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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2학기 <이화여대, 서강대, 연세대 세 대학 공동 세미나>

johancafe 2010.05.13 14:14 조회수 : 4455

1997년 2학기 <이화여대, 서강대, 연세대 세 대학 공동 세미나>

성과 사회: 탈근대, 탈식민, 여성주의


화두: 이야기는 사라졌는가? 이야기가 없어졌다는 것 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다시 이야기가 있는 사회를 만 들어 갈 수 있을까?

주요 개념들: 현대성, 탈근대, 탈현대, 탈식민주의, 여성주의, 일상성, 비동시성의 동시성, 불균형 발전, 단일 주체와 다중적 주체, 대서사와 소서사, 재현의 정치, 담론의 정치, 차이의 정치학, 정체성의 정치학, 주변성과 타자성....

왜 이런 실험적 연대 세미나를 하려고 하나?

지난 사반 세기 우리들이 경험해 온 속도는 가히 살인 적이었다. 고속버스가 제 시간에 출발하면서 "한국인" 들도 시간을 지키는 "국민"이 되었고 "선진국" 대열이 끼었다고 자축의 분위기가 한창이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하루 아침 눈을 떠보니 더 이상 약속을 지키기 힘들어진 사회, 탈근대적 사회가 곁에 덥석 와 있다.

인간의 몸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속도"로 힘겨 워 하는 이들이 늘고 있고, 파편화와 건망증, 짜증과 피곤함으로 도처에서 아우성이 일고 있다. 나눠야 할 정보는 순환되지 않고 있고, 쓰레기 처리가 되어야 할 정보들의 유통망만 거대하게 구축되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엘리트'들은 과다 정보와 과다 노동 속에서 허우적대고, '대중'은 공중파가 만들어 내는 "신바람" 강사들 앞에서 신바람을 낸다. 엘리트 집단은 과다 노 동으로, '민중'은 과소 노동으로 "인간됨"의 느낌을 잃어 가고 있다. 사람들은 불행함을 잊기 위해 안정된 제도 속으로 숨어들고, 스펙타클 사회의 구경꾼이 된 자신의 모습에 만족해한다. 축적된 억압의 감정이 분 출하면서 세상은 갑자기 모든 것의 빛깔이 컴컴해지고 있다. 실망감과 배신감, 잘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길 한 예감, 잘 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무력감, 생존 자체 가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이 의사 소통을 하고자 하는 동기마저 앗아가 버렸다. 급격하게 분화된 경험 세계를 애써 무시하면서 "국민적" 단일 주체를 고집해 온 결과가 이런 "자멸적" 상황으로 치달은 것일까? 사 람들은 더 이상 "정당성의 위기"에 대해 따지지 않는 다. 명실공히 "동기 상의 위기"에 시달리는 "탈 근대/ 후기 산업 사회"에 돌입한 것인가?

강의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교수는 "가르치고" 학생은 "배운다." 그런데 실은 아무도 가르치지도, 배 우지도 않았다. 안정된 제도의 재생산이 있을 뿐이고, 연극이 계속될 뿐이다. 의사 소통의 붕괴가 전면화된 상태에서 부모 자식 사이의 의사 소통이 실은 "잔소 리"와 "딴짓하기"이듯 교수 학생 사이의 의사 소통 역 시 이 구조를 넘어서지 못한다. 문제는 내용이 아니 다. 기성세대가 하는 모든 것은 그냥 아무리 좋은 말 이라도 "잔소리"에 "설교"이거나 실행 불가능한 이야 기들이라고 느끼는 정서이다. 선생 노릇을 계속할 것 인가? 위기는 단지 학생과 교수 사이에서만이 아니다 교수 사이에서의 상호작용도 부쩍 줄어들었다. 딴 대 단한 이유 때문에 아니라 단순히 "바쁨"때문에 서로의 학문하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있다. "바 쁨"이 원흉이라면,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바쁘고 정신 없게 만드는가? 누구의, 무엇에 의한 음모인가?

이 세미나는 이런 위기감을 빠진 교수들이 여는 세미 나이다. 일차적으로 비슷한 작업을 해 온 우리 세 명 이라도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정을 붙이는 시간을 가 지려고 한다. 해체된 문화/권력 모임을 일부 회생시키 려 한다. 그것 자체가 바로 학문적 토론의 회생을 의 미할 것이다. 프렉탈의 세계관, 이 작은 것의 회생이 곧 모든 것들의 회생이리라. 세미나에 들어온 학생들 사이의 파편화, 신촌에 있는 세 대학 사이의 거리, 전 공 상의 차이, 여성/남성의 차이, 계급적 배경의 차 이, 외국 체험의 차이, 이 모든 차이들을 인정한 바탕 위에서 새로운 만남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이다!

이 세미나에서 무엇을 하려고 하나?

이 세미나에서는 문화와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화두를 가지고 탈근대, 탈식민, 여성주의적 관점과 방법론을 이야기할 것이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만들 어 가기 위해 기존의 장르에 매이지 않고 유목민적 방 랑을 계속할 것이다. 문화란 무엇이며, 그것은 권력 작용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문화의 시대라고 하면서 실은 문화적 주체가 급격히 소멸되어 가는 현상 을 어찌 분석해 내고 또 변화시켜 낼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실은 일찍부터 의사 불통의 문제를 피부로 느 껴 온 여성주의자들에 의해 제기되어 온 것으로, 지금 탈근대주의, 탈식민주의적 연구자들 역시 집중적 탐사 를 시작한 영역이다. 자본주의가 진전됨에 따라, 상업 주의와 고도의 정보 기술의 발전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의 양상이 전혀 질이 다른 형태로 변해 가고 있는 상 황에서, 탈식민주의적 흐트러짐 속에서, 우리는 "이야 기"의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우리들의 이야기가 인문학을 회생시키기를 바란다고? 그런 의도를 가지기에 우리의 상황은 너무 나쁘다. 그 냥 서로를 피곤하지 않게 조심하면서 생산적인 '만남' 을 시도해 보자.

세미나를 어떻게 구성하고 진행할까?

전반부는 세 명의 교수들이 자체내 의사 소통의 장을 만들면서 학생들을 초대한다. 후반부는 초대를 받은 학생들이 자체내 이상적인 의사 소통의 관계를 만들면 서 초대의 장을 마련한다. 학생들은 기존의 전공이나 학교에 대한 '충성심'을 버리고 자신의 관심을 중심으 로 의미 있는 의사 소통이 가능한 적극적인 만남을 이 루어 가기 바란다. 아직 만남을 위한 준비가 되지 않 은 학생들은 수강을 철회하도록. 기회는 언제나 있으 며, 실제로 "기회"란 자신이 준비되었을 때를 말한다!

세미나 참여시 유의 할 점: 공동 수업을 여러 번 해 본 결과로 얻는 문제의식

1) 토론을 잘 한다는 것에 대해 항상 신경을 쓴다. 지 금까지 경험을 보면 교수가 복수가 될 경우, 교수 사이에 의사 소통이 늘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토론이 줄면서 학생들이 불만스러워 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이 점을 교수, 학생 모두 유의할 것이고, 그래서 전반부는 교수 중심, 후반부는 학생 중심으로 나누었다. 단, 모두에게 말 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평등하 고 민주적인 세미나가 되는 것이 아님을 알기 바란다. 학생 중에는 지나친 피해 의식을 드러내는 경우가 종 종 있다. 참여의 방식은 다양하며, 참여자의 수준과 표현 방식 역시 다양함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대학, 또는 전공에 대한 충성심으로 에너지를 소비하게 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 왔다. 교수들 사이에, 또는 교수는 그렇지 않지만 학생들의 사이에 간간이 "내 새끼, 니 새끼" 식의 분파 문화를 만들려는 성향도 보이는데, 이런 짓은 말자.

2) 토론의 활성화를 위해 통신을 활용한다. 토론 시간 이 충분하지 못할 것이며, 특히 교실이라는 대면적 공 간에서 말하기가 어렵거나 기회를 놓친 이들을 위해서 통신을 통한 토론의 장을 마련한다. 주소: 천리안 SCCUL. 수업 이후 통신을 통해 계속 토론을 할 것을 장려하며, 통신장 (엄기호 등)은 토론 내용을 다음 주 세미나 시간에 통신을 않는 이들을 위해서 요약해 들려준다.

3) 책 출판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이 수업을 위해 따로 임시 [교재 reader]를 편집해 만든다. 기존에 나와있는 책을 그대로 읽고, 찾기 어려운 지면에 나온 글을 모아 복사한다. 이 세미나에서 다른 대학원생들 과 공유할 만한 수준의 토론이 이루어졌을 경우, 책으로 출간할 계획도 있다. 그런 면에서 기록을 착실하게 하고, 녹음, 또는 녹화를 해 둔다. 그래서 이 수업과 같은 실험 과목들의 기록을 [작은 대학]의 교재 시리즈로 낼 수 있다.

4)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허락한다면 무주 안성면에 폐교된 공정 초등 학교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음력 9월 보름께, 또는 허병섭 목사 마을회관 준공식에 밤기차를 타고?

제 1주 이상적인 토론 상황을 만들기 위해 자기 드러내기

자기 드러내기의 어색함, 쑥스러움, 촌스러움에 대하 여

읽을 거리: [나의 나]

제 2주: 영화 말린 고리스의 [Question of Silence] 를 보고: 의사 소통과 언어 행위에 대해 생각함. 그리고 '우리들' 안의 차이를 확인하기

언어 이전의 언어: 피억압집단이 생존을 위해 활용해 온 언어들, 사적 언어들 의사 소통 방식의 차이: 세계를 재구성하는 방식의 차 이: 남녀간, 동일 집단내

그 외 배경적 독서 : 존 그레이, 1993.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친구) 진 시노다 볼린, 199 ,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 [우리 속에 있는 남신들] 진 랜드럼, 1997. [성공하는 여자들의 심 리] 황금 가지.

배경적 영화:[폴링 다운] [파고] [위험한 정사] [적과 의 동침].


*강좌평가와 성적 (첨부 파일) -34kb

 

1997-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