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8월 4일 LA 네번째날 한국 소식

조한 2022.08.05 07:27 조회수 : 26

어제 한국 일보 허스펙티브에서 <특명: 여가부 폐지>라는 주제로 글을 썼던데 오늘은 변화의 월담 팀이 메일을 보내왔다. 

이미 선정된 프로젝트를 취소하다니 국민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그리고 절차를 따르는것이 핵심인 행정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변화의 월담에서 보낸 편지를 보면서 기가 막혀서 또문 전체 메일을 썼다.

겨우 충격에서 벗어난 이 팀을 도울 방법을 찾아보자고....

그리고 적어도 확정된 프로젝트는 계획대로 굴러가게 지원할 여유가 없느냐고 여성재단에 메일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되어서 기후 위기 같은 것은 없다면서 기후 위기 프로젝트의 지원금을 끊었을 때 

금방 그 액수만큼 지원금이 연구소로 들어왔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나서

개인적으로나 또문이 돕는 것보다 재단이 돕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얼마 되지도 않을 돈인데 이건 참으로 기막힐 일이다.

앞으로 막무가내로 가볼테니 각오하라는 메시지인가  뭔가?

 

월담 팀이 충격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추스려서 보낸 편지가 훌륭해서 아래에 붙여둔다. 

 

조한님, 7월 어떻게 보내셨나요.

우여곡절 끝에 인사드립니다. 변화의월담입니다. 

 

유난히 혼란스럽고 힘겨웠던 7월이었습니다. 레터 한 통 보내지 못할 정도로요.????

6월의 마지막 주말을 '생존을 위한 놀이' 클럽 사람들과 힘차고 즐겁게 보냈어서 7월은 스타트가 참 좋았었습니다.

[사진] 6월 생존을 위한 놀이 클럽 <월담의 월담: 뉴 파쿠르> 에서 균형을 잡고 (월담이 특별 제작한????) 정글짐에 매달려 공놀이를 하는 참가자들 (자세한 스토리를 보고 싶다면 이미지를 클릭하세요)

그런데 갑자기, 올해 월담이 가장 주력해서 준비하고 있던 지원사업이 일시중단되었습니다. 한국사회의 젠더 규범('남자/여자 애가 ~해야지, ~하면 안 돼' 하는 자잘한 인식, 행동 코드)들 속에서 점점 움직이는 자유와 힘을 잃어버리고 있는 아이, 어른들을 생각하며, 다양한 몸들이 편히 숨쉬고 즐겁게 뛰노는 방법을 찾아가는 장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서류, 면접 심사, 대면 오리엔테이션까지 마치고 지원금 1차 교부일을 바라보며 함께 협력해주실 사진 작가, 영상 제작자를 찾아 열심히 소통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지원금 교부가 미뤄지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엥, 뭐지?' 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협력하기로 한 사진 작가님이 기사들 보았나며 연락을 주셨어요. 바로 아래 기사였습니다.

권성동 의원이 여가부의 '청년성평등추진단' 사업이 젠더 갈등을 조장, 심화시킨다며 여가부장관에 전화를 걸어 "전면 재검토"하게 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결국 600만원의 사업비를 약속했던 여가부는 모든 절차를 뒤엎고, 어떠한 확답을 주지 않은 채 무작정 기다리게 하였습니다. 하루, 하루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위해 안 하던 검색을 시작하면서 추악한 혐오의 세계를 또 새롭게 목격했고, 극심한 불확실성과 혼란 속에서 몸과 마음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15일 뒤 여가부에서 침묵을 깨고 한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젠더와 성평등 아젠다를 빼서 사업을 수정하면 (사업비 주는 거 장담은 못 하지만) 살펴봐줄게" 라는 어처구니 없는 통보였습니다. 상상도 못한 현실이었습니다.
 
우리는 도대체 어떤 사회에,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거지? 어떤 태도와 가치관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여태까지 사회의 온갖 만행을 보고 분노하는 시간들이 있었는데도, 멘붕이 왔습니다. 한 달 1만원도 모으지 못하는 현실에서, 세상에 빛이 되는 일을 실험하는 몇 백만원의 힘은, 답답하리만큼 적법절차를 따지는 행정 체계에 대한 막연한 믿음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여가부와 직접 소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같은 백래시를 받은 이웃 단체들과 수많은 의견을 주고 받으며 다시 일주일이 지나갔습니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여가부를 해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소식과 이번 지원사업은 미안하게도 수정없이 전면 취소를 해야 겠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두번째 통보를 받으니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삶(생존), 신념과 희망을 걸어 힘겹게 쌓아올리고 있던 일이 어떻게 하룻밤 사이에 근본없는 정치 스캔들로 쓰고 버려졌는지요. 이에 어떻게 공동 대응을 할 것이며, 꺼져버린 사업의 불씨는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전화로, 메세지로 또 수십 건의 소통이 오갔습니다. 그렇게 7월이 지나갔습니다.
 
혹시 조한님은... 무사하신가요?
 
회복의 시작, 몸이 무사히 바닥을 칠 수 있게 하는 것
 
암흑의 7월을 기어가며, 참 많은 걸 겪었습니다.
사회에 필요한 일을 부단히 고민하고 즐겁게 풀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와 서로의 몸을 지키는 게 첫번째인 월담이들에게도, 몸이 와르르 무너지는 날들이 왔습니다. 눈을 뜨기 힘든 아침들과 눈을 감기 힘든 밤들이 오고 갔습니다. 동료가 집에 와서 몸을 두들겨줘야 잠이 들고 마사지를 받아야만 바닥에서 겨우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일어나지 못하는 몸을 무자비하게 자책하는 시간들도 통과하였고 (궁지에 몰리다 못해 동료에게 울컥 화를 내고 눈물 펑펑 쏟으며 대화하는 시간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는 나락의 밑바닥까지 계속 가라앉을 수 있도록 몸을 놓아주는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다렸습니다. 몸이 무사히 바닥을 치기를요.
 
이제 8월입니다. 이제 월담이들도 무사히 바닥을 치고 조금씩 늪을 헤쳐가기 시작했습니다. 1분, 5분, 10분 조금씩 걷기 시작했고, 털기 시작했고, 다시 맥없이 가라앉는 걸 허용하는 시간도 계속 연습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일도 다시 꾸려가고 있고요. 그간 월담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소식을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든 시간이 있었던 만큼, 8월은 더 사려깊고 즐겁게 함께 몸을 살펴줄 수 있는 장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8월 중순까지의 소식 간단히 전하며 다음 레터에서 더 나은 모습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 8월 워크샵 소식들
[D-2] 8/6 놀이재활 클리닉 <Rolling in the Deep 1: 늪에서 헤엄치는 힘> 워크샵
[D-9] 8/13 놀이재활 클리닉 <Rolling in the Deep 2: 늪에서 굴러나오기> 워크샵
[D-9] 8/13 한국성폭력상담소 <10대를 위한 적극적 합의 놀이터> 워크샵
[D-13] 8/17 트라우마치유센터 사람마음 <1인 가구 여성 힘 기르기> 온라인 워크샵

 

한참 바닥을 기고 올라왔다니 불행 중 다행이다.

바닥을 기어본 경험의 깊이 만큼 내공과 내성이 쌓이기를!

여성들의 몸훈련, 기훈련의 시대가 크게 열리면 좋겠다.

 

점심 때 하하와 e-sports 중계를 한다는 남편이 놀러왔다.

미네소타 시골 목사님인데 아이를 8명 낳아 대가족에서 성장했는데

아버지가 새로운 과학과 기술에 관심이 많아 컴퓨터로 어릴 때부터 놀았다고 했다.

하루에 한시간만 게임을 할 수 있었는데

형제자매들이 다 게임을 잘 하고 설겆이도 게임 아이템을 주고 받으며 했었다고 한다.

역시 형제가 많고 자연이 좋은 곳에서 자라면 건강하게 자라는 모양. 

참 건강한 백인계 미국인 남편이다.

십여년전 한국에 가서 게임 중계 방송 하던 때가 그립다고 했다.

 

여기서는 게임 해설사로 꽤 유명한데

코비드로 집회가 금지 되면서 표를 못 팔게 되고 실제 모임을 못하게 되어 힘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국을 많이 좋아해서 자신의 십년의 이 스포츠 활동을 정리하는 책을 마무리 하면 한국에 가겠다고 한다.

그간 한국이 이스포츠에서 단연 일위 였고

한국은 아직도 세계 게임 판에서 챔피언의 다수를 차지하는데

요즘은 중국이 바싹 따르고 있고 3위가 미국이라고 한다.

한국은 군대처럼 맹훈련을 시키는 것으로 악명 높았는데 요즘은

영양사도 따로 있고 상담사로 있고 꽤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 와중에 경쟁자가 많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자기가 없이 없이 오로지 연습에 연습을 하는 혹독한 훈련이 한국의 트레이크마크?

입시 공부처럼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마음으로

반복적 노동을 함으로 일등의 자리를 차지 해온 것 같다.

미국서 새 게임이 나오면 언제 한국이 챔피온 자리를 가져갈 지 궁금해 하곤 한다고 했다. 

BTS의 해체도 이런 한국적 훈련의 '전통'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일류대 입학으로 수렴되는 입시교육/훈육과도 밀접할 것이다.

사람 기를 빨아버리는 한국의 이 훈련 시스템을 바꾸려는 것은 무상한 일일까?

 

'월담'을 하려는 청년들과 재미난 일을 벌일 수 있을 것 같아서 

월남팀과도 연결하고 남아 미술 연구소의 최민준씨도 소개하고 

게임 중독 문제를 다루는 몇군데 청소년 관계자들도 소개해주었다.

유투버 강의도 잘 할 것 같은 친구다.

아주 많은 일을 같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보를 나누고 함께 할 일들을 찬찬히 찾아내봐야겠다.

 

목록 제목 날짜 조회수
278 AI 시대 문해력 ppt 수정 newfile 2022.10.04 0
277 9월 17일 순자 언니 한글 공부 updatefile 2022.09.22 4
276 우연성에 몸을 맡기는 것 2022.09.22 4
275 9/18 아침 단상 <신들과 함께 AI와 함께 만물과 함께> 2022.09.18 8
274 AI 시대 아이들 긴 원고 file 2022.09.12 6
273 8월 6일 LA 엿새째 file 2022.08.07 23
272 8월 5일 LA 다섯번째 날 2022.08.05 11
» 8월 4일 LA 네번째날 한국 소식 2022.08.05 26
270 8월 3일 LA 브렌트우드 집의 정원수와 풀들 file 2022.08.05 38
269 8월 2일 천사의 도시 둘쨋날 file 2022.08.05 13
268 8월 1일 LA 둘쨋날 월요일 file 2022.08.04 19
267 다시 천사의 도시 LA 첫쨋날 file 2022.08.04 14
266 맘모스 마지막 날 죄수들의 호수 file 2022.08.04 15
265 ageism '플랜 75' 여고 카톡에 오른 글 2022.08.04 16
264 맘모스 14일째 금요일 록 크릭 대신 루비 레이크 file 2022.08.03 13
263 맘모스 13일째 스키 대신 자전거 file 2022.08.03 9
262 맘모스 12일째 요세미티 행 file 2022.07.29 36
261 맘모스 11일째 트롤리 일주, 그리고 잼 세션 file 2022.07.29 31
260 맘모스 10일째 크리스탈 레이크 file 2022.07.26 46
259 맘모스 9일째 레게 파티 file 2022.07.25 36
258 맘모스 7일째 file 2022.07.23 34
257 맘모스 6일째 file 2022.07.22 37
256 맘모스 5일째 file 2022.07.21 30
255 맘모스 4일째 file 2022.07.21 26
254 맘모스 3일째 타운 트롤리 그리고 오래된 관계 file 2022.07.19 49
253 오늘의 주기도문 2022.07.19 35
252 맘모스 레이크 둘쨋날 file 2022.07.19 32
251 노희경의 기술, 겪어낸 것을 쓰는 삶의 기술 2022.07.19 39
250 맘모스 레이크 첫쨋날 2022.07.18 41
249 아랫목에 버려졌다는 탄생신화 2022.07.18 18
248 오랫만의 기내 극장에서 본 영화 세편 2022.07.13 33
247 발제 제목은 <망가진 행성에서 AI와 같이 살아가기> 정도로 2022.07.13 34
246 제주는 잘 진화해갈까? 제주 출신 지식인의 글 2022.07.13 24
245 해러웨이 관련 좋은 글 2022.07.13 34
244 세옹의 선물 2022.07.06 57
243 영화 세편 2022.06.11 112
242 오늘 아침에 듣는 노래 2022.06.07 75
241 416 시민 대학 2022.06.07 68
240 <나의 해방일지> 수다 모임 2022.05.31 137
239 드라마 작가의 노고 2022.05.30 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