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마을 셔틀 버스

조한 2023.08.02 16:30 조회수 : 241

내가 여기 멤모스 레이크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빨강과 초록색을 칠한 셔틀 버스 때문이다.

공짜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환대의 삶을 생각나게 하기 때문이다. 

호수로 이어지는 등산길로 데려다주는 셔틀버스와 

읍내 시장으로 데려다 주는 버스.

자전거 탈 수 있는 곤돌라까지 태워주는 버스는 회색이다.

 

실은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자전거를 타는 이들을 위해

상인들이 돈을 냈을 것이고 마을 경제 차원에서 운행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유야 어쨌건 나는 이 것을 타면

제대로 회의를 하고 제대로 공동체로 돌아가는 타운이 생각나고

타운의 미래를 내다보며 진지하게 의논하고 지혜롭게 결정하는 주민들이 떠오른다.

 

타운을 자기 마을이라 여기며 

가끔 주책스럽게 수다를 떠는 버스기사도 밉지 않다.

묻기만 하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기사의 태도에 애향심이 가득하고 

고개를 한번씩 절래절래 흔드는 기사는 위험해보이긴 하지만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마을의 오늘과 내일, 그리고 과거를 잇는 정신이 이 빨갛고 초록빛의 버스에 드러나 있어서

나는 매일 매일 일부러 자가용 대신 셔틀 버스를 탄다.

 

IMG_3512 (1).jpg

 

IMG_3515.jpg

 

 

목록 제목 날짜
185 박노해 양들의 목자 2021.11.03
184 2021 <경기예술교육실천가포럼> 패널을 열며 2021.11.03
183 강릉 <2021 모두를 위한 기후정치> file 2021.11.03
182 또문 리부팅 2021.11.02
181 고나 그림 -캠브릿지 걷던 길 2021.11.02
180 박노해 괘종시계 2021.10.25
179 고정희 시선 초판본 (이은정 역음, 2012) 2021.10.19
178 저신뢰 사회 (이상원 기자, 이진우) 2021.10.19
177 지구 온도 1.5℃ 상승해도 되돌릴 기회 있다 (이오성) 2021.10.19
176 군대 휴가 나온 청년과 fiddler on the roof (볍씨 마을 일기 20210923) 2021.09.23
175 사티쉬 쿠마르- 세상은 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 2021.09.15
174 Deserter Pursuit,‘D.P’ 네플릭스 드라마 -폭력 생존자의 세계 2021.09.15
173 요가 소년이 아침을 깨우다 2021.09.15
172 호혜의 감각을 키우지 못한 남자의 노년 2021.09.13
171 돌봄- 영 케어러 2021.09.13
170 오늘의 메모: 듣기를 명상처럼 -잘 듣기 2021.08.29
169 정체성의 정치에 대한 논의 2021.08.25
168 20대 남자와 여자의 거리 2021.08.12
167 한나 아렌트 정치와 법의 관계 2021.08.06
166 재신론 (리차드 카니) 이방인에 대한 환대와 적대 사이 2021.07.30
165 역시 해러웨이 2021.07.30
164 걸어가는 늑대 갤러리를 다녀오다 2021.07.30
163 영화가 던져주는 화두 -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2021.06.18
162 후광 학술상 기조 강연 발표 자료 file 2021.06.15
161 사랑한다면 이제 바꿔야 할 때다 피케티 2021.06.04
160 신인류 전이수 소년의 일기 2021.06.02
159 가족 덕에, 가족 탓에- 아기 대신 친족을! 2021.05.30
158 아파서 살았다 (오창희) 2021.05.16
157 스승의 날, 기쁨의 만남 2021.05.16
156 사람이 사람에게 무릎 꿇는 세상은 (고정희) 2021.05.12
155 마을 큐레이터 양성 사업 (성북구) file 2021.05.09
154 코로나 시대 여성으로 사는 법 (이원진-해러웨이) 2021.05.09
153 기본소득 컨퍼런스 발표 초록과 ppt file 2021.04.20
152 3차 경기도 기본소득 국제 컨퍼런스 발제문 2021.04.06
151 박노해 반가운 아침 편지 2021.04.06
150 어딘의 글방- 제목의 중요성 2021.02.16
149 자기를 지키는 길은 글쓰기 밖에는 없다 2021.02.14
148 장선생을 보내며 2021.01.07
147 사회적 영성에 대하여 2021.01.01
146 제주 유네스크 잡지에 낸 글 2020.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