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추석에 기원하는 글

haejoang@gmail.com 2023.09.24 17:07 조회수 : 268

23922

 

 

선흘에 온 지 세 번째 맞는 추석인가. 올해는 제주가 본가가 된 집들이 늘어나 2세들이 꽤 내려온다고 하고 이미 이곳에 머무는 2세들도 있어 분위기가 좀 달라질 것 같다. 미국에 가서 십여 년 추석 명절을 함께 하지 못한 우리집 아이도 딸과 함께 온다니 송편도 만들고 서로를 알아가는 좋은 기회가 될테지. 작년과 올해, 마을에서는 허리 아프고 다리 아프고 수술도 하는 등 사건 사고가 많았다. 마을의 주축인 5060세대가 기력이 떨어지면 어찌하나.... 70중반이 되면서 나이의 위력을 절감하게 된 나로서는 걱정이 많다. 그래서 더욱 이번 추석은 다음 세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

 

 

청년 세대를 위해 땅을 기부할 사람들이 모여 협동 조합주택을 짓는다는 말에 혹해서 조합에 가입한 나로서는 조합원들의 아이들, 곧 볍씨 학교 출신 2030 청년들에게 관심이 많다. 이 청년들이 볍씨 학교 학생들의 미래이기도 하고 그들의 불안을 풀어줄 선배이기도 하니까 명절부터 활발한 어우러짐이 시작되면 어떨까? 세상살이가 점점 팍팍해지면서 관계가 좋은 가족들은 3대가 다시 모이고 있는데 우리 마을도 조만간 그리 되지 않을까 싶다. 마침 마을에서 열성적으로 벌이고 있는 인다라, 도시락 사업, 미술관 사업, 스테인드글라스 예술관 등 사업이 잘 되고 있으니 (잘 되고 있나?^^) 조만간 AI 세대 청년들이 선망하는 좋은 일자리, 일거리, 그리고 삶의 모델이 우리 동네를 중심으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꼭 그렇게 되면 좋겠다.

 

 

요리를 겁내지 않는 음식의 달인들은 육지에 가거나 몸이 아프다고들 하니 아프니 이 참에 노동은 줄이고 즐거움은 커지는 잔치를 만들어봐야 할 것 같다. 단골 손님인 볍씨 학교 학생들도 한 덩어리가 아닌 개개인으로 마음 껏 추석의 시간을 즐기면 좋겠고, 거의 동네 사람이 다 된 목수님과 매주 오는 요가 선생님, 올해 깊은 연을 맺은 레이지 마마 대표나 마을 단골 미용사 정예 씨(부부와 방긋 웃기 시작한 그들의 아기)도 오면 좋겠고 마을의 다양한 사업을 통해 만난 귀한 인연들도 초대하면 좋지 않을까? 가족이 아니면서 가족보다 가까운, 가족이면서 부담스럽지 않은 인연들이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자리, 소중한 단골들과 이웃과 함께 손잡는 시간,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인, 만물이 서로 돕는 세상을 확인하는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면 좋겠다. 마을의 나무와 화초들과 채소들, 그리고 이제 마을 고양이들이 된 아이들까지 모두가 환한 달빛을 듬뿍 받기를, 그리고 모두가 건강하기를!

 

 

 

 

목록 제목 날짜
190 십개월의 미래, 카오스 코스모스 그리고 모계사회 2022.01.01
189 영화 마션 2015년도 작품 2021.12.26
188 12/16 청년 모임 강의 file 2021.12.14
187 20211204 고정희 30주기 포럼 발제 발표 자료 file 2021.12.09
186 페미니스트 비평 -때론 시원하고 때론 불편한 2021.11.04
185 박노해 양들의 목자 2021.11.03
184 2021 <경기예술교육실천가포럼> 패널을 열며 2021.11.03
183 강릉 <2021 모두를 위한 기후정치> file 2021.11.03
182 또문 리부팅 2021.11.02
181 고나 그림 -캠브릿지 걷던 길 2021.11.02
180 박노해 괘종시계 2021.10.25
179 고정희 시선 초판본 (이은정 역음, 2012) 2021.10.19
178 저신뢰 사회 (이상원 기자, 이진우) 2021.10.19
177 지구 온도 1.5℃ 상승해도 되돌릴 기회 있다 (이오성) 2021.10.19
176 군대 휴가 나온 청년과 fiddler on the roof (볍씨 마을 일기 20210923) 2021.09.23
175 사티쉬 쿠마르- 세상은 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 2021.09.15
174 Deserter Pursuit,‘D.P’ 네플릭스 드라마 -폭력 생존자의 세계 2021.09.15
173 요가 소년이 아침을 깨우다 2021.09.15
172 호혜의 감각을 키우지 못한 남자의 노년 2021.09.13
171 돌봄- 영 케어러 2021.09.13
170 오늘의 메모: 듣기를 명상처럼 -잘 듣기 2021.08.29
169 정체성의 정치에 대한 논의 2021.08.25
168 20대 남자와 여자의 거리 2021.08.12
167 한나 아렌트 정치와 법의 관계 2021.08.06
166 재신론 (리차드 카니) 이방인에 대한 환대와 적대 사이 2021.07.30
165 역시 해러웨이 2021.07.30
164 걸어가는 늑대 갤러리를 다녀오다 2021.07.30
163 영화가 던져주는 화두 -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2021.06.18
162 후광 학술상 기조 강연 발표 자료 file 2021.06.15
161 사랑한다면 이제 바꿔야 할 때다 피케티 2021.06.04
160 신인류 전이수 소년의 일기 2021.06.02
159 가족 덕에, 가족 탓에- 아기 대신 친족을! 2021.05.30
158 아파서 살았다 (오창희) 2021.05.16
157 스승의 날, 기쁨의 만남 2021.05.16
156 사람이 사람에게 무릎 꿇는 세상은 (고정희) 2021.05.12
155 마을 큐레이터 양성 사업 (성북구) file 2021.05.09
154 코로나 시대 여성으로 사는 법 (이원진-해러웨이) 2021.05.09
153 기본소득 컨퍼런스 발표 초록과 ppt file 2021.04.20
152 3차 경기도 기본소득 국제 컨퍼런스 발제문 2021.04.06
151 박노해 반가운 아침 편지 2021.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