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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령씨의 글 (음식관련)

조한 2012.02.16 22:13 조회수 : 4693

 

우유 알레르기, 젖소 그리고 슈퍼 박테리아

 

 

프랑스 파리에서 거주할 때는 우유를 선택하는 데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 꼭 유기농 우유를 구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없었다. 아예 그런 데에는 관심도 없었다고 보면 된다. 어떤 우유를 사더라도 신선하고 맛있었다. 우유라고 다 같은 우유는 아닐 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추호에도 없었다.

 

뉴욕에 거주한 지 5년이 다 되어간다. 이곳에서 케이터링 써비스를 하면서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알레르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을 보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우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우유 알레르기 뿐 아니라 각종 음식 알레르기에 시달리는 미국 사람들이 많다. 특히 밀가루 글루텐에 심각할 정도의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슈퍼마켙에 가면 글루텐 프리 제품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많은 미국사람들이 주식인 빵을 만드는 데에 주로 사용되는 밀가루 글루텐에 알레르기가 심하다는 것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이나 일본사람들이 쌀의 주성분에 심각한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 처럼 내게는 생소하게 느껴졌다. 미국 사람들의 식성이 유별나게 까다로와서 ? 영양가 전혀 없는 정체불명의 정크푸드를 잘 씹지도 않은 채 빠른 속도로 목구멍 안으로 집어넣는 그들을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다.

 

American Academy of Allergy, Asthma & Immunology라는 기관에서 밝힌 통계자료를 보면 미국 전체 국민의 54%가 한 가지 이상의 Allergen(알레르기 항원)에 알레르기적 반응을 일으키며, 4천만에서 5천만 명의 사람들은 각종 알레르기 질병을 앓고있다고 한다. 음식 알레르기에 관련된 정보만 몇 가지 따로 살펴보았다 :

-      1997년부터 2007년 사이 18세 미만 어린이 음식 알레르기 18% 증가

-      음식 알레르기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은 다른 어린이들에 비해 2-4배 이상 천식이나 다른 종류의 알레르기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음

-      미국 전체 성인의 3-4%가 한가지 혹은 그 이상의 음식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음

-      미국 전체 어린이의 6%가 한가지 혹은 그 이상의 음식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음

-      우유 알레르기는 어린이 알레르기 중 가장 흔함. 우유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어린이의 80%는 보통 16살 이후 알레르기 증상에서 벗어남

-      달걀 알레르기는 어린이 알레르기 중 두 번째로 많으며 달걀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68% 16살 이후 알레르기 증상에서 벗어남

-      미네소타 소재 Mayo Clinic의 장기 실험 결과에 따르면 1999년 한 해 동안 발생한 21,000건의 음식 과민반응(Anaphylasxis) 케이스가 2008  에는 51,000 건으로 증가함

-      National Center for Health Statistics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3-2006년 동안 음식 알레르기 쇼크로 317,000명의 사람들이 응급실을 찾았음

-      Branum and Colleagues가 조사한 바로는1998-2000년 사이에 한 해 평균2,600명이 음식 알레르기로 병원에 입원했으나 2004-2006년에는 한 해 입원환자가 9,500 명으로 증가함

 

각종 연구기관의 통계 자료들이  조금씩 다르지만 미국에서 1997? 2008년 사이에 음식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확실히 늘어났다. 견과류나 해산물 혹은 특정 야채나 과일에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한국이나 프랑스에서도 극소수 만나본 적이 있어 그렇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심각한 우유 및 유제품 알레르기, 계란, 글루텐 알레르기 등에 시달린다는 성인들은 이곳 뉴욕에 온 후 많이 만나보게 되는 것 같다. 케이터링 써비스를 제공하는 우리 부부가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죽음까지 초래할 수 있는 음식 알레르기 쇼크가 얼마나 무서운 지 잘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뉴욕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면 메뉴에 있는 음식들 안에 무슨 재료들이 들어가 있는 지 꼬치꼬치 캐묻거나 자기가 이런저런 알레르기에 시달리고 있으니 이것을 빼달라, 저것을 빼달라, 이것 대신 저것을 넣어달라 등등 맞춤형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사는 12년 동안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진풍경이다. 그런 모습을 보고, ‘우리 저 사람한테 르 셰프 블루 케이터링 명함이나 건네줄까? 레스토랑에서 식사하지 말고 차라리 집에서 프라이빗 셰프나 고용하라고’, 라고 둘이서 농담하며 웃었을 정도로 우리 부부에게는 그런 모습들이 생경하게 느껴졌다. 프랑스 사람들은 식당에 가면 그 곳의 셰프가 만든 음식을 그대로  즐기지 자기 식성에 맞게 음식을 바꾸어 달라고 요청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음식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들에게는 밖에서 음식을 먹는  행위 자체가 무척 위험한 일이 될 수 도 있다. 우리가 칵테일 파티나 뷔페를 준비해 달라는 고객들에게 혹시 특별한 음식 알레르기는 없는 지 제일 먼저 물어보는 이유다. 

 

음식 알레르기를 연구하는 일부 전문가들 주장에 따르면 실제로 심각한 음식 알레르기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적은 수라고 한다.’상상만으로 본인에게 특별한 알레르기가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통계 자료를 보면 그들의 말도 일리가 있다. 우유 알레르기가 매우 심하다고 말한 고객이 소량의 버터나 치즈에는 전혀 문제 없다고(물론 이 고객은 유럽산 버터와 치즈를 요구했다!)말하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던 경험을 한 적도 있으니 말이다. 확실히 상상 알레르기 병을 앓고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공신력있는 연구기관들이 내놓는 통계자료와는 달리 내 주위에 온통 음식 알레르기 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뉴요커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인 지도 모른다. 그들이 병을 상상으로 만든다 하더라도 음식을 취급하는 우리는 그런 예민한고객들도 매우 신중하게 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나는 우유에 심각한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으나 조리 시 유럽산 버터나 치즈를 소량 사용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한 고객 한 사람 덕분에 이런저런 우유 알레르기 관련 자료들을 샅샅이 뒤져보기 시작했다. 어릴 때 시달리던 우유 알레르기도 성인이 되면 그 증세가 없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우유 알레르기 병을 성인이 되고나서 얻었다는 사람들도 꽤 있다는 사실에 궁금증이 늘어만 갔다. 전문가들, 정부 산하 공중보건기관들, 대학 연구소 및 사설 연구기관들의 연구자료들을 닥치는 대로 찾아서 읽었다. 그러던 중 “The Unhealthy Truth 건강하지 못한 진실)이라는 책을  출간한Robyn O’Brien(http://www.robynobrien.com/do-onething.html)이라는 사람을 발견했다.특히 그녀의2011 TED Conference(http://www.youtube.com/watch?v=rixyrCNVVGA)프레젠테이션이 내 관심을 끌었다. 그녀는 아이를 넷 둔 가정주부다. 텍사스 휴스턴의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라 MBA를 마친 후 월스트리트에서 기업자산 분석가로 일했다. 옆 집 아이에게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는 얘기만 들어도 어떻게 그런 일도 있나, 하면서 어린이 알레르기에는 관심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식사로 스크램블 에그를 먹고 난 막내딸 아이의 얼굴 전체가 시뻘겋게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그녀는 아이를 안고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다. 아이 넷을 낳아 키우며 아이가 그렇게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처음 경험했다. 아이에게 무슨 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너무나 두려웠다고 했다. 그 것이 그녀가 어린이 음식 알레르기를 연구하게 된 계기다. 연구할수록 그리 건강하지 못한 진실에 분노하게 된 그녀는 “Real FOOD” 전도사로 변신했다. 각종 매체에 그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즈 등 주요 일간지에도 음식 공해에 대한 그녀의 주장이 기사화 되었다. 그녀의 TED 프레젠테이션을 보면 왜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 그녀의 주장에 공감하는 지 이해할 수 있다. 점잖은 복장의 정숙한 부인이 잔잔하나 단호한 목소리로 음식공해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통계자료가 가득한 파워포인트 보조자료를 이용하여 자신있는 태도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모습을 보면 상당히 프로페셔널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그녀는 논리적으로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한다. 설득력있다. 아이들의 음식 알레르기 문제로 고민이 많은 수많은 어머니들의 감성과 이성에 직접 호소한다. 대단한 연사다. 그런 정직한 카리스마를 소유한 가정주부는 처음 봤다. 비이성적인 울분을 터뜨리며 스스로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고래고래 소리치는 사람들보다 절제된 태도로 조용하나 실은 무섭게 분노하고 있는 한 아이의 엄마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큰 감동을 준다. 그녀의 말에 집중해서 귀를 기울이게 된다. 유명한 전문가의 아무도 못 알아듣는 테크니컬한 프레젠테이션이나 모든 가공식품은 100% 안전하니 쓸데없는 걱정은 말아라. 잘 모를터이니 내 말을 주의해서 잘 들어라”, 하는 과학자들의 길고 지루한 강의보다 10 분 동안의 오브라이언 여사 프레젠테이션이 더욱 효과적이다. 보통 사람들의 주의를 단번에 휘어잡는다. 그녀는  미국 식품들이 유해한 화학첨가물, 유전자조작 유기체, 각종 호르몬제와 제초제, 살충제 남발 등으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미국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위험한 신종 알레르기, 면역결핍증, 자폐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질환 등 수많은 건강문제를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그녀의 비난의 화살에 대규모 식품가공회사, 육류가공업체, 공장형 축산업체, 생명공학회사, 미디어, 각종 연구소 및 공중보건 연구기관, 아스파탐, 소 성장호르몬제 rBGH등을 승인한 FDA, 도널드 럼즈펠트 같은 고위 정치인들 조차 자유롭지 못하다. 그녀의 대중적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하자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과학자도 아닌 그녀의 주장들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딱 잘라 무시한다. 그녀는 아랑곳 없다. 비난을 받을 수록 더욱 열정적으로 강의하고 연설한다. Pacific Gas and Electric 회사의 식수오염 비리를 만천하에 폭로해 유명인이 된 Erin Brockovich(http://www.brockovich.com/index.html. 쥴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 Erin Brockovich의 실제 인물)같은 환경운동가도 오 브라이언 부인을 지지한다. “우리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 안전한 지 아닌 지 알아보는데 박사학위가 필요하거나 과학자일 필요는 없잖아요? 그녀가 음식공해 문제에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녀가 미친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조금은 광기가 있어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Erin Brockovich가 뉴욕 타임즈에 말한 내용이다.

 

좋은 먹거리를 안심하고 구입하기 위해 모든 식품의 철저한 안전관리, 위생 및 품질관리 등을 관련 정부 부처, 기업인, 전문가 들에게만 맡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 분야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도 믿거나 말거나 천차만별이다. 음식공해로 인해 내일 지구가 멸망하고 인류가 멸종이라도 할 듯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비관적인 전문가들도 있고, 그와 정반대로 전문가들이 책임지고 다 알아서 하고 있으니 소비자는 믿고 안심하라는 낙관주의자들도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소비자들도 직접 나서서 시장에 쏟아져나오는 먹거리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먹거리 안전관련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이런저런 국내외 보고서들을 직접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우리의 음식이 도대체 누구에 의해 어디서 생산되어 어떻게 가공되어졌으며 어떤 방식으로 운송되어 내가 구입 해 오늘 내 밥상에 올라와 있는 것인 지 소비자 스스로 기본적인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열심히 찾아보는 것이다. 여기저기에서 들은 근거없는 소문으로 괜히 흥분하지말고 공증된 이론이 바탕이 된 질문과 답으로 무장하는 것이다. 그런 깨어있는소비자들에겐 그 누구도 아무거나 만들어 팔지 못한다.

나도 직접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우유 알레르기 관련 책, 다큐멘터리, 연구보고서, 신문기사 등을 닥치는대로 찾아보기 시작한 몇 주 후 올리비에와 캐리 부부의 저녁식사 초대를 받았다. 올리비에는 프랑스인이고 캐리는 미국인이다. 올리비에가 뉴욕에 오자마자 조리사로 일하게 된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그곳의 메니저인 캐리를 만나 결혼했다. 지금도 두사람은 같은 고용주를 위해 일한다. 올리비에는 프라이빗 셰프이고, 캐리는 개인비서다. 그들의 고용주는 월스트리트의 큰 손으로 맨해튼 팬트하우스 뿐 아니라 캘리포니아와 프랑스 남부에 집을 가지고 있다. 고용주를 따라 여기저기 여행하는 일이 많은 두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않은 일이라 오랜만에 그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 무척 반가왔다.

맨해튼 어퍼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그들의 아파트로 갔다. 고용주가 제공하는 투베드룸으로 매우 넓고 쾌적했다. 아파트가 참 좋다는 감탄의 말을 건네자, ‘우리 보스의 으리으리한 캘리포니아 저택에 비하면 정말 보잘것 없지. 그런 곳에서 장기간 생활하다고 이곳에 오면 비좁기 그지없다는 생각이 들어. 뭐든지 상대적인 것 같아’, 라고 말하며 올리비에가 싱긋 웃었다.

미국 부자들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부자라는 생각을 할 때가 가끔 있다. ,부 격차가 극심하다. 어퍼이스트 사이드 고급 아파트를 프라이빗 셰프와 개인비서에게도 제공할 만한 재력이 있는 그들의 고용주야말로 지금 월스트리트 바닥에서 먹고 자는 ‘99%’들이 겨냥하는 ‘1% 특권층중 한 명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생각을 하며 캐리의 안내로 거실로 들어갔다.

우리를 반갑게 맞은 후 바로 부엌에 들어갔던 올리비에는 쏘파에 앉아 캐리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있는 우리 부부에게 프와그라, 각종 파테, 마른 쏘세지, 올리브, 호두,  치즈 모음 등을 준비하여 샴페인과 함께 내 왔다. 그가 샴페인 마개를 터뜨린 후 네 개의 잔에 똑같은 양의 샴페인을 따랐다. 우리는 각자의 잔을 들고  썽테 !(Sant?! : 건강을 위하여!)라고 건배한 후 한 모금 씩 마셨다.

그때 캐리가 내게 요즘에는 뭘 쓰고있는 지 물었다. 늘 뭔가를 끄적이고 있는 나를 잘 아는 캐리가 만날 때마다 습관적으로 내게 묻는 질문이다. 우유 알레르기 관련 자료들을 읽으며 노트하고 있다고 대답해주었다.

고객 중의 한 사람이 우유 알레르기를 심하게 앓고있으면서도 유럽산 치즈나 버터, 크림 등은 소량 사용해도 된다는거야.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유 알레르기가 아나필락시스 쇼크(Anaphylaxis 중증과민반응)를 일으킬 정도로 위험하다면 유제품 전체를 섭취하면 안되는 것으로 알고있거든. 그리고 도대체 왜 미국에는 우유나 유제품 알레르기에 시달리는 성인들이 꽤 많은 것인 지 궁금해서. 우유 알레르기는 어릴 때 조금 앓다가 어른이 되면 낫는 것으로 알고있었거든.  내 친구 파멜라 알지? 걔네 시어머니도 한 15년 전부터 심각한 우유 알레르기 때문에 쌀 우유(Rice Milk)를 이용해 직접 빵을 만들어드신다는거야. 물론 파멜라 시어머니 식성이 조금  유별나시기는 해. 글루텐도 안되지, 쇠고기도 안되지, 달걀도 안되지, 우유는 물론 모든 유제품에 알레르기가 있으시다니까. 지난 번에 뉴욕에 오셨을 때는  파멜라 랑 같이 김밥을 만들어 드렸어. 일본식 마키만 알고계시다가 김밥을 드시고는 정말 맛있다고 좋아하셨지.”

남자들은 처음에는 우리 얘기에  귀기울이다가 별 흥미를 못 느꼈는 지 자기네들끼리 다른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캐리는 내 얘기가 몹시 흥미롭다는 듯 눈까지 반짝이며 내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나는 왜 그렇게 우리나라에 우유 알레르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은 지 이유를 알것 같아. 나도 ‘rBGH-Free’ 우유 (‘젖소산유촉진제가 사용되지 않은 우유)가 아니면 안 마셔. 정말 문제 많아.”

캐리는 자기 앞에 놓여있는 치즈 한 조각을 집어 일부를 베어 먹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손가락 밑으로 달랑거리는 치즈 조각을 바라보며, 저 치즈는  어떤 우유로 만들어졌을까, 궁금해졌다.

“rBGH?” 치즈 대신 올리브를 하나 집어 입 안에 넣고 우물거리며 내가 물었다.

수많은 미국 소들, 그러니까 전체 30-40% 정도의 소들이 약에 쩔어있다고. 성장촉진호르몬제에, 각종 항생제에. 말도 마. rBGH를 한 달에 두 번 정도 맞는 소들의 왕성한 식욕을 만족시키기위해 얼마나 많은 사료들을 갖다부어야 되는 지 알아? 그 사료들도 유전자 조작된 옥수수나 콩이 대부분이라고. 소들이 유선염 등 각종 질병으로 고생할 때마다 계속해서 점점 더 독한  항생제를 주사하고비좁은 축사에 수많은 소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운동도 못한 채 골골 앓으면서 항생제만 맞고있는거야. 그렇게 혹사당한 소들이 생산해낸 우유에는 유선염을 앓고있던 소의 고름이나 혈구까지 떠다닌다는 얘기도 있다고. 우유나 육류 안에서 발견되는 화학물질이 무려 60여종이 넘는다고 해. 그런 우유를 마신 우리 신체 내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레벨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들을 발표한 기사도 읽은 적이 있다고. IGF-1호르몬 레벨이 높으면 어린애들 성조숙증, 유방암, 결장암, 전립선암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해. 게다가 노화증세도 빨라지게 되고. 당뇨병의 원인이 되어주기도 한대.  그 뿐이 아니야. 우유 안에 남아있는 항생제는  균에 대한 내성을 키워 결핵같은 병들을 만연시킨다는 얘기도 들었어.  그런 연구결과들은 소비자에게 잘 알려져있지 않아. FDA IGF-1는 우리 위장에 들어오면 파되되어 하나도 남지 않게된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하지만 정말일까? 우리 미국은 이란성 쌍둥이(Fraternal Twins)출산율이 매우 높은 나라야. IGF-1레벨이 높은 엄마들이 그런 쌍둥이들을 낳을 확률이 많다는거야. 그런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런 우유도 몸에 좋은 완전식품이라는 말만 믿고 많이들 마셔대잖아.”

캐리의 말을 들으며 우유를 많이 마시는 파멜라를 생각했다. 한 달 전에 파멜라는 쌍둥이를 출산했는데 두 아이는 쌍둥이라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게 생겼다. 얼굴 모습은 물론 성별도 다른데다 몸무게까지 완전히 달라 아무도 쌍둥이라고는 믿지 못할 정도다. 게다가 4분 늦게 태어난 남자아이는 태어나자마자 호흡에 곤란을 느껴 한 달 정도 병원에 입원해 감독받아야 했다. 임신 중 당뇨병에 시달리며 하루에 두 번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했던 그녀가 출산 후 아들의 건강문제로  엄청나게 걱정했던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캐리의 말에 혹하게 되었다.

젖소에게 성장촉진호르몬제를 맞히면 오랜기간 동안 우유를 많이 생산할 수 있어 농가 수입 획득에 좋잖아. 생산량이 많으면 가격도 싸지니까 소비자에게도 좋고? 과용하지 않으면 괜찮은 것 아니야?”

갑자기 자신이 없어진 내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rBGH( recombinant Bovine Growth Hormone. rBST라고도 부름)같은 인공 호르몬을 어떻게 만드는 지 알아?  BST는 원래 소의 뇌하수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성장호르몬이야. 소의 성장기간 동안 한정된 양이 만들어지지. 소가  자연스럽게 자라는 것을 도와주는 호르몬이야. 이 호르몬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젖소로부터 이 BST호르몬 생산을 관장하는 유전자를 추출해내어 그것을 E-coli라는 박테리아 DNA에 재결합시키는거야. 이렇게 유전자조작된 박테리아들이 왕성한 번식력을 바탕으로  BST를 대량으로 생산하게 되는거지. 자연적인 상태에서는 절대로 그 많은 양의 성장 호르몬을 생산해낼 수 없어. GM박테리아를 이용하기 전에는 소가 죽은 후에야 극소량의 BST를 추출해낼 수 있었을 뿐이야. 이렇게 다량의 BST를 생산한 박테리아들이 죽은 후, 물론 박테리아들이 저절로 죽는지 죽이는 것인 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유전자조작된 박테리아들이 다량 생산해낸 성장호르몬을 소에게  주사하는거야. 물론  E-coli 인간을 비롯한 소 같은 동물 창자 내에서 번식하는 박테리아라 원래는 몸에 해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어. 그래서 유전공학자들 실험실의 감초같은 역할을 하게 된거지. 그런데  점점 더 이상한 E-coli들이 출현하잖아. 몇 년 전에 미국에서 양파와 시금치 E-coli감염 사태로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어. 미령이가 뉴욕에 오기 전 일이라 모를 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도대체 양파와 시금치가 어떤 연유로 오염된 것인 지 원인을 찾지못했어. 그러다가 결국  농장 근처에 있는 산업형 축산공장에서 온갖 호르몬제, 항생제를 맞고 사육되는 젖소, 돼지 들의 배설물 등에 의해 오염된 물이 원인이었다는 결론이 내려졌지. 그 뿐 아니야. 우리나라에서 가공 쇠고기 리콜은 수시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야. 이제는 뉴스 취급도 안되잖아.  전부 E-coli 박테리아가 일으키는 문제들이지. 물론 자연적인 상태에서도 이런저런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것은 흔한 일이라지만 바이오 실험실에 없어서는 안될 E-coli처럼 인간의 몸에 무해하다고 알려진 박테리아들이 빠른 속도로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있다고 상상해 봐. 기분나쁘잖아…”

캐리의 말을 듣고보니 지난 5월 독일에서 벌어진 슈퍼 E-coli감염 사태가 생각났다. 스페인산 오이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독일정부가 발표하는 바람에 스페인산 농산물 수출이 커다란 타격을 받았었다. 결국 스페인산 오이하고 아무 관계가 없다는 정정 발표와 함께 독일 과학자들이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발표한 슈퍼 E-coli DNA가 밝혀졌다. 새로운 형태의 더 강력한 독소를 뿜어내는 장출혈성 대장균(enterohemorrhagic E. coli). 이제까지 발견된 적 없는 변종 박테리아다. 이 박테리아는 현재 사용되는 8개 항생제에 내성을 가졌다고 한다. 대부분의 항생제가 효력이 없는 것이다. 효력이 있는 항생제가 있더라도  의사들이 항생제를 사용할 수 없는 이유는 이 박테리아를 죽이게되면 Shiga독소가 뿜어져나와 인간의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란다. 다시말해, 이 변종 박테리아로 인해 콩팥과 혈액, 신경계가 파괴되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이라는 합병증이 발생하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는  미국의 공장형 축사에서 숨 쉴 틈 없는 좁은 공간에 갇혀 살이 뒤룩뒤룩 찐 채 서로를 물어뜯으며  사육되는 소, 돼지, 닭 들을 상상해보았다.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가축들이 식용하는 유전자조작 작물 내에 성별표지로 전달 된 항생제 저항성 유전자와 같은 유전자가 혹시 E-coli 같은 세균으로도 전달되는 것은 아닌가? 그렇게 하여 슈퍼 박테리아 출현 가능성도 생기고 말이다. 머리가 복잡해졌다.

자자.. 골치아픈 얘기들은 그만하고 식사하자고. 뵈프 부르기뇽을 만들었어.물론 캐리는 풀만 먹고…”

말없이 생각에 잠겨있던 나와 캐리에게 올리비에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락토-베지테리안(Lacto-vegetarian : 치즈 및 유제품은 먹는 채식주의자)인 캐리를 위해 맛있는 야채요리도 준비했다고 했다.

모두와 함께 식탁으로 향하면서, “캐리.. 젖소에게 사용하는 성장촉진호르몬제가 그렇게 안 좋은 거라면 어떻게 FDA승인을 받고 지금까지 사용할 수 있어?”, 라고  내가 물었다.

믿거나 말거나 rBGH를 사용하지 않은 우유만 구입하겠다고 선언하는 식품업체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사실 유럽, 캐나다를 비롯해 다른 선진국들에서는 불법인 rBGH를 미국에서 계속 허용하고있다는 것이 나는 정말 불만이지만아마도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그렇게 생산된 우유나 가공육 구입을 거부하게 될 경우 글쎄모르겠어. 어쨌든 나는 그런 우유는 절대로 안 마시니까.”

 

미국에 오면 없던 알레르기가 생긴다고 말하는 한국사람들을 가끔 만나보았다. 나 스스로도 뉴욕에 온 후 아스파탐 관련 알레르기에 크게 시달렸었다. 우리 몸의 면역계가 섭취하는 음식물에 포함되어있는 어떤 단백질을 외부 침입물질로 판단해 이에 대항해 싸우면서 우리에게 이러저런 알레르기가 생기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우유 속에 포함된 어떤 단백질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를 발현시키는 것이라고 충분히 가정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일부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대로 성장촉진호르몬제를 맞고 자란 젖소에서 생산된 우유에 IGF-1레벨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그런 식으로 섭취된 IGF-1이 인간의 몸 속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 선진국 그 어느 나라보다 암, 당뇨병 발생율이 높은 미국의 공중보건 상황을 연관시켜보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올리비에, 캐리 부부와의 저녁식사 다음날 바로 소 성장호르몬제rBGH조사에 들어갔다. 선진국 중 미국에서만 사용되는 제품이다. 미국 젖소 30% 이상이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고있다고 한다. 궁금했다.

 

rBGHPosilac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몬산토사 제품이다.

마이클 폴렌Michael Pollan버클리대학 교수는 저서에서 1998년 몬산토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필 안젤Phil Angell , “바이오푸드의 안전성까지 몬산토가 신경써줄 필요는 없다. 우리가 관심갖는 것은 바이오푸드를 가능하면 많이 파는 데 있다. 안전성을 보증하는 것은 FDA가 할 일이다.("Monsanto should not have to vouchsafe the safety of biotech food. Our interest is in selling as much of it as possible. Assuring its safety is FDA's job.")”, 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어떻게보면 맞는 말 같기는 하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혼란을 가져다주는 발언이다. 한 바이오업체가 자사 제품의 안전성까지 책임질 필요가 없다면 그 몫은 고스란히 안전성 심사를 책임지는 식약청으로 돌아간다. rBGHFDA심사과정부터 들여다보자고 결정내렸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rBGH 데이타를 심사한 FDA책임자는 수의사인Dr.  Richard Burroughs. 그는 자신이 맡게 된 유전자조작된 가축용 호르몬제가 세계 최초라는 것을 잘 알고있었다. 몬산토가 제출한 어마어마한 양의 실험 데이타를 꼼꼼하게 검토했다. 무리해서라도 빠른 승인을 원하는 제조업체와 FDA내 경영진의 압력에도 불구 시간을 들여 검토했다. 그는 마침내rBGH는 심각한 하자가 발견되는 제품이라 충분한 시간을 들여 추가 실험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자신이 발견한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정리하여 FDA 상부에 제출하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의 진행이 느리다는 이유로 FDA로부터 해고를 통보받았다. 일방적인 해고에 반발한 그는 FDA를 고소했고 승소해 다시 FDA에 복직하게 되었다. 그러나 FDA 경영진은 수년동안 그가 책임지고 있던 rBGH프로젝트 접근을 막는 것은 물론 소가 전문인 그에게 돼지관련 업무를 맡기는 등  의도적인 차별을 시작했다. 몬산토 변호사들의 방문까지 받았다. 그가 알고있는 rBGH관련 극비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게 되면 몬산토로부터 직접 소송당하게 될 것이라는 협박을 받았다. FDA내에서 rBGH관련 그와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다른 과학자들도 rBGH심사과정에서 제외되거나 그들의 전문 분야와 다른 프로젝트를 위임받게되는 등 이런저런 부당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Dr. Richard Burroughs는 결국 내부압력과 업무관련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사임했다. 그는 뉴욕타임즈(Keith Schneider 1990 112일자)를 통해 제약회사들의 지나친 압력으로 제대로 된 안전성 심사가 이루어지지 않고있다고 불평했다. FDA가 제약회사 내부 부서로 전락해버렸다고 개탄했다. FDA내 과학자들 간에도 몬산토와 몬산토를 대표해 워싱턴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파워풀한 로비스트들 압력에 FDA가 꼭둑각시가 되어버렸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참다못한 과학자들이 익명의 청원서를 상원에 제출했다. 세계 최고의 바이오테크놀로지 국가를 지향하는  미정부 정책으로 rBGH승인을 빨리 시행하라는 압력이  크며 rBGH심사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부정과 FDA내부 이해충돌이  심각하다는 고발내용이었다. 몬산토에서 rBGH개발과정에 직접 참여했던 Dr. Margaret Miller FDA (Deputy Director, Office of New Animal Drugs) 에 고용되어 rBGH 안전성을 심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내용도 있었다. 몬산토에서 일했던 과학자가 FDA로 들어와 몬산토가 제출한 rBGH관련 실험데이타를 승인할 지 안할 지를 결정하는 권한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그녀의 보조연구원인 Susan Sechen도 코넬대학에서 몬산토의 연구지원비를 받아 rBGH를 연구했던 연구원이었다는 것을 문제삼았다. 각종 환경단체, 소비자단체, 시민단체, 농부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았다. 그들은 rBGH처리된 제품에 반드시 레벨이라도 붙이게 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당시 rBGH레벨 관련 결정권을 가지고 있던 FDA관리 책임자는 Michael Taylor였다. FDA에서 일하기 전 수년 동안 몬산토를 대변하는 변호사로 일했고 워싱턴에서는 몬산토 로비스트로 일했던 사람이다. 그는 rBGH처리된 우유와 그렇지 않은 우유에는 아무 차이가 없다고 선언했다. 그것은 rBGH처리된 우유에 IGF-1호르몬 레벨이 높아 암발생율을 높이는 등 인간의 몸에 해로울 수 있다는 이런저런 부정적인 실험보고서를 제출한 많은 과학자들의 주장에 반하는 결정이었다. 몬산토 사람들이 포진해 있던 FDA는 결국 1993 rBGH를 승인했다. 이런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몬산토는 사람들의 반발이 거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사 홍보회사를 통해USA Today, Boston Globe, New York Times, Wall Street Journal의 편집장들에게 rBGH 가 건강에 해롭다는 식의 기사를 취급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

 

미국의 FDA가 승인한 제품들은 캐나다에서 큰 문제없이 승인되는 것이 관행이라고 한다. 그러나 rBGH는 캐나다에서 쉽지않았다.

FDA와 같은 역할을 하는 Health Canada의 과학자들은 rBGH가 젖소와 인간의 건강에 해를 끼친다는 명백한 결론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젖소의 유선염 발생율 25%이상 증가, 생식력 저하 및 불구 가능성 50%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무리한 우유 증산은 젖소의 면역시스템을 어지럽혀 병에 걸릴 확율을 높이므로 더 많은 항생제나 다른 치료제를 써야하는 등 부작용이 매우 심하다고 밝혔다. 젖소의 수명이 크게 단축되는 것은 물론 각종 항생제 잔여물이 우유에 남게 되어 인간의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특히 IGF-1호르몬 레벨이 높아 유방암, 전립선암 발생율을 높여준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부정적인 보고서는 상부에서 묵살되었다. 명백한 데이타 분석결과에도  rBGH를 신속히 승인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참다못한 6명의 과학자들이 1998년 캐나다 의회 청문회에서 선서증언을 했다. 그들은 신제품 안전성 심사 과정에 제약회사들의 개입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정경유착 되어있는 파워풀한 제조업체의 신제품이 안전하지 않다는 연구결과를 내놓는 순간 신상을 위협받을 정도의 심한 정신적 부담을 안게 된다고 폭로했다. 즉 압력이 너무 심해 상부가 요구하는대로 부정적인 데이타를 수정하거나 결함을 최소화하여 신속한 승인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성 관련 부정적인 연구 보고서를 제출해도 정부, 기업과 끈끈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관리층로부터 무시당하는 일이 다반사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게다가 Health CANADA경영진으로부터의 압력 뿐 아니라 몬산토로부터 직접 1-2million 달러 제안까지 받았다고 폭로했다. rBGH의 신속한 승인을 위해 뇌물을 건네려는 것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들은 몬산토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 충격적인 주장에 대해 몬산토 측은 캐나다의 과학자들이 자기들의 선한의도를 잘못 이해했다고 주장했다. 연구지원비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이 거짓이었다는 것은 2005년 또 다른 뇌물사건을 처리하던 미국법정에서 밝혀졌다. Health  Canada과학자들에게 뇌물을 주려했던 같은 시기에 자사의 유전자조작 면화 인도네시아 승인을 위해 그 나라 환경부 고위관리를 비롯 1997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140여 명의 인도네시아 정부관리들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명백한 증거물이 제출되었기 때문이다. 몬산토는 이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상기 6명의 캐나다 과학자들 중Dr Shiv Chopra, Dr. Margaret Haydon, Dr. Gerard Lambert 2004Health Canada로부터 해고 당했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rBGH는 캐나다에서 지금도 사용할 수 없다.

이 모든 사태를 4부작으로 나누어 특별프로그램으로 기획한 기자들이 있다. 플로리다 탬파 소재 WTVT(Fox자회사)소속 제인 에이커Jane Akre와 스티브 윌슨Steve Wilson이 그들이다. ‘The Corporation’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접하게 된 그들의 사연도 충격적이다. 그들은1997년 몬산토와 rBGH, FDA, Health Canada스캔들 관련 특별 심층 분석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들은 rBGH FDA승인에 문제가 많다고 판단해 진실을 밝히고자 했다. 이 사실을 알게된 몬산토는 폭스 뉴스의 사장인 Roger Ailes에게 즉각 항의했다. 이 프로그램이 몬산토와 자사제품에 부당한 피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프로그램을 계획대로 내보내게 되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 방송국은 그로 인해 무서운 결과”(‘Dire Consequences’)를 맞게될 것,이라는 협박까지 받았다. 위협을 느낀 경영진은 담당기자들에게 프로그램 방영을 무한정 미루라는 지시를 내렸다. 경영진의 결정이 부당하다는 생각에 두사람은 적극적으로 반항했다. 압력에 굴하지않고 진실을 밝히겠다며 계획대로 프로그램을 내보내겠다고 맞섰다. 그들은 같은 기사를 80회 이상 수정하며 최악의 검열과정까지 견뎌내었던 터라 더이상 양보할 수 없었다. 결국 회사 측은 그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동시에 돈봉투(‘Hush Money’:침묵을 종용하는 일종의 위로금)를 건넸다. 조용히 회사를 떠나달라 그리고,이번 일 관련 입을 다물어달라는 뜻이었다. 두사람은 거절했다. 방송국을 나온 두사람은 자신들의 경험담을 폭로했다. 사람들이 분노하기 시작했다. 성장호르몬 처리된 젖소에서 생산된 우유를 절대로 구입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런 움직임에 발맞춰 메인주 소재 Oakhurst Dairy라는 회사가  자사가 생산한 우유에 rBGH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농부들의 맹세를 레벨(“Our Farmers’ Pledge: No Artificial Growth Hormones”)로 붙여 팔기 시작했다. 몬산토는 즉시 Oakhurst회사를 고소했다. 이 회사가 불필요한 레벨을 붙여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몬산토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작은 회사지만 몬산토 측의 비난에 대해 Oakhurst Dairy사장은 지지않고 맞섰다 : “우리 우유 속에 무엇이 들어있고 무엇이 들어있지 않은 지 소비자들에게 알려 줄 권리가 우리에게 있어야한다("We ought to have the right to let people know what is and is not in our milk”)”.

수많은 회사들이 동조하기 시작했다. 몬산토는 이에 맞서 Afact (American Farmers for the Advancement and Conservation of Technology)같은 단체를 이용해 rBGH홍보를 강화하고 있지만rBGH처리된 젖소가 생산한 우유나 그 우유를 이용해서 가공한 유제품을 외면하기 시작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Wal-Mart, Kroger, Safeway, Costco, Starbucks, Ben & Jerry's 같은 메이저 회사들이 소비자들이 원하기 때문이라는 논리로  줄줄이 ‘rBGH-Free’선언을 하기 시작했다. 아스파탐 비지네스를 Ajinomoto사에 매각했던 몬산토는 2008 rBGH비지네스를  Eli Lilly사에 매각했다.

몬산토의 CEO였던 로버트 샤피로Robert Shapiro 가 한 말이 내게는 아직도 충격적으로 느껴진다. “우리(몬산토)는 신의 일을 한다. 세계는 우리가 구원자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We are doing God’s work. The world will think we are saviors.”).”

스스로를 신이며 구원자라고 생각하는 회사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익만을 취하려는 모습이 내게는 아름답게 여겨지지 않는다. 뭔가 강제로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려한다는  불쾌감까지 느낀다.

내게는 혹사당하는 젖소들이 만들어낸 우유가 깨끗하고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지않는다. rBGH처리된 수많은 젖소들이 병에 걸리거나 불구가 되어 독한 항생제를 맞으며 우유를 생산한다. 불행한 젖소들의 스트레스는 그대로 우유 속에 전달된다고 믿는다. 그런 우유를 마시고 알레르기가 생기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안전성이 의심되는 성장호르몬제와 항생제에 쩌든 채 유전자조작된 곡물을 먹고 난 젖소들의 배설물은 고스란히 주변의 수원을 오염시킨다. 변종 박테리아들의 온상이 되는 것도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다.

 

나는 행복한젖소들이 기꺼이 인간들에게 나누어주는 깨끗하고 맑은 우유를 마시기로 한다. 그리고 그런 우유만을 고객들을 위해 사용할 것이다. 지난 3개월 동안 여러 자료를 찾아보며 스스로 내린 결론이다.

자료 조사에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최종 결정은 쉽게 내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