말했다.


☞교육 사다리


가난해도 공부만 열심히 잘 하면 경제적·사회적 신분이 중·상위층으로 상승하는 것. 과거 산업화 시대엔 주요 대학 졸업, 국가시험 합격 등이 교육 사다리 역할을 했으나 최근엔 사교육 경쟁이 심해지면서 가정 형편이 어려우면 주요 대학 입학도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의전원(의학전문대학원) 등에 다니기가 힘들어져 교육 사다리가 약해지고 있다.


 

[자본주의 4.0 | 제3부 교육에 답이 있다] (1) 북유럽의 인적자본 키우기 - 스웨덴 기술교육 현장 가보니

스웨덴, 기업이 고교 교육 때부터 참여… 시장경제 지킨 힘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외곽 쿵엔스 쿠르바에 있는 '스톡홀름 자동차기술 직업고등학교'의 실습실. 장차 자동차회사에서 일할 학생을 위한 교육장이지만 대형 자동차 정비공장을 방불케 했다. 13t 스카니아(Scania) 대형 트럭의 차체 앞부분이 하마처럼 입을 활짝 열고 있었다. 그 앞에 소년티를 벗지 못한 학생들이 해부 실습을 하듯 엔진과 부품 하나하나를 뜯어보고 있었다.

이 학교의 다른 실습실에선 시트로앵, 오펠, 푸조, 볼보 승용차와 야마하 오토바이 앞에서 같은 교육이 이뤄지고 있었다. 정비 실습을 하던 2학년 마르쿠스군은 "당장에라도 나에게 고장 난 자동차를 가져오면 분해해 고칠 수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위기 속에서 빛나는 교육의 힘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남유럽 나라들이 국가 부도와 재정 파탄의 공포에 떨고 있는 데 비해 북유럽 국가들은 끄떡없이 순항하고 있다.

기 업주도의 청소년기(期) 기술 교육→첨단 인재 배출→기업의 시장(市場) 경쟁력 강화→고용 안정→안정된 경제성장의 선순환(善循環)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구가 수백만명 수준으로 적은 것도 이같은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그 대표적인 나라 중 하나가 스웨덴이다.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는 전문성으로 무장돼 있어 스웨덴 기업들의 경쟁력이 튼튼하게 버티고 있고, 직원들도 실직(失職)의 공포 없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이 처럼 막강한 스웨덴의 인적(人的) 자본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우선 기업들이 중등교육 단계부터 직접 교육에 참여한다. 기업들이 학생 교육의 핵심 주체로 참여해 인적 자본을 축적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첨단 전문 기술을 가르쳐 길러낸 인재들은 사회에 나와 적재적소(適材適所)에 배치되고, 새로운 가치와 부(富)를 창출하면서 꾸준히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글로벌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인적 자본의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것이다.



스톡홀름 자동차기술고의 세데르베리 교장은 "학교 교육에 참여하는 자동차·부품·기계회사들이 180여개"라고 했다. 교사 40명 중 23명은 자동차회사에서 일하다 교사로 전직한 사람들이다. 이 같은 시스템을 갖춘 자동차 전문계고가 스웨덴에 122개나 된다.

2007 년 이 학교에 입학한 칼레(20)씨는 3년 동안 2500시간 중 1250시간의 중장비 기술 교육을 받았다. 지난해 스카니아사(社)에 취직한 그는 현재 정비공으로서 2만2000크로나(약 368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 스웨덴 기업의 CEO 중에서는 대학을 나오지 않고서도 '밑바닥'부터 출발한 경우가 많다.

창의력과 문제 해결능력이 핵심

스웨덴 교육청의 스타판 엥스트룀 교육관은 "스웨덴 교육은 지식 전달보다는 창의력과 책임 의식을 키우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둔다"고 말했다.


스톡홀름 비트라학교(초등학교 과정)의 수업은 철저히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흥미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영어시간에는 동굴 모양의 교실 안에서 영화를 보며 영어 표현을 익히고, 음악시간엔 최신 노트북에 깔린 작곡 프로그램을 통해 '초자연적 음악'을 직접 만든다.

스 웨덴 교육의 또 다른 특징은 '교육 낙오자'가 생기지 않도록 국가와 학교가 책임지고 가르치는 것이다. 스톡홀름 브롬마에 있는 뉘아학교(초·중학교 과정)는 6~9학년(우리의 초6~중3) 학생 중 주의력 결핍 학생은 따로 반을 만들어 학생 1명당 3명의 교사가 맡도록 한다.

일반 학생이 특정 과목을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면 특별수업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그래도 더 도움이 필요한 학생은 임시로 개설되는 '반복학습반'에 3~4명이 편성돼 따로 특별수업을 받아야 한다.


 

[자본주의 4.0 | 제3부 교육에 답이 있다] 북유럽, 초·중등校부터 일반·직업학교 나눠 교육

덴마크·핀란드 등 5개국, 국가 교육 경쟁력 상위권에

북유럽 국가의 높은 교육 경쟁력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잘 드러나 있다. 올해 59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의 교육 부문에서 덴마크(1위), 아이슬란드(2위), 핀란드(3위), 스웨덴(4위), 노르웨이(9위) 등 북유럽 5개국 모두 10위 안에 들었다. 이들 국가는 최근 10년간 항상 10위권 안팎의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29위로 지난해(35위)보다 6계단 올랐다.

IMD 교육지표는 교육 관련 공공 지출, 영어 숙달도, 문맹률, 고등교육 이수율, 교사 1인당 학생 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점수 등의 각종 통계 자료와 교육제도나 대학 교육이 사회와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내고 있는지에 대한 기업 경영인 설문조사 등 총 16개 항목을 비교해 순위를 매긴다.


북유럽 국가들은 학업성취도 평가 점수나 영어 숙달도는 물론 기업과 사회의 만족도 항목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초·중등학교 때부터 학생의 적성과 흥미에 따라 일반학교와 직업학교로 나눠 철저한 실무 교육을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많아 학생들이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학교에서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성균관대 양정호 교육학과 교수는 "북유럽 국가들은 학생들의 적성을 일찍 파악해 취업 교육을 하고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잘 갖춰 학력이 높으면서도 기업과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를 길러낸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고등교육 이수율이나 학업 성취도 점수가 높은 데 비해 기업이나 사회 만족도는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자본주의 4.0 | 제3부 교육에 답이 있다] (1) 북유럽의 인적자본 키우기―英 케임브리지大 장하준 교수 인터뷰

"인력 70% 낙오 한국 교육… 자본주의 위기의 한 원인"

극 심한 빈부격차와 사회갈등을 초래한 신자유주의를 비판해온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는 "극단적인 자본주의 모순을 극복하는 데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교육'은 지금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대학 졸업장이 목적인)교육 실상과는 달라야 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학생과 학부모에게 주어야 하고 공정한 룰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교육이 제대로 역할을 해 사회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국가는 북유럽의 스웨덴, 핀란드 등"이라며 "이 국가에서는 성장 환경이 좋지 않은 아이들도 교육을 통해 국가 사회의 중요한 인적자원으로 길러낸다"고 말했다.

―한국의 인적자본은 글로벌 차원에서 어느 수준인가.

" 이공계 분야를 기준으로 보면 미국, 스위스 등 선진국과 비교해 기껏해야 60~70% 수준밖에 안되지 않겠나. 인적자원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하는 국가들은 모두 교육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필리핀, 나이지리아에서 영국에 유학 온 친구들 중에는 굉장히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자국(自國)의 교육시스템이 못 받쳐주니 외국으로 가는 것이다."

―교육 시스템이 나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나.

" 열심히 하면 계층을 올라갈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사람들이 진짜 열심히 하는데 (교육 시스템이 나쁘면) 그게 막힌다. 가정환경이 안 좋은 애들이 '이런 거 해서 뭐하나'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 그렇고, 우리나라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60~70년대까지만 해도 맨땅에 헤딩하듯이 열심히 해서 머리 좋은 애들이 노력하면 됐는데, 이제는 시스템 자체가 바뀌었다. 대학 가는 것도 돈이 있어야 된다."

―계층 이동에 있어서 북유럽과 미국의 차이점은 뭔가. 한국은 어디에 가깝나.

" 북유럽 국가들은 계층 순환도가 제일 높다. 선진국 중 미국, 포르투갈이 제일 낮다. 한국은 옛날에는 북유럽에 가까웠는데 점점 미국 쪽에 가까워지고 있다. 북유럽이 계층 순환도가 높다는 것은 복지제도가 잘 돼있고,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보수 좋은 직장에서 의미있는 일을 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3.0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교육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 결국 잘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을 인정해주지 않으면 망하게 되어 있다. 공산주의 체제가 그래서 무너진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기회의 불균등을 사회 시스템이 해소해줘야 한다. 또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너무 괴롭지 않게 살 수 있어야 한다. 성공한 사람을 보상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패한 사람을 극한 상황에 몰아넣으면 성공한 사람도 즐거운 게 아니다. 패자 부활전을 자꾸 만들어줘야 한다. 북유럽 복지 제도의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실직을 해도 정부로부터 실업 수당과 함께 교육을 받아 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득에 따른 기회 불균형이 사회에는 어떤 악영향을 끼치나.

" 소득에 따라 교육 기회가 박탈되면 부모가 부유하지 않은 아이들은 아예 게임도 못하고 떨어져 나가게 된다. 사회 전체로 보면 인력풀을 100% 쓰지 않고 30%만 쓰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인적자원 활용을 잘하는 곳은 스웨덴, 핀란드, 스위스 같은 나라들이다."

―미래 사회에 필요한 창의적인 인재를 키운다는 측면에서 무엇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가.

" 지적 권위에 도전할 수 있는 태도를 길러주는 것이다. '이게 창의적이다'라고 교사가 가르치는 것은 이미 창의적인 것이 아니다. 한국은 여전히 권위적인 문화가 있어 지적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을 곱게 안본다. 그런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창의성이 자라는데 한계가 있다. 또 집단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사회적 기반이) 있어야 한다. 창의성은 스티브 잡스 같은 개인만 있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제도 개혁은 어떻게 해나가야 하나.

" 모든 제도가 갑자기 바뀔 수는 없다. 긴 목표를 갖고 차근차근 가야 한다. '북유럽처럼 대학 안 가도 즐겁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목표를 갖고 가면서 대학 입시 제도, 직업 구조, 공공시스템 등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일제 시대 후 문자 해독률이 22%였던 나라(한국)가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교육을 많이 받는 나라가 됐다. 복지 제도를 통해 가난한 애들도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어른들에게도 패자 부활전을 만들어줘야 한다."

☞ 자본주의 4.0 시대의 교육

‘자 본주의 4.0’은 소프트웨어 버전(version)처럼 진화 단계에 따라 숫자를 붙일 때 네 번째에 해당하는 자본주의라는 뜻. 자유방임의 고전자본주의(1.0),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 1930년대 수정자본주의(2.0), 1970년대 말부터 시장의 자율과 무한 경쟁을 강조한 신자유주의(3.0)에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모색되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자본주의이다. 성공한 사람이 더 큰 성공으로 나아가도록 장려하고, 낙오한 사람에겐 재기의 기회를 주면서 끌어안고 가고, 다수의 행복과 안정된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자본주의 4.0 시대를 구현하려면 결국 교육이 핵심 해법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자본주의 4.0 시대의 교육은 소득의 규모에 상관없이 개인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공정한 룰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길러진 인적자원들이 국가적·사회적 부가가치를 새롭게 창출해 내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안석배 기자 sbahn@chosun.com
김연주 기자 carol@chosun.com

 

[자본주의 4.0 | 제3부 교육에 답이 있다] 한국 학생 53% "학교 수업시간 불행"

본지 여론조사 - 학부모 70% "인적개발 안돼", 기업 인사담당자 75%는 "필요로 하는 인재 못 키워내"

자본주의 3.0시대의 한국 교육은 학생도, 학부모도, 사회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선 진국의 교육 시스템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은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본지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월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학교생활을 불행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학교 수업을 받으면서 기쁘거나 행복하다고 느끼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3.4%가 '약간 불행' 혹은 '매우 불행'이라고 답한 것이다. 대부분 중3 이상으로, 하루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는 16세 이상 학생의 경우엔 60.4%로 더 높았다.

또 수업시간에 질문을 한 번도 하지 않았거나(42%), 교사에게 질문 혹은 반대 의견을 냈다가 꾸중을 들은 적이 있으며(45.4%), 부모와의 주 대화 주제는 공부(성적·42%)라는 학생들이 많았다.

학 부모 역시 아쉬움을 나타내기는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에서 학생들의 개성·특성을 반영한 효율적인 인적자원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학부모의 70%가 '전혀 그렇지 않다'거나 '별로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대체로 그렇다'나 '매우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29.7%에 불과했다.

기업 인사담당자의 75%도 현재 한국의 교육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워내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이렇게 된 이유로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수업 방법(59.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우 리 사회는 그래도 사회 갈등의 매듭은 교육에서 풀어야 한다는 '교육 희망론'을 잃지는 않았다. 학부모의 58.3%, 기업의 65%가 교육시스템의 발전과 개혁이 자본주의 문제 극복의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직은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이 가능(학부모 72%, 기업 78.5%)한 만큼 학생 개개인이 갖고 있는 재능을 발견해 이를 키워주고, 인성 교육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선 노력을 하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였다.

 

[자본주의 4.0 제3부 - 교육에 답이 있다] 미셸 리 前 미국 워싱턴DC 교육감 인터뷰

"교육으로 계층상승 가능해야 자본주의도 지속 가능하다"

미국의 공교육 혁신을 이끌어온 미셸 리(Rhee·사진) 전 미국 워싱턴DC 교육감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국이 초유의 금융위기로 사회불안에 빠진 것과 관련, "자본주의가 안정되고 지속가능하려면 탄탄한 교육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모든 사람은 신분 상승의 기회를 똑같이 가져야 하고, 교육은 그것을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런 시스템이 잘 갖춰진 국가가 앞으로 더욱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계인 리 전 교육감은 2007년 미국 전역에서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꼴찌였던 워싱턴DC 교육감으로 부임, '교육 개혁의 전도사'라는 평을 들었다.

그 는 최근 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학창 시절 부자 학생과 가난한 학생은 똑같은 교육을 받지 못해 자연스럽게 학력 차이가 생기게 된다"며 "이 학력차가 성인이 됐을 때 소득 격차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 많은 자본주의 국가가 안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학생이 부모의 재산이나 사는 곳에 상관없이 제대로 된 교육, 균등(均等)한 교육을 받으면 자기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최대의 성과를 거두고, 그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 정형편 때문에 공부를 포기하고 낙오하는 학생이 늘고, 이것이 시장경제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는 현상에 대해선 “먼저 어떤 학생이 주변환경 때문에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닌지를 찾아내고, 이를 개선해주는 사회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에만 맡겨둘 정책이 아니며, 개인과 사회가 다 함께 나서서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미 셸 리 전 교육감은 이를 위해 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 DC에서 교사들에게 학생들의 학력 향상도에 따라 급여를 올려주는 새로운 교사 계약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기업이 예산의 일부를 지원해 학생들의 학력을 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결과를 중시하는 문화와 책임지는 구조 등을 갖춘 기업이 공교육을 바꾸는 데 직접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 는 한국과 미국의 교육을 비교하면서, “두 나라 모두 한쪽으로 치우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미국은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창의성만을 강조해 전반적인 학력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한국은 학력을 올리는 데만 집중하고 창의력과 비판적인 사고를 키우는 것에 소홀하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과 한국은 서로에게서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 는 “더 나은 자본주의와 사회통합을 위해선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과 고용안정이 필수이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창의력을 갖춘 인적자본의 형성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한국의 교육은 학생들의 다양성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과목 이외 활동을 더 폭넓게 허용하고, 운동장에서 뛰어놀 시간을 많이 줘야 아이들의 창의력을 함께 키워줄 수 있다”고 충고했다.

미셸 리 전 교육감은 재직 시절 ‘학생 중심주의’를 내세우며 ‘부실(不實) 교사’들을 과감히 교단에서 퇴출시키는 개혁을 강행했다. 지난해 교육감에서 물러나 ‘스튜던츠퍼스트(studentsfirst)’라는 교육운동 단체를 설립해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자본주의 4.0 제3부 - 교육에 답이 있다]아이비리그 졸업생 5명 중 1명, 빈민가 교사 지원

美 비영리 교사양성 기관 TFA

2009년 예일대(생물학)를 졸업한 니콜 오크만씨. 비영리 단기(短期) 교사양성 기관인 '미국을 위한 교육(TFA·Teach For America)' 소속 교사로 주로 미국 내 빈민가(街)의 학교에 가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연봉은 4만달러(약 4500만원) 정도. 예일대 졸업생치고는 낮은 보수에 속한다. 그런데도 그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돈이 없는 부모 밑에서 자라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 가난이 대물림되는 현실을 바꾸려면 '교육'만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그는 유색 인종이 60%가 넘는 미국 휴스턴의 베이커 리플리 차터 스쿨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학생들이 공부에 몰두하게 만드는 방법을 밤새 연구했다. 어느 날, 읽기 영역에서 꼴찌를 하던 학생이 "선생님! 저 읽기가 좋아졌어요"라고 했다. 그는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된 학생도, 그 학생을 변화시킨 나도 정말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기업과 사회단체의 움직임은 전 세계에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기업뿐 아니라 교사들이 만든 비영리 단체들이 가난한 학생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제공해 미래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키워내고 있다.

1991 년 웬디 캅이 설립한 비영리단체 TFA는 명문대학 졸업생을 선발해 5주간 교육한 뒤 빈민 지역에서 2년간 일하도록 한다. 평균 연봉은 3만5000달러(약 3900만원)밖에 안 되지만, 매년 하버드·예일·프린스턴대 등 아이비리그 출신 다섯 명 중 한 명꼴(약 18%)로 교사에 지원한다.

미셸 리 전 워싱턴DC 교육감도 TFA 교사 출신이다. 저소득층 학생들이, 미국에서 가장 실력이 우수한 젊은이들에게 배우게 되는 셈이다.

TFA의 성과는 놀랍다. TFA 교사에게 배운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서 수학·과학 등의 점수가 월등하게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본주의 4.0 제3부 - 교육에 답이 있다](2) MS의 교육기부 프로그램 참여한 호주 달라스스쿨

교육 패자부활… 어제의 낙오자, 시장경제 리더로 키운다

호주 달라스에 사는 타소스(12)는 그리스 이민자 3세다. 궁핍한 집안 형편과 서툰 영어 때문에 늘 주눅이 들었다. 희망도, 세상에 대한 관심도 없었다. 남들 앞에서는 말도 제대로 못해 학교에선 그저 '가난하고 조용한 아이'로 통했다.

그랬던 타소스에게 변화가 생겼다. 타소스가 다니는 학교가 작년 초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운영하는 '이노베이티브 스쿨'에 참여하면서 그에게 새 세상이 열렸다. '이노베이티브 스쿨'은 MS가 교육 기회에서 소외된 아이들이 IT기술을 통해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돕는 교육기부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다른 나라의 학생들과 함께 환경운동 같은 활동을 하기도 한다. 타소스는 처음에 겁이 났다. '다른 나라엔 더 잘살고 똑똑한 아이들이 많을 텐데 내 말을 들어줄까….' 하지만 다른 나라 아이들과 자주 접촉하고 대화를 하면서 타소스에게 점점 자신감이 생겼다. 인터넷 회의를 준비하면서 영어가 늘고,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기회가 많아졌다.

타소스는 "예전에는 내가 아이디어라는 것을 낼 수 있을지 꿈도 못꿨는데, 이제 나보다 뛰어난 다른 나라 아이들과 같이 뭔가를 하고 의견까지 나누니까 너무 신기하다"며 "앞으로 좋은 직업도 갖고 돈도 벌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빈민 지역에서 세계를 보다

타 소스가 다니는 달라스프라이머리스쿨은 전체 학생의 90%가 이민자 가정의 자녀들이다. 호주에서도 가장 교육 환경이 열악하다. 2년 전만 해도 이 학교 아이들은 자신감도, 꿈도 없었다. 미래를 보지 않았던 아이들에게 세상에 나갈 힘을 길러준 것이 바로 MS의 '이노베이티브 스쿨' 프로그램이었다.

글로벌 기업인 MS는 2006년 공교육이 무너져 시름하던 미국 필라델피아에 직접 '미래의 학교'를 짓고 혁신적인 수업 프로그램을 운영해 공교육을 되살렸는데, 그 노하우를 전 세계 일반 학교에 전파한 것이 바로 '이노베이티브스쿨'이다. 기업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기업의 생명인 인적자본을 키우는 것이다.

MS 직원들은 IT를 활용한 교수법을 가르치고, 수업 시간에 쓸 수 있는 각종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한다. 또 각국의 교장들이 '교육 노하우'를 나눌 수 있도록 월드 콘퍼런스를 열고, 저명 교육학자들을 초청해 강연도 한다. 지금까지 세계 1만1359개 학교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달라스스쿨 아만다 헤닝 교감은 "이노베이티브스쿨에 참여하면서 아이들이 더 이상 패배감에 휩쓸리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졸업생 전원이 대학 진학

마 이크로소프트는 2003년부터 공교육 혁신에 직접 나서고 있다. 2006년 필라델피아에 '스쿨오브더퓨처(School of the Future)'라는 학교를 짓고 운영했다. 이전까지 이 지역 고교 출석률은 76.3%밖에 안 됐고, 사흘 걸러 한 건씩 마약·알코올 등의 사고가 발생하는 암담한 곳이었다. 2010학년도 전체 신입생의 95%는 흑인, 85%는 저소득층 가정 출신이었다.

이런 우려 속에서 출발한 스쿨오브더퓨처의 성과는 눈부시다. 작년 6월 배출한 첫 졸업생 117명 전원이 대학에 진학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이다. 5년 전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던 학생들에게 패자부활의 기회를 주어 미국 사회와 자본주의를 끌어갈 인력으로 키우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안토니 살시토(Salcito) 교육사업 총괄 부사장은 "우리 교육 프로그램은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이 낙오하지 않고 자신의 잠재력을 키워 미래 리더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 자본주의 4.0 시대의 교육



‘자 본주의 4.0’은 소프트웨어 버전(version)처럼 진화 단계에 따라 숫자를 붙일 때 네 번째에 해당하는 자본주의라는 뜻. 자유방임의 고전자본주의(1.0), 정부 역할을 강조한 1930년대 수정자본주의(2.0), 1970년대 말부터 시장의 자율과 무한 경쟁을 강조한 신자유주의(3.0)에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모색되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자본주의이다. 성공한 사람이 더 큰 성공으로 나아가도록 장려하고, 낙오한 사람에겐 재기의 기회를 주면서 끌어안고 가는 자본주의 4.0 시대를 구현하려면 결국 교육이 핵심 해법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자본주의 4.0의 교육은 소득 규모에 상관없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공정한 룰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길러진 인적자원들이 국가·사회적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자본주의 4.0 - 제3부 교육에 답이 있다] "지금 한국 교육으론 자본주의 위기 넘을 힘 못만들 것"

獨 미래학자 호르크스 인터뷰

독 일의 저명한 미래학자 마티아스 호르크스(Matthias Horx)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가올 미래와 관련, "자본주의 4.0시대, 즉 미래 사회에서는 지식을 아는 것보다 지식과 정보를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급변하는 미래에 자본주의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교육에 있다"고 말했다.

호르크스는 6일 본지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사무실과 공장에서 경쟁적으로 일을 하던 산업화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 는 지금의 한국 교육으로는 자본주의 위기를 극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르크스는 "초등학교 때부터 극심한 경쟁을 시키는 한국식 교육에서는 최고가 아니면 기회를 놓치고 낙오한다"며 "서구의 기업들도 지금 학교 성적이 한 인간의 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모든 학생이 똑같은 목표(대학 진학)를 향해 달려가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교육 모델에 머물러 있다"면서 "다양한 재능과 능력을 가진 학생들에게 '다양한 트렉(진로)'을 만들어 줘 재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게 자본주의 4.0시대에 맞는 교육"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주입식 위주 교육이야말로 자본주의 3.0시대 교육의 '우울한 단면'이라고 비판하면서 "문제풀이에 매몰돼 있는 교육은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객관적 사실과 공식은 인터넷에 널려 있고 이런 정보를 얻는 것은 앞으로 더 쉬워진다"면서 "학생들을 그런 단편적 지식을 묻는 것으로 평가한다면 미래사회의 변화추세와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은 구태의연한 정답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영감과 질문을 던져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복종 잘하는 사람' '제도에 순응 잘하는 사람'을 의미할 뿐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광고·디자인·기술 등 미래의 창의적 산업분야를 이끌어 갈 인재는 꼭 학교 모범생 출신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호 르크스는 "학교가 꾸준히 개혁·개선될 때 자본주의 위기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 교육이 그 사회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다"면서 "단, 교육시스템이 소수의 부자(富者)들에게만 유리하게 작동하지 않고,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되고 창의적인 교육 콘텐츠가 제공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는 '교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교사가 지식전달자에 그친다면, 미래의 사회는 암울하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의 (상당수) 교사들은 아이들 재능을 키우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아이들 재능을 다 망치고 있다"며 "교사는 아이들에게 호기심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1955 년 독일에서 태어난 호르크스씨는 '자이트' '템포' 등 잡지 편집장을 지낸 저널리스트출신 미래학자다. 199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미래연구소'를 설립하고 현대사회의 메가 트렌드 등을 연구하고 있다. 휴렛페커드·유니레버·인텔·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을 컨설팅했다. '미래에 관한 마지막 충고' '미래에 집중하라' '위대한 미래' 등의 저서가 있다.


 

[자본주의 4.0 | 제3부 교육에 답이 있다] 학생 42% "수업시간, 질문 한 번도 안해"

本紙, 학생·학부모 여론조사… 학부모 70% "학교가 개성 무시"

학생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는 수단으로, '좋은 성적'과 '학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전히 주입식 교육환경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우수한 성적과 학벌'을 가장 많이(36.3%) 꼽았다. 창의성(24.7%), 바른 인성(17%) 등을 꼽은 학생들도 있지만 '본인의 노력이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학생은 8%에 불과했다.

수 업 환경도 여전히 주입식 중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교사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닌 토론이나 학생들이 발표를 많이 하는 수업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를 묻는 질문에 67.3%의 학생들이 '없거나 10% 미만' 이라고 답했다.

학 생들 역시 수업시간에 수동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수업 시간에 질문을 어느 정도 하느냐는 질문에 절반 가까운 응답자(42%)가 '한 번도 안 한다'고 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 가운데 45.4%는 수업 시간에 교사에게 질문을 하거나 교사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냈다가 꾸중을 듣거나 무시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학 부모들도 교육 현실에 불만족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국내 교육시스템에서 학생들의 개성·특성을 반영한 인적자원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응답 학부모들의 70%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 교사의 가르치는 방식·자질(34.9%), 교과목 중심으로 짜인 커리큘럼(26.6%), 공부 잘하는 학생만 우대받는 분위기(14.7%) 등을 꼽았다.


 

[자본주의 4.0 | 제3부 교육에 답이 있다] 학력은 OECD 최상, 공교육 만족도는 바닥

자신감 억누르는 교육 현장

스웨덴 스톡홀름의 뉘아(Nya) 학교 7학년(우리의 중1) 마야(13)양은 아침에 눈을 뜨면 빨리 학교에 가려고 한다. 학교 수업이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스웨덴어 시간엔 연극 공연을 통해 문학 작품을 배우고, 사회 시간에는 직접 동영상을 만들기도 한다. 올해 초 수학이 좀 뒤떨어졌지만 마야양과 부모는 오히려 기뻐했다. '반복학습반'에 따로 편성돼 수학 교사의 친절한 1대1 지도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야양은 이제 수학 과목에 큰 자신감이 생겼다.

이 같은 '자신감'과 '행복감'을 한국의 일반적인 공교육 현장에서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국 학생들의 '학력'은 겉보기론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9년 학업성취도 국제 비교 연구(PISA)에서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읽기·수학 1~2위, 과학 2~4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2007년 수학·과학 성취도 비교연구(TIMSS)에서는 수학 2위, 과학 4위였다.

그 러나 화려한 성적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공부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도'가 모두 밑바닥 수준이기 때문이다. 2007년 TIMSS 조사에서 한국 학생 중 수학 과목에 자신감이 높다는 학생의 비율은 29%밖에 안됐다. 전체 조사 대상 49개국 중 43위였다. 이스라엘이 59%로 1위, 미국이 53%로 6위, 스웨덴은 49%로 12위였다.

수 학에 흥미가 높은 학생의 비율 역시 한국이 43위(33%)였다. 과학에 대한 자신감은 29개국 중 27위(24%)였고, 과학에 대한 흥미도는 29개국 중 29위(38%)로 '꼴찌'였다. 성적은 높지만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하고 있는 현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학교 만족도'에서도 한국 학생들은 낮은 순위였다. 2009년 PISA 연구 결과 중 '교사는 학생의 말을 정말로 잘 들어준다'는 조사 항목에서 '그렇다'고 대답한 한국 학생은 57%에 그쳤으며, 한국은 조사 대상 38개국 중 36위였다. 학교생활 만족도가 주요 평가 지표 중 하나인 청소년의 행복지수 역시 66점(평균값 100점)으로 조사 대상인 OECD 23개국 중 최하위인 23위였다.

차 명호 평택대 교육대학원장은 "우리 학생들에게 학교 공부란 유익하고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잘해야 하는 것이 돼 버렸다"며 "이런 식으로 외형적인 점수 올리기에만 신경 쓰다 보면 정작 사회에 나가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4.0 | 제3부 교육에 답이 있다 ] (4) 인적자본 싹 꺾는 한국학교

학생 90%가 불행… 한국경제·사회 위기는 교실에서 시작

인 천에 사는 중학교 3학년 박모(15)군. 반에서 성적이 중간쯤인 박군은 지난 6일 학교에서 1교시부터 6교시에 걸쳐 영화를 봤다. 중간에 잠을 자기도 했다. 고교 입시 전형이 거의 다 끝나자 교실에서 종일 영화만 튼 것이다. 요즘 고등학교 선행학습을 하는 학생은 반에서 2~3명 정도. 다른 친구들은 하루 종일 멍한 얼굴로 영화를 보거나 떠들거나 책상에 엎어져 잠을 잔다. 박군은 초등학교 때만 해도 꿈이 '의사'였지만, 이젠 되고 싶은 게 없다. "의사는 공부 잘하고 잘사는 애들만 하는 거라대요. 일반계 가서 대학에 못 갈 것 같은데, 꿈이 무슨 소용이에요." 꿈이 사라진 박군에게 학교생활은 행복하지 않다. "학교는 그냥 기계적으로 왔다갔다하는 거예요. 아무 생각도 없고 …."

학 생의 소질과 잠재력을 이끌어내 미래 인재로 키워내야 할 교육 현장에서 우리나라 대다수 학생들은 불행하다고 느끼며 고달파한다.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끌고 가야 할 수많은 예비 인재들이 오로지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주입식 교육에 짓눌려 싹을 피우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상위 10%만 만족하는 교육 구조 속에서 나머지 학생들은 불만을 갖는다.


인재를 억누르는 교육

우 리나라 학교 수업은 개인의 수준, 적성과 상관없는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학생들은 수업에 흥미를 갖지 못한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중1 이모(13)양은 "오늘 하루 종일 수업 시간에 우리 반 40명 중 교사에게 질문을 한 아이가 한 명도 없다"고 했다. 성적이 하위권인 이양은 "좀 알아야 궁금한 것도 있을 텐데, 아예 모르니까 궁금한 것도 없고, 애들 앞에서 물어보는 것도 창피하다"며 "수업이 재미있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다"고 했다.

서 울 노원구에 사는 고3 최모(18)군은 중학교 때 악기 연주나 식물을 기르는 것이 좋아 특성화고에 가고 싶었지만, 어른들의 강요로 일반고에 가야 했다. 교사와 부모님은 "인문계는 나와야 사람대접 받지 않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국·영·수 수업을 위주로 하는 일반고에 다니는 것이 괴로웠다. 수업 시간에 딴생각을 하거나 잠을 자기 일쑤였던 최군은 급기야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면서 병원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유한호 박사는 "학교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심 없고 이해할 수 없고 어려운 내용을 배우기 때문인데, 우리나라 학교는 한번 뒤처진 아이들이 다시 따라갈 수 있도록 끌어주지 못하고 있다"며 "초·중학교에서부터 그러니까 고등학교쯤 가면 상당수 학생들이 불행하고 공부를 포기해 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시만 강조하는 교육, 가난 대물림

입 시공부 외 다른 분야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이 공교육 속에서 인재로 크기는 더욱 어려운 게 한국 교육의 현실이다. 서울 강남 지역에 사는 중3 김모(15)양은 성적은 최하위권이었지만, 춤과 노래에 관심이 많았다. 예술고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공부는 못하면서, 딴짓만 하고 있다"며 문제아 취급을 받았다. 수업 시간에 잠자고, 문제학생들과 점점 가까워졌다.

어 린이재단 연수종합사회복지관의 서윤희 사회복지사는 "특히 저소득층 학생들은 사교육도 받지 못해 공부에 뒤처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아이들을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낙오하게 만드는 교육으론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상덕 한국교육개발원 연구기획실장은 "정답 맞히기 위주 교육, 호기심과 동기(動機)를 주지 못하는 교육으론 학생들을 창의력 있는 국가의 인재로 키워내지 못한다"며 "'창조'와 '혁신'이 무시되는 교육으론 경쟁력 있는 인재가 나오기도,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4.0 | 제3부 교육에 답이 있다] (5) 한국, 취학前 교육 불균형 심각… 국가적 현안으로 풀어야

질높은 유아교육 받으면 40년 뒤 취업 23%↑ 범죄 35%↓

서울 중산층 가정의 A(6)군은 바쁜 시간을 보낸다. 평일에는 영어학원을 가고, 일주일에 한 번씩은 수학과 창의력 수업을 듣는다. 영어학원에서는 요리, 미술, 음악을 영어로 배운다. 이 수업이 끝나면 전업 주부인 어머니와 함께 책을 읽거나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한다. 주말에도 그냥 쉬지 않는다. 뮤지컬이나 클래식 공연을 보거나 미술관·박물관에도 간다. A군의 어머니는 틈틈이 인터넷을 찾거나 주위 엄마들과 만나 아들은 위한 교육 정보를 얻는다. A군은 어릴 때부터 책도 많이 읽어줘, 이젠 아침에 일어나면 책부터 찾는다. 영어 실력이 원어민과 막힘없이 이야기할 수준이다.

A 군과 동갑인 B군은 정반대다. 기초생활수급자인 부모는 자식 교육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그의 하루는 부모의 관심 밖에 있다. 평일 오후 2시까지는 집 근처 유치원에 다니지만, 집에 오면 밤까지 TV를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한다. 주말도 마찬가지다. 집에는 장난감이 하나도 없고, 동화책 세 권뿐. 외출은 거의 하지 않는다. B군은 또래보다 늦게 말이 트였고, 지금도 의사표현을 잘 못한다. B군은 "책 읽는 게 싫다. 커서 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고 했다.

교육 출발선부터 벌어진 격차

A군과 B군은 소득격차에 따른 교육기회의 불평등을 한눈에 보여준다. 저소득층일수록 유아기에 교육을 받지 못하고 뒤처진 상태에서 학교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북 유럽과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이 5세 학생들에게 무상(또는 의무) 교육을 실시하지만, 한국은 일부 저소득층에게만 보육비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선진국의 5세 아이들의 90%가 유치원에서 교육을 받는 반면, 한국은 45%만이 유치원에 다닌다.

이 처럼 선진국들이 조기 교육기회의 평등에 힘쓰는 이유는 어릴 적 교육을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커서 인적자본으로 성장하느냐, 낙오자가 되느냐를 좌우하는 중대한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 등에선 이를 입증하는 연구 보고서들이 10여년 전부터 발표되고 있다. 교육 스타트라인을 앞당기는 동시에 조기 교육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국가 경쟁력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도 내년부터 소득에 상관없이 모든 5세 아동에게 1인당 월 최대 20만원씩 지원해줄 예정이지만, 이는 실제 유치원 비용(평균 35만원 선)의 60% 정도밖에 안 되며 교사와 교육 프로그램의 수준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나라는 취학 전(前)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중·고교·대학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고려대 김경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부모 교육 수준과 가계 소득이 높을수록 전문계보다 일반고에 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서울대 신입생 1463명의 가계 소득을 조사한 결과, 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학생이 60%, 소득 하위 10~30%에 속하는 학생이 7.6%, 하위 10% 이하는 2.8%에 그쳤다.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개인과 국가 경쟁력 좌우

부 산에 사는 이모(30)씨는 대학 졸업 후 월급 100만원이 안 되는 계약직만 전전하고 있다. 이씨는 어렸을 때 장사를 하는 부모와 하루 1~2시간 얼굴 볼 시간도 없었다. 5살 때 잠시 집 근처 보습학원에 다니긴 했지만, 거의 집에서 혼자 오락을 하거나 TV를 보며 지낸 것이 그가 인재로 성장할 잠재력을 억눌렀다고 그는 생각한다.

미 국 럿거스대 스티븐 바넷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3~4세에 저소득층 자녀 중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은 아이가 40세가 됐을 때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취업률이 14%포인트(22.6%)나 높았고, 평균 연봉도 5500달러 많았다. 범죄를 저지를 확률은 20%포인트(34.5%)가량 낮았다.

삼성경제연구소 류지성 연구전문위원은 "취학 전 교육기회의 격차가 개인의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의 격차로 이어지고, 교육기회를 얻지 못하는 국민의 비율이 높은 나라일수록 사회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경제발전에도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4.0 | 제3부 교육에 답이 있다] 英·美는 한 살 때부터 공교육·보육 지원

정부가 교육 출발선 맞춰줘 "1달러 투자로 7달러 효과"

선진국들은 교육의 출발선을 맞추기 위한 정책을 중시해왔다.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사회의 불공정과 갈등, 빈부격차를 초래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미 국의 헤드스타트(Head Start), 영국의 슈어스타트(Sure Start), 캐나다의 페어스타트(Fair Start), 호주의 베스트스타트(Best Start) 등이 대표적인 '교육 출발선 맞추기' 정책으로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1960 년대 초, 미국 사회는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빈곤 상태에 빠지자 '풍요 속의 다른 얼굴'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성인기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유아기의 양육 단계에서부터 정부 등의 개입이 시작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965년부터 미 연방정부 차원의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만 0~5세 저소득층 가정의 아동들은 공립 유치원(프리스쿨)을 통한 교육·보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숱한 교사·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참여 덕분에 헤드스타트는 40년이 넘게 생명력을 유지해 왔다. 1990년대 이후 정부의 지원은 꾸준히 늘어나 1993년 27억달러였던 예산은 2006년에는 66억달러로 증가했으며, 아동 1인당 연간 프로그램 비용은 7000달러에 이른다.

최 근에는 '투입 비용에 비해 효과가 의문시된다'는 비판과 '5세 이전 1달러 투자는 이후 7달러의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긍정론이 엇갈리고 있지만, 빈곤아동 지원의 선구적인 프로그램으로서 여전히 세계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야당과의 예산안 합의 과정에서 많은 정책들을 포기하면서도 헤드스타트 예산을 끝까지 지켜내기도 했다.

영 국에서는 1998년부터 슈어스타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하위 20% 계층이 살고 있는 지역의 0~14세(특별한 교육이 필요한 16세까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이 사업은 방문 간호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초등교사 등의 전문가들이 협력해 교육·보육·보건·취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본주의 4.0 | 제3부 교육에 답이 있다] "유아기 교육 불균형이 경제·사회적 불균형 키워"

美 펜실베이니아大 라루 교수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아네트 라루(Annette Lareau) 교수는 취학하기 전인 0~5세는 한 인간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라루 교수는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 시기의 교육 불균형이 성인이 된 후 개인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격차를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며 "가정 소득에 따른 교육 불균형을 줄여주기 위해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 린이들 성장배경이 사회적 성취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온 라루 교수는 '불평등한 아동시기(Unequal Childhood)', '홈 어드빈티지(Home Advantage)' 등의 저서를 통해 "가정 소득에 따른 학생들의 학력차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사회에서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라루 교수는 "한국의 경우 학원 등 강력한 사교육 시스템의 영향으로 아동들의 취학 전 학력차가 많이 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정부가 이 차이를 줄여주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 는 "부유층 부모와 저소득층 부모 사이에 자녀를 대하는 태도에 차이가 있다"면서 "이 차이가 자녀의 재능과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예컨대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는 호기심을 유도하는 부모·자녀 간 대화로 아이의 재능을 키워주지만, 저소득층에서는 자녀가 노래나 연극에 재능이 있다고 해도 부모가 이를 실현하도록 나서서 도와주질 못하고 부모·자녀 간 관계도 일방적 지시관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라루 교수는 "어린 나이 때부터 일어나는 교육기회의 불평등 현상을 줄여주는 정책을 사회가 고민하고 작동시켜야 그 사회의 안정과 지속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4.0 | 제3부 교육에 답이 있다] "네덜란드는 中1부터 적성·희망따라 교육과정 선택… 심화교육 시켜"

청심국제중·고 교사 메이어

네덜란드 출신으로 청심국제중·고등학교 교사인 마틴 메이어<사진> 는 "네덜란드 학생들은 중학생이 될 때, 자신의 학력수준이나 적성, 장래희망에 맞춰 네 가지 트랙으로 나뉘어 진학하는 반면, 한국 학생들은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흥미나 장래희망을 찾을 새도 없이 6년 뒤 치를 수능만을 목표로 삼고 공부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마틴 메이어는 9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네덜란드에서는 한국의 중·고등 과정을 합쳐 모두 중학교라고 부르는데, 이수기간이 4~6년으로 서로 다른 네 가지 트랙으로 나눠져 있다"며 "이미 중학교 때부터 자신에게 적합한 트랙을 정해 대학 공부를 하거나 기술을 배운다"고 했다. 또 "학생들은 각자 관심있는 과목을 집중적으로 수강할 수 있어 깊이 있게 학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 틴 메이어는 네덜란드·미국·러시아 등지에서 공부하고, 지난 2001년부터 한국의 대학과 중학교에서 영어와 도덕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 교육이란 주제로 한 저서 '한국인의 교육코드'에서 "한국의 부모는 자신의 꿈을 아이에게 강요하고,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는 "한국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학습했던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학생이 되면서 성적·등수 등 '줄 세우기'만 강조하는 교육에 맞닥뜨린다"며 "중학교에서도 국·영·수 등 입시 과목뿐 아니라 기술·예체능 등 다양한 방면의 인재를 키울 수 있도록 정부·학교·교사 등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 는 "학생들에게 적성과 흥미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주고, 학교가 나서서 기업이나 정부기관 등 다양한 직업 현장을 체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정부도 '창의성 교육을 하라'고 지시만 하지 말고, 현장에서 교사가 활용할 수 있는 교육법이나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4.0 | 제3부 교육에 답이 있다] (6) 목표 모호한 중학교육… 방황과 단절의 시기로 전락

중학교는 '교육 블랙홀'… 첨단산업 키울 천재 등장 막아

지난해 딸을 중학교에 진학시킨 학부모 이모(42·서울 동작구)씨는 담임교사를 만나러 학교에 갔다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교사는 냉랭한 표정을 짓고는 "학원은 보내시나요? …성적 좀 신경 쓰셔야겠어요"라고만 했다. 이씨는 "마치 엄마가 알아서 다 하란 것처럼 들렸다"고 했다.

이 씨는 그때부터 아이와 그 친구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학교가 그다지 열심히 공부를 시키거나 수업에 몰두하는 것도 아니었고, 생활지도 역시 소극적이었다. 특목고 진학을 준비하는 아이들이 아니면 학습을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독서 등 다른 활동에 몰입하는 것도 아니었다. 친구들과 몰려다니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아이도 있었다. 이씨는 "중학교에서 갑자기 교육이 멈춰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우리나라 중학교 교육과정이 문제투성이라는 지적이 많다. 중학교 3년이 마치 블랙홀에 빠진 것처럼 정체성·목적성이 뚜렷하지 않은 '단절의 시간'으로 허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 성과 창의력 발달에 더없이 중요한 만 13~15세의 청소년기에 많은 중학생들이 일탈과 좌절, 창의성 상실을 겪으면서 중학교 교육과정이 인적자본 창출의 걸림돌이 되고 IT·바이오 분야 등 첨단 산업을 주도할 천재들의 등장을 막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중학교육의 실패

중학교가 이처럼 '인재 양성의 블랙홀'로 전락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학교의 교육 목표가 모호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교 과부가 정한 교육과정을 보면 우리나라 초등학교는 '기초 능력 배양과 생활습관'을, 고등학교는 '학생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 개척능력 함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중학교 교육은 '학습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능력'이라는 애매한 목표를 지니고 있다. 기초과학 등 각 분야의 인재로 성장할 잠재력의 싹을 틔워야 하는 연령대의 학생들이 사실상 방치된 채 학교와 집을 왔다갔다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이다.

성적은 떨어지고 폭력은 늘어나

중 학교 입학 뒤의 학업성적 역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2008년 처음으로 시행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의 결과, 초등학교 6학년의 기초학력 미달(성취도 20% 미만) 학생의 비율은 2%대에 그쳤지만 중학교 3학년에서는 10.4%나 됐다. 지난해 학업성취도평가에서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비율은 초등 6학년이 수학 1.2%, 영어 2.1%였으나, 중3에서는 각각 6.1%와 3.9%로 높아졌다.

공부에 뜻을 잃은 중학생들의 일탈 현상도 늘어나고 있다. 2008년 전국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가 학교폭력 사건을 심의한 건수는 중학교가 6089건으로 고등학교(2517건)의 2.4배나 됐다.

자본주의 4.0 이끌 인재 어려워

중 학교 단계에서도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을 계발하고 비전을 제시해주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독일의 경우 초등학교(4년제)를 졸업한 뒤 곧바로 적성과 재능에 따라 직업교육과 대학 진학 중 하나를 선택하기 때문에 교육 목표가 분명하다. '질풍노도 시기의 방황'을 겪을 여지가 좁아지는 것이다.

이 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현재 우리의 중학교 3년 과정을 북유럽처럼 초등교육의 연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인지, 영국·독일처럼 통합 중등교육 과정에 넣을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며 "새로운 자본주의 단계의 인재 양성을 위해 학제(學制) 개편의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4.0 | 제3부 교육에 답이 있다] 페이스북 만든 저커버그 창의력, 중학교때 싹텄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작, 학교도 전폭적으로 지원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 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사진>는 중학교 시절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했다. 486컴퓨터를 선물 받고 '멍청이를 위한 C++'란 책을 사서 혼자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공부했고, 아버지로부터도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웠다.

중 학교 땐 라틴어 수업에서 배운 로마사를 바탕으로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주인공으로 한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학교는 저커버그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줬고, 이를 통해 그의 창의력이 무럭무럭 자랐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교, 특히 중학교는 창의력을 죽이는 교육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단순·반복된 유형의 시험문제와 교사가 일방적으로 떠드는 수업, 객관식 문제 등은 중학교에 과거부터 지금까지 지속된 교육방식이다.

안진훈 연세대 책임교수는 "저커버그가 한국 중학교를 다녔다면 창의성을 다 잃었을 것"이라며 "중학교에서 객관식 시험을 과감히 줄이고, 고전 읽기 등 독서 교육만 강화해도 교육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 학교 시절(13~15세)은 개인이 신체적으로나 심리적, 지적(知的)인 성장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이때 학생들은 학업에 흥미를 얻거나 혹은 잃기도 하며,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에서 갈등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중학교 단계의 특징은 사고(思考)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로 자신의 장래에 대해 생각하며, 사춘기를 거치면서 때로는 불안해지거나 폭력에 민감해질 수 있다.

이 시기에 학생들의 학력증진뿐 아니라, 장래희망과 미래에 대한 다양한 비전을 학교가 제시해 줘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고교 졸업생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에서, 중학교는 '대학입시를 위한 사전준비 시간'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중학교 때부터 교사나 부모들이 대학입시라는 목표가 뚜렷해, 학교는 '전투(대학입시)를 위한 훈련소 모드'로 바뀐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부에 흥미를 잃은 학생 등이 도태된다"고 말했다.

학생 진로나 적성을 계발하는 것은 중학교 과정에서 전무(全無)한 상태다. 진로·상담전담 교사는 주로 고교 위주로 배치돼 있기 때문에 중학생들에게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균관대 교육학과 양정호 교수는 "중학교 시절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임에도 학교가 제대로 기능을 못해 미래의 인재들이 사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4.0 제3부 - 교육에 답이 있다] 기업들 "요즘 신입사원 인터넷 검색만 잘해"

어학·학점… 스펙 화려하지만 독창성·문제해결 능력은 부족 기업 75% "한국교육, 기업이 필요한 인재 못 길러"

지 난해 10조원대의 매출을 올린 A대기업의 강모 사회공헌팀장은 얼마 전 신입사원에게 일을 시켰다가 실망했다. 연말을 앞두고 새롭게 해볼 만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짜보라고 했더니, 이 신입사원은 다른 기업들이 하고 있는 봉사활동들로만 짜깁기해 만든 보고서를 들고 왔던 것이다. 강 팀장은 "보고서는 A4용지 20장이 넘을 정도로 두툼했지만 새로운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며 "명문대 출신에, 어학성적과 학점도 완벽한 신입사원이었는데 독창적 생각은 없고 인터넷 검색 능력만 발달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국 내 재계 10위권인 B그룹에선 올해 초 명문대 경영대 출신의 C씨를 뽑았다가 애를 먹었다. 학점은 100점 만점에 90점을 넘었고, 토플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사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인사팀, 마케팅팀 등 근무하던 팀만 3~4개월 단위로 계속 바꿔달라고 하다가 결국 회사를 떠났다.

회사 관계자는 "외관상 요건은 화려했지만 막상 일을 시켜보면 다른 신입사원과 남다를 게 없는 고만고만한 사원이었다"며 "오히려 직장 생활의 핵심인 인성(人性)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회사에) 요구하는 것만 많았다"고 말했다.

인 재 배출의 산실(産室)인 대학을 막 나온 젊은이들을 접하는 기업들은 한국 대학교육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가장 먼저 체감한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요즘 신입사원들은 학벌·학점·자격증 등 스펙은 화려하지만 정작 기업이 필요한 창의력이나 문제해결 능력 등 알맹이는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말한다.

국내 대형 건설사인 D사 이모 인사팀장도 최근 2주 동안 신입사원 교육을 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10년 뒤 D사가 해볼 만한 신(新)사업을 정해 발표하라는 과제를 던져주고 조(組)별 토론을 시켰는데, 다들 새로운 아이디어는 못 내면서도 남이 낸 아이디어 깎아내리기에만 열중했다. 이 팀장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소위 명문대를 나온 사원일수록 기존 지식을 동원해 비판하는 데만 능숙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는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본 지가 지난 10월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5%가 현재의 한국 교육이 기업에서 필요로하는 인재를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자본주의 4.0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선 인성 교육(44%)과 함께, 개인별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교육(28%), 창의성 교육(16%) 등이 강화돼야 한다고 응답자들은 밝혔다.



[자본주의 4.0 제3부 - 교육에 답이 있다] (7) 해외 석학들이 본 한국 대학교육

"질문도 못하는 대학생들이 어떻게 자본주의 혁신 이끌겠나"

카이스트에서 해양시스템공학을 가르치는 전(前) 노르웨이 공과대학의 폴 베르간(Bergan) 교수. 조선해양 분야에 적용되는 기초과학의 세계적 석학인 그는 2009년 9월 처음 한국 대학에서 수업을 하면서 당황했다고 한다. 강의시간에 학생들이 말을 듣기만 하고, 토론은커녕 아예 질문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려고 오히려 그가 "혹시 궁금한 것 없느냐" "이해 안되는 내용은 무엇이냐"고 물었지만, 1~2명 정도만 질문할 뿐이었다.

본 지가 한국연구재단에 의뢰해 한국 대학에서 연구·강의하는 해외 석학(碩學) 8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한국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질문을 자주 한다"고 답한 비율은 6.9%에 지나지 않았다. 그동안 가르쳐본 외국 학생과 한국 대학생을 비교할 때 "한국 학생이 더 적극적으로 질문한다"고 대답한 석학은 단 2명(2.3%)이었다.

일 방적 지식 전달형의 이같은 한국식 대학교육은 산업화 시대 인력을 키울수는 있을지 몰라도, 대학생 전반의 지적(知的) 수준과 창의력을 업그레드하고 혁신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자본주의 4.0시대에는 맞지 않는다고 그들은 지적했다.

질문 없는 강의실

스 웨덴 왕립과학원 회원으로 노벨위원회 물리위원장을 역임한 스웨덴 예테보리대 물리학과 매츠 존슨(Jonson) 교수(건국대 초빙교수)도 "한국 학생들은 매우 큰 꿈을 꾸고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강의나 토론을 할 때 질문하기를 망설여 깜짝 놀랐다"고 했다. "기존 학문에 도전하고 비판하지 않는 학생들이 자라서 세계를 이끌 사회·경제·문화적 혁신을 이끌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고용 없는 성장' 구조로 고착화된 자본주의 3.0시대와는 달리, 자본주의 4.0시대에는 창의적 인재가 나와 사회적 부가가치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산업구조와 학문의 틀을 깨기 위해 경쟁하는 인재들이 배출돼야 가능하다. 미국의 기업과 정부, 대학에서 연구하며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 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 조지 퍼스트(Furst) 교수는 "미국 학생들은 교수가 준비한 강의 내용을 벗어나는 질문도 마구 던져 교수와 학생 모두가 새로운 시각에서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석학들은 듣기만 하는 한국 대학생들의 수업 태도는 초·중·고교부터 주입식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주 입식 교육을 통해 배출된 인력은 자본주의 3.0시대에는 생존할 수 있지만, 미래 사회는 전혀 다른 인재상(像)이 요구된다고 외국인 교수들은 지적했다. 조지 퍼스트 교수는 "현재 한국은 국가적 과제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산업과 연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초·중·고교에서 '시험 준비'를 위한 공부만 하고, 대학 강의도 이렇게 진행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4.0에 대비한 교육을"

해 외 석학들은 "혁신을 이끌 인재가 나오려면 교과서 중심의 교육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베르간 교수는 "한국 학생들은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외우고 정형화된 종이 시험을 준비한다"며 "반면, 내가 가르쳐 본 노르웨이와 미국 학생들은 책에 적힌 지식을 벗어나 다른 사람과 아이디어를 교환하면서 자신만의 '독립적인 생각'을 키운다"고 말했다.

해 외 석학의 절반 이상(61%)이 "한국 학생들의 지적(知的) 수준이 우수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자본주의 4.0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교육방식은 당장 바뀌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예컨대 "대학에서 학생들의 창의성과 문제의식을 키워주고"(51%), "기업에서 필요한 실무능력(31%)을 가르쳐야 한다"고 답했다.

베 르간 교수는 "한국의 학교 시스템은 '개인의 지식'을 가르치는 데만 집중됐다"며 "이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학생들이 스스로 자유롭게 생각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했다. 퍼스트 교수는 "그동안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한국 학생들이 누구보다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국적이 다르거나 생활 수준이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4.0 | 제3부 - 교육에 답이 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 한국 교육은 배출 못해"

손병두 前 전경련 부회장

"글로벌 경쟁시대에 살아남는 인재가 되려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게 필수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이를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했습니다. 대학 등 일선 현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도 교육 당국의 과도한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전경련 부회장, 서강대 총장 등 기업과 대학을 두루 경험한 손병두<70·사진〉 KBS 이사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국가 경쟁력이 높아지려면 교육 분야에 대한 관료들의 규제가 지금보다 크게 줄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의 생각에만 함몰돼 사사건건 간섭하는 현 교육체제로는 경쟁력 있는 인재 배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손 이사장은 대학이나 일선 중·고교에서 자율성을 확보해야 학생들도 적성이나 관심에 맞는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지는데, 여전히 규제의 벽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총장과 대교협 회장을 겪으면서 교육 관료들의 지나친 간섭을 많이 경험했다"며 "서강대 총장 재직 시절 교내에서 소규모 조직 개편을 하려고 해도 매번 교육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해서 애를 먹은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관료들이 수시로 개입해 학교들의 운영이 일관성을 잃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 최근 자율형 사립고 정원이 대거 미달된 것도 교육 관료들의 과도한 규제 때문 아니겠습니까. 처음에는 '자율 운영'을 이야기하더니 나중에는 선발 기준 등에 일일이 관여한 것이지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대학이 자율적으로 양성하려면 규제부터 하는 관료주의가 사라져야 합니다."

손 이사장은 대학 입시에 대한 관료들의 접근 역시 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 명문대를 보면 입시 과목도 전공에 맞게 필요한 몇 개만 치르도록 하는데, 우리 대학들은 이런 결정권도 거의 없다"며 "그뿐 아니라 입시에서 고교 내신비율은 몇 %로 반영하라는 등 관료들의 과도한 간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교육 당국은 입시, 수업 운영, 학생 지도 등의 권한을 과감하게 일선 학교에 넘기고 최소한의 감독 역할을 맡는 데만 그쳐야 한다고 손 이사장은 강조했다.


 

 

[자본주의 4.0 | 제3부 - 교육에 답이 있다] 교육비 해마다 100조원 쏟아 붓지만…

혁신적 인재 못 만들어내, 재정투입 계획 새로 짜야

우리나라는 정부와 학교, 가계가 한해 100조원에 가까운 돈을 교육비 명목으로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교육투자에 비해 인재양성 등 성과는 미미하고, 오히려 40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가 가계의 다른 소비지출을 위축시키고 가계부채를 키우는 등 우리 경제에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사교육비 격차가 학력이나 직업, 부(富)의 대물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 육과학기술부가 편성한 내년 예산안(공교육비)은 53조원 규모. 이 중 유·초·중·고교 예산이 38조원이며, 대학교육 예산 5조원, 이공계 연구지원 등 과학예산 4조원 등이다. 가계가 부담하는 사교육비는 공식적으로 20조9000억원(2010년 기준 통계청 발표)이라고 하지만, 신고되지 않은 사교육비까지 감안할 경우 전체 규모는 정부 추정치의 2배(40조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지난해 기준 1172조)의 8%에 해당하는 93조원이 교육비로 투입되는 실정이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이렇게 엄청난 교육비를 쓰면서도 얼마나 투자효과를 거두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이 우왕좌왕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규모 산업인력 양성에 맞춰져 있는 자본주의 3.0 시대의 교육재원 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금이라도 취학 전 교육부터 대학교육까지, 어디에 어떤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교육재정을 얼마나 투입할지, 정부가 교육기회의 균등, 첨단산업 인력배출 등 자본주의 4.0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4.0 | 제3부 - 교육에 답이 있다] "교과부 출범후 과학기술 경쟁력 크게 하락"

"전담 부서 다시 만들어야"

현 정부 들어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합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출범했지만 과학·창의 인재 육성이 오히려 소홀히 다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부처의 통합으로 과학기술분야가 뒷전으로 밀리면서 '과학·기술 인재와 소프트웨어 산업이 국가 경쟁력의 주요 요소'가 되는 자본주의 4.0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 17개 단체 대표들은 1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대한민국과학기술연합회를 결성하고, "홀대받는 과학기술계의 위상 재정립에 나서겠다"고 선언한다.

과 학계 인사들은 "기존의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합해 '교육과학기술부'를 만들었지만, 이 부처는 대한민국 과학기술 경쟁력을 심각하게 떨어뜨렸다"며 "내년 총선(總選)과 대선(大選)때 과학계 목소리를 모아 정부 내 과학전담 부처를 다시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고용과 창업을 선도할 인재양성은 과학기술 정책의 탄탄한 뒷받침이 있어야 육성될 수 있는데, 현 정부가 이를 외면해 왔다는 것이 과학·기술계 인사들의 주장이다.

민경찬 연세대 교수는 "자본주의 4.0 시대는 과학기술이 정치·경제·외교·안보 등 모든 문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대한민국과학기술연합회 출범을 계기로 과학자들이 국정(國政)에 적극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주의 4.0 제3부 - 교육에 답이 있다] 당신의 재능, 기업의 노하우가 대한민국 인재를 키웁니다

조선일보 교육기부 프로젝트 시작… 교실에 재능을 나누어 주세요
[9] 2300명 교육 항공우주산업
"이공계 인재가 사라진다 우리 회사도 망할지 모른다"… 2년 前 김홍경 사장이 도입
교과서 뒤져 자료 만들고 항공기 제작 과정 보여줘… 120억 투입, 체험관 건설

광 복 이후 66년 동안 우리나라는 뜨거운 교육열에 힘입어 산업 인력을 양성, 세계 10위권의 경제 국가로 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교육 당국과 학교만이 주도해 인력을 배출하는 ‘자본주의 3.0’ 시대의 교육 방식으론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성공하는 사람은 더 큰 성공을 하도록 돕고, 낙오자에겐 재기할 기회를 주어 시장경제의 발전과 사회 통합을 동시에 이루는 ‘자본주의 4.0’ 시대 교육을 위해선 ‘학교의 문’을 과감히 열고 기업·사회단체·개인 등이 교육에 적극 참여, 각 분야에서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키우자는 담론이 이미 교육계에서 심도 있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그 일환으로 기업과 개인 등이 보유 중인 각종 콘텐츠와 기술, 재능을 각급 학교 학생·교사들에게 나누는 교육기부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비행기는 무엇으로 만들어질까요?"

"철이요!"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대부분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요. 요즘엔 더 가볍게 만들기 위해서 '탄소 섬유'를 압축해서 사용한답니다."

"옷 만드는 천으로 비행기를 만든다고요? 진짜예요?"

13 일 경남 사천시에 있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작 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품 공장. 삼천포중 3학년 학생 45명이 KAI 직원으로부터 항공기 만드는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다가 탄성을 질렀다. 학생들은 이날 조종사들이 가상 비행연습을 하는 시뮬레이터에도 앉아보고, 비행기 모형으로 비행기가 뜨는 원리를 직접 실험해보기도 했다. 다섯살 때부터 비행기 조종사를 꿈꿔온 조원호(15)군은 "비행기에 대해 알려면 수능 점수 잘 받아서 대학에 가야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여기에 와보니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수학과 과학 원리가 진짜 비행기를 만드는 데 어떻게 사용되는지 처음 알게 됐다. 너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었다"고 했다.

위기감에서 시작된 교육기부

KAI 는 지난해부터 초·중·고교 학생들을 회사로 불러 가르치고, 교사를 연수하는 '교육기부'를 해왔다. 지금까지 학생과 교사 2300여명이 KAI를 다녀갔다. KAI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 중에는 이공계나 항공 관련 대학에 진학하려는 목표를 갖게 된 학생들이 많다. 이런 KAI의 교육기부는 2009년 초 김홍경 사장의 생각에서 시작됐다. 사내 인재 육성 계획을 세우던 김 사장은 학생들의 대학 진학 관련 통계자료를 살펴보다가 이공계 기피 현상의 심각성을 실감했다. '우리 직원 절반은 연구와 개발 인력인데…. 이대로 가다간 뽑을 사람이 없어 회사가 끝장날지도 모른다.'

위 기감을 느낀 김 사장이 직원들에게 해결 방법을 공모하자 장학재단을 만들거나 대학과 산학협력해 인재를 키우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하지만 김 사장은 '교육 기부'를 하기로 결정했다. 단순히 돈을 쥐여주면 일회성으로 끝나지만, 기업의 지식·기술 콘텐츠를 학생들에게 나눠주면 이공계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 미래 인적자본으로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때부터 연구원들은 학생 교육에 쓸 교재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초·중·고 교과서를 펼쳐놓고 실제 항공기를 만들 때 쓰이는 수학·과학 원리 중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 53가지를 추려냈다. 고교 화학2 교과서에 나오는 '산화·환원 과정'으로 비행기의 표면을 얇게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고, 중1 교과서에 나오는 양력과 중력 개념은 비행기를 뜨게 하는 원리와 연결시켰다.


학교·교사 "기업의 노력에 깜짝"

KAI는 앞으로 더욱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120억원을 들여 경남 사천 본사에 850평(2800㎡) 규모의 체험학습관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캠프에 참가한 전북 백산고의 윤용순 교사는 "기업에서 교과서를 뒤져가며 학습자료를 만들었다는 것에 한 번 놀라고, 자료가 굉장히 잘 만들어져 두 번 놀라고, 항공 전문가들이 직접 강의해 줘 세 번 놀랐다"고 했다.

김홍경 사장은 "기업의 교육기부는 미래 인적 자본 확보 측면에서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앞으로 조선일보의 '교육기부' 프로젝트에 동참해 더욱 탄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교육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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