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꼰대
20230430
J가 키가 160이 되면서 자의식이 강해졌다.
뒤늦게 시작한 태권도 black belt test만 남았는데 그만 하겠다고 한다.
이런 것을 cold feet라고 하나 chicken out이라고 하나......
서귀포까지 가서 거대한 강당에서 200여명이 심사를 받는다는데 갑자기 자기 자리가 아니라 느낀 모양.
그리고 외워서 하는 것이 싫다고 한다.
나도 무척이나 외우는 것 싫어하는데 녀석이 그런 것만 닮아서, ㅋ
할아버지는 중단하는 것이 버릇이 되지 않도록 마무리는 꼭 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는 설득하기 어려우니 나보고 하라고 한다.
'매듭'이라는 단어를 몇번이나 쓰면서 .....
나도 마무리는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 설득에 나섰다.
" J야, 너가 좋아하는 개념 풀이로 가보자
도전, 챌린지, 극복, 고비를 넘기다, 이런 개념 알지? 중요하다고 생각해
고비를 넘겨야 성취감, 자신감을 갖게 되지
매듭짓기, 마무리, 회피않고 밀고 가기.
이런 것은 몸과 마음에 새겨져.
몸과 머리가 기억하고 습관이 생겨.
습관의 힘이 또 대단하지.
할머니가 계속 말했던 것이지?
연습, 훈련, 맹훈련 후의 뿌듯함,
너는 운동이 다 너무 쉬워서 그런 것 아직 잘 모르지?
내 경험을 이야기해볼께.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생 오빠 따라 등산을 본격적으로 했는데
설악산에 깔딱고개라는 것이 있어.
마지막 부분에 가면 숨이 깔딱깔딱 넘어가거든,
딱 주저앉고만 싶어지고 막 괴로워.
그런데 고비를 넘으면 언제 그랬다는 듯 아주 기분이 좋아지지.
아기 낳을 때 엄청 힘들다고들 하는데
나는 막 힘드니까 깔딱고개 생각이 나더라.
아 지금 나는 깔딱고개를 어디 쯤 올라가는 중이다.
거의 다 왔군. 조금만 참아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달래는데 금방 끝났더라.
고비를 넘는 경험은 어디서건 힘을 발휘해.
또 하나,
미국에서 유학할 때 며칠 씩 밤샘 하면서 괴롭게 공부해야 했거든.
시험 치르고 나면 논문 몇개나 써야 하고 ...
너무 힘들어서 이렇게 생각하였지.
이번 학기만 끝나면 그만 두고 한국 갈까봐.
가서 아무도 안 가려는 섬마을 선생님이 되어야지.
아주 좋은 삶을거야.
이렇게 죽도록 할 필요는 없어,
그래도 이번 만은 마무리 하자.
이렇게 스스로를 달래며 마무리를 하지
그리고는 또 학기를 등록해서 마무리를 했어.
기본 내키는 대로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나는 이런 이야기를 하면 설득 당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닌 듯.
알아는 들었는데 그건 할머니 생각이고..... 이런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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