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축사 한상복 교수

조한 2013.11.04 21:08 조회수 : 3902

조한혜정 교수 정년기념 심포지엄: 우정과 환대의 지성공동체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 대학원 문화학과 주최

 

2013. 11. 2(). 13:30 - 18;00 연세대학교 새천년관 101(강당)

 

축사

한상복(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명예교수)

 

바로 즈금 전에 김현미 교수께서 오늘의 조한혜정 교수 정년 기념행사 시작의 말씀을 하면서 감격하여 울먹이던 모습을 보셨지요. 그리고 조한 교수의 제자 남녀 두 사람이 오늘의 기념행사를 위해 직접 작곡하고 두 가지 악기를 반주하면서 노래를 불러 축하의 뜻을 전하는 정겨운 장면은 지금까지 제가 본 많은 교수 정년 기념행사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광경이었습니다.

우선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와 문화인류학과, 그리고 대학원 문화학과 에서 33년간 문화인류학을 가르치고 연구해 오신 조한헤정 교수님의 정년을 축하합니다. 아울러 정년 기념문집을 간행하고, 이처럼 간결하면서도 재미있고 짜임새 있는 우정과 환대의 지성공동체심포지엄과 조한혜정 교수님의 고별강연 및 리셉션과 공연 행사들을 준비하신 동료 교수들과 후배, 제자, 여러 분들께도 흐뭇하고 자랑스러워서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조한혜정 교수께서 지금까지 반평생 이상을 대학과 더 넓은 사회에서 인류학 교육과 연구 및 실천에 전념하여 몰입할 수 있도록 가족 안에서는 물론 밖으로도 여러 가지 내조와 외조의 뒷바라지를 해주신 부군(夫君) 전길남 교수님께 문화인류학 동업자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와 찬사를 올립니다. 이런 뜻 깊은 자리에서 제가 축하의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은 저에게 더할 나위 없이 큰 영광입니다.

 

제가 조한혜정 교수님을 처음 만난 것은 거의 35년 전인 1979년 초에 선생께서 미국 UCLA 인류학박사 학위를 받으시고 귀국하시자마자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에 강사로 나오실 때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로 임용되셨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조한헤정 교수는 반세기 전 미국의 마가렛 미드(Margaret Mead) 못지않은 당대의 고명한 여성인류학자이십니다.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 중에 이 분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여성 문화인류학자가 바로 조한혜정 교수님이십니다. 인터넷에 들어가 조한헤정을 쓰고 검색하면 개인 사이트에서 공식적인 이력과 저서, 논문, 연구과제, 논단, 강연, 사진, 영상자료 등이 한글과 영어로 뜨고 서평과 댓글들이 엄청나게 많이 올라 있습니다. 거기서 볼 수 있는 조한혜정 교수의 이미지는 문화인류학 교수, 저술가, 시민사회운동가 등으로 그려집니다.

 

실제로 조한헤정 교수는 지금까지 대학에서 가르치고 연구하고, 더 넓은 사회에서 실천하는 일에 온갖 노력과 시간과 정성을 다 바치셨습니다. 때로는 어쩔 수 없이 불가피하게 대학 안팎의 주요 직책을 맡아 학술연구, 공개강좌, 워크숍, 사회교육활동, 문화비평, 실천사업 등을 기획하고 추진하여 성과를 올리는 데에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일들을 새로 기획해서 꾸미기도 했고, 뛰어난 지도력과 추진력을 발휘하여 목적 과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런 사례들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지만, 몇 가지만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지난 30여 년을 시기적으로 돌아볼 때, 1980년대에는 또하나의문화여성 동인모임을 만들어 활동하면서 사단법인으로까지 발전시켜 시대를 이끌어가면서 비전을 제시하는 실천가의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 다음 1990년대에는 청소년문화에 대한 실천적 담론을 전개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2000년대에 들어서는 모든 세대가 어우러지는 마을 만들기 운동에 앞장서고 계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연세대학교에 문화인류학과를 만드는 일을 오래 전부터 추진하셨습니다. 그 일이 어렵게 되자 우선 대학원 문화학 협동과정(문화학과)을 만드셨고, 오랜 숙원이었던 문화인류학과 창설은 2008년에 이루어져서 큰 목적 사업을 완수하셨습니다.

 

연세대학교에 문화인류학과가 창설되기 이전에 미리 문화인류학 교수로서의 교육과 연구 면에서 탁월하고 인품이 뛰어난 분을 동료 교수로 채용하시고, 최근에도 신진기예(新進氣銳)의 빼어난 문화인류학자를 골라 교수진을 강화한 선견지명의 혜안과 미래에 대한 준비성이 돋보입니다. 사회학과와 대학원 문화학과 및 문화인류학과를 통한 문화인류학 교육과 연구지도가 오늘의 밑거름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가운데 많은 제자들이 배출되었고, 그분들 중에는 이름난 교수, 학자, 문필가, 논객, 시민사회운동의 실천가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습니다. 그 제자들 중에 몇 분이 오늘의 조한혜정 교수님 정년기념 심포지엄에 참여하여 자리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대학에서 가르치시고 연구하시며 학교 안팎의 직책과 바쁜 일 때문에 소홀할 수도 있었던 부군(夫君) 전길남 교수님께, 앞으로는 더 많은 시간과 사랑을 나누어 드려야 할 것입니다. 노년에는 장사가 없다고 합니다. 조한혜정 교수님께서도 이제는 노년에 접어드셨으니, 타고난 건강일지라도 더욱 잘 지키시면서, 하시고 싶은 일들을 계속하시면서도 무리하지 마시고, 정년 이후의 새로운 인생을 전길남 박사님과 함께, 지금까지보다 더 즐겁고 값지게 꾸려 나가시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축하 말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