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Field Trips Anywhere
CHO(HAN)Haejoang

르 귄 SF와 미래 (세상 끝에서 춤추다)

조한 2024.07.25 23:25 조회수 : 0

1985 250-252

 

 

 

오레곤 과학과 산업 박물관 패널

 

 

 

우리는 미래가 어디 있는지 압니다. 우리 앞, 맞죠? 우리 앞에 있어요. 굉장한 미래가 우리 앞에 놓여있고 우리는 졸업식을 할 때마다, 선거를 할 때마다 자신만만하게 그 미래로 걸어 들어갑니다. , 안데스산맥 케추아어를 말하는 사람들은 달리 말합니다. 과거란 우리가 아는 것이므로 볼 수 있고. 이것은 행동이라기보다 통찰 방식이고 진보라기보다는 인식입니다. 그 사람들은 우리 못지않게 논리적이기 때문에 미래는 뒤에 놓여있다고 말합니다. 등 뒤에, 어깨 너머에 있다고요. 미래를 슬쩍 돌아보고 일변할 경우가 아니면 볼 수 없는 무엇입니다. 심지어 그랬다가도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로 후회하기도 하지요. 뒤에서 뭐가 다가오는지 보고 말았으니까요. 그러니 우리가 안데스 사람들을 우리의 진보와 오염과 아침 드라마와 위성의 세계로 끌어들일 때 그들은 뒷걸음질로 옵니다. 어디로 가는지 알아보려고, 어깨 너머를 보면서요. 저는 이것이 지적이고 적절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미래로 나아간다'라는 말은 은유이고 곧아 곧 대로 받아들인 신화적 사고이며, 실지어는 혹시라도 소극적이고 수용적이고 개방적이고 조용하고 정지해 있을까봐 겁내는 우리의 마초적 공표에 기반한 허세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일깨워주긴 하잖아요. 우리의 시끄러운 시계들은 우리가 시간을 맏든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통제 한다고 생각하게 합니다. 시간을 재는 기계를 연결해서 시간이 일어나도록 한다는 거죠. 하지만 사실 미래는 우리가 핵탄두를 실은 초음속 제트기를 타고 앞으로 달려나가든, 아니면 산봉우리에 앉아서 풀 뜯는 라마를 지켜보든 관계없이 찾아보거나 그저 그곳에 있습니다. (251)

 

 

 

볼 수 없는 것을 볼 때 우리가 실제로 보는 건 우리 머릿속에 든 무언가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꿈이죠. 좋은 것도 나쁜 것도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 SF가 일을 제대로 할 때 실제로 나르는 것도 그겁니다. '미래'가 아니라요. 우리의 꿈과 발상을 꿈이 아닌 세계와 혼동할 때, 이래가 우리가 소유하는 장소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곤경에 처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소망 충족 사고와 도피주의에 굴복하고 우리의 SF는 과대망상에 빠져 허구가 아닐 예언이라고 생각하며 펜타곤과 백악관은 또 그걸 믿기 시작하고 전략방위구상으로 미래를 정복하는 진정한 신봉자들이 나오기에 이릅니다.

 

 

 

SF 작가로서 저는 체추아 사람들처럼 오랫동안 가만히 서서 제 앞에 놓은 것을 있는 그대로 보는 편이 더 좋습니다. 땅을, 땅 위에 사는 제 동료들을 그리고 별들을요.

 

목록 제목 날짜
350 와스프 지배의 공고화? <위어드> 출간 소식을 접하고 2023.08.06
349 모니카가 뚝딱 만든 캠프 포스터 file 2023.08.04
348 프린스턴 대학생 인턴십 file 2023.08.04
347 산 오르기 보다 peddling board file 2023.08.02
346 마을 음악회 file 2023.08.02
345 마을 셔틀 버스 file 2023.08.02
344 나는 매일 웃는 연습을 합니다. 2023.08.02
343 고통의 시학 2023.08.02
342 호수는 그 자리에 그대로 file 2023.08.02
341 기후 책 2023.08.02
340 기내 영화관 4편 2023.07.30
339 아이의 고통체-톨레 2023.07.30
338 친절함, 호혜의 세계를 넓히려면 2023.07.30
337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를 보며 2023.07.30
336 국가 민족 인종의 고통체 2023.07.30
335 여성의 집단적인 고통체 -톨레 204-207 2023.07.30
334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톨레 2023.07.30
333 올 여름도 멤모스 호수 file 2023.07.27
332 사랑하는 당신에게 (영화)- 상실과 애도에 관한 이야기 2023.07.27
331 <안심 협동조합 10년의 수다> 추천의 글 2023.07.14
330 조민아 <일상과 신비> 저자와의 대화 2023.07.12
329 박노해 시, 오늘 살아갈/죽어갈 자리 2023.07.06
328 나의 페미니즘, 창조적 공동체를 살다/살리 2023.05.24
327 세포들에게 감사 2023.05.22
326 별꼴 소년들과 함께 할 영화 인문학 2023.05.13
325 페미니즘 고전 읽기 2023.04.30
324 "챗GPT 사전에 ‘모른다’는 없다" (중앙일보 04292023) 2023.04.30
323 우리 동네 중딩과 함께 놀고 배우고 2023.04.22
322 황윤 감독의 신작 <수라> 관객이 만드는 시사회 2023.04.22
321 중딩 모임 이름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 2023.04.22
320 무문관을 지나며 -강신주 강의 2023.03.31
319 어린이 선흘 마을 예술 학교 4/17-5/3 월수금 2023.03.31
318 AI 실험을 잠시 멈추자는 공개서한 2023.03.31
317 탐라 도서관 강의 file 2023.03.24
316 연대 치대 강의 ppt file 2023.03.14
315 부산 건강마을센터 강의 ppt file 2023.03.14
314 정경일 선생의 사회적 영성 탐구 2023.03.02
313 discontent of democracy 추천의 글 file 2023.03.01
312 정당성 위기에서 재정 위기로 2023.02.24
311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동행 가능한가 -슈트렉 서평 2023.02.24