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데이즈와 빔 벤더스
- 이하늘 | 영화평론가
- 승인 2024.08.30 17:25
히라야마의 얼굴에 가득한 평온함은 어쩌면 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구한 현재의 결과물인 탓이지 않을까. 지속적으로 지정학적 특성을 개인의 얼굴에 반영해오던 빔 벤더스는 ‘일본’이라는 국가를 히라야마의 얼굴에 그려낸다. 오즈 야스지로를 동경해 다큐멘터리 <도쿄가>(1985)를 연출했을 정도인 빔 벤더스의 일본에 대한 관심은 <퍼펙트 데이즈>에 물씬 묻어난다. (심지어 히라야마라는 이름은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 <동경 이야기>(1953)와 <꽁치의 맛>(1962)의 주인공 이름이기도 하다. 또한 해당 영화는 공중화장실 개선 프로젝트 ‘The Tokyo Toilet’으로 도쿄 올림픽 개최 전에 전 세계 사람들을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세계적인 건축가와 디자이너를 기용해 17군데의 화장실을 리뉴얼한 것인데 빔 벤더스는 연출 제의를 받고 단편에서 장편화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퍼펙트 데이즈>는 사소한 차이를 보이는 일상의 포개짐을 통해 현재를 살아낸다. 엔딩에서 카메라는 일터로 향하는 히라야마를 다시금 보여주는데, Nina Simone의 ‘Feeling Good’을 배경음 삼아 도시의 풍경들을 바라보는 그의 미디엄 클로즈업은 어째서인지 기쁜 것 같기도, 슬픈 것 같기도 한 오묘한 표정이다.
빔 벤더스는 야쿠쇼 코지의 얼굴이 사라진 자리에 ‘코모레비’(こもれび)라는 단어를 띄우며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라는 의미를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어쩌면 인생이란 순간순간들의 포개짐이 만들어낸 총체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하루 동안, 한 번이라도 하늘을 올려다보면 어떨까 싶다.
출처 : 르몽드디플로마티크(http://www.ilemonde.com)
다른 나라를 깊이 사랑하는 이들, 자기 나라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이 종종 아주 흘륭한 작품을 만든다.
결핍을 느끼며 다른 무언가를 선망하고 파고 들다보면 그렇게 되나보다.
씨네 큐브에서 봤는데 오랫만에 극장의 2/3가 차 있었다.
중년의, 영화처럼 편안한 표정의 시민들로 가득.
순간 순간을 충실하게,
반복적 일상을 나름의 리듬으로 살아내는 히라야마의 모습을 보며 편안해하는 모습이다.
좋아하던 노래가 나와서 더욱 편안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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